부동산 저가 양도를 통한 자녀 증여세 부과 불복 사건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아버지가 자신이 386억 원에 매입한 토지를 200억 원에 회사에 매도하였고, 이 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한 자녀들에게 세무서가 증여세를 부과한 사건입니다. 자녀들은 토지 매매가 저가 양도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저가 양도라 해도 법인세 상당액이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세무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F의 자녀들이자 E 주식회사의 주주들로, 저가 양도로 인한 이익이 자신들에게 증여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받은 당사자들입니다.
• 피고들 (삼성세무서장, 용산세무서장):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 당국입니다.
• F: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며 원고들의 아버지로, 이 사건 토지를 E 주식회사에 저가 양도한 사람입니다.
• E 주식회사: 원고들이 주주로 있는 법인으로, F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200억 원에 매수했습니다.
• K은행, L은행: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담보대출 및 담보신탁 계약을 체결한 금융기관들입니다.

분쟁 상황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주주들의 아버지인 F은 2016년 8월 23일 이 사건 토지를 386억 원에 매수했습니다. 이후 F은 2019년 4월 10일 이 토지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E 주식회사에 200억 원에 매도했습니다. 이 토지는 매도 당시 K은행과 담보신탁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으며, 수익권증서 발행금액은 324억 원이었습니다. 세무 당국은 F과 E 주식회사 간의 거래가 특수관계인 간의 저가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로 인해 E 주식회사의 주주인 자녀들이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각 2,008,593,750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들인 자녀들은 이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E 주식회사가 F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매한 것이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현저히 낮은 대가로 양도한 것'(저가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이는 토지의 시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와 관련되며, 특히 담보신탁된 재산의 평가 특례 규정의 적용 및 '거래를 한 날'의 판단이 중요했습니다.
2. 원고들에게 증여된 이익을 산정할 때, E 주식회사가 얻은 이익에 대해 부담해야 할 법인세 상당액을 공제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3. 원고들과 F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전에 이루어진 업무감사나 소명 요구와 연결되어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세무서장들이 원고들에게 부과한 증여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토지 매매를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저가 양도로 보아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토지 매매 계약일인 2019년 4월 10일을 기준으로 토지의 시가를 담보신탁 계약상 수익권증서 발행금액인 324억 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인세 상당액 공제 주장에 대해서는 E 주식회사가 해당 이익에 대해 실제로 법인세를 부담하였거나 부담할 것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세무조사가 중복조사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기존의 사실 확인성 소명 요구는 세무조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
   • 이 법은 지배 주주와 그 친족이 주식의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특정법인)이 특수관계인과 통상적인 거래 관행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재산을 거래할 경우, 그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을 주주들이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 이는 특수관계인 간의 불공정한 거래를 통해 주주들이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고 증여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 F이 자신의 회사에 토지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 회사에 이익을 주었고, 그 이익이 주주인 자녀들에게 돌아갔다고 본 근거 법령입니다.
2.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평가의 원칙) 및 제66조 (담보 등으로 제공된 재산의 평가 특례)​:
   •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증여일 현재의 '시가'(시장 가격)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될 때 형성되는 가격을 말하며, 수용 가격, 공매 가격, 감정 가격 등이 포함됩니다.
   • 만약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우면 개별공시지가나 임대료 환산가액 같은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평가합니다.
   • 특히, 이 사건처럼 담보신탁계약이 체결된 재산의 가액을 평가할 때는 '담보하는 채권액'(수익권증서 발행금액)과 일반적인 평가액(시가 또는 보충적 평가액) 중 '큰 금액'을 재산의 가액으로 합니다. 이 규정은 담보로 제공된 재산의 실제 가치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여 시가에 근접한 가액을 산정하려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토지의 시가를 324억 원으로 판단한 핵심 근거가 되었습니다.
3.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4조의4 제4항 (특정법인의 이익 계산)​:
   • 이 시행령은 특정법인이 저가 거래로 얻은 이익을 계산할 때, 법인세법에 따른 산출세액 중 해당 이익이 법인의 소득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해당 이익에 대해 법인세와 증여세가 이중으로 과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을 해석할 때, 특정법인이 해당 이익에 대해 '실제로 부담했거나 부담할 것이 명확한' 법인세만 공제 대상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E 주식회사가 저가 양수로 인한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받았거나 향후 부과될 것이 확실하지 않았으므로 법인세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 (세무조사 재조사 금지)​:
   • 이 법은 동일한 세목과 동일한 과세 기간에 대해 원칙적으로 세무조사를 다시 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와 법적 안정성을 보호합니다.
   • 그러나 법원은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사업장 현황 확인, 기장 여부 확인, 특정 매출 사실 확인, 행정민원서류 발급 확인, 자발적 자료 수령 등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통상적인 간단한 질문 조사'는 세무조사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이전에 있었던 업무감사에 따른 소명 요구는 세무조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중복조사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시 시가 평가의 중요성: 가족 구성원이나 그들이 지배하는 법인 간의 재산 거래는 세무 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받습니다. 이때 재산의 '시가'(시장 가격)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단순히 계약 가격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특히 부동산이 담보신탁되어 있거나 복잡한 금융 거래가 얽혀 있는 경우, 담보 가치 등이 시가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담보신탁 수익권증서 발행금액이 시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2. '거래를 한 날'의 의미: 저가 양도 여부를 판단하는 '거래를 한 날'은 일반적으로 매매계약 체결일을 의미하며, 소유권 이전 등기일과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시점에 시가 대비 거래 대가가 적정한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3. 법인세 공제 여부 신중히 판단: 특수관계인 간 저가 양도로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때, 해당 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공제는 해당 이익에 대해 법인세가 '실제로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확실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한 법인세는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4. 세무조사와 단순 사실 확인의 구분: 세무 당국의 업무감사나 단순한 소명 요구는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무조사는 납세자의 장부나 서류 등을 직접 검사하거나 상당한 기간 동안 질문 조사를 하는 등 영업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전에 사실 확인성 연락을 받았더라도 추후 정식 세무조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