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기간 직원 정식 채용 거부, 회사의 결정이 부당한 해고로 인정된 판결

주식회사 A는 E를 선임연구원으로 채용하면서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었습니다. 수습기간 만료 후 회사 A는 E의 업무 능력 부족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E는 부당해고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 E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회사의 본채용 거부가 합리적인 이유가 부족하고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E의 주장을 인용했습니다. 회사 A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본채용 거부 통보의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보았으나, 회사가 제시한 본채용 거부의 이유들이 객관적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결론이 적법하다고 보아 회사 A의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회사):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하는 법인으로, 상시 근로자 약 70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수습기간 중인 직원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사용자입니다.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판단하는 행정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의 대표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 A의 본채용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습니다.
• E (직원): 2022년 5월 9일 주식회사 A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하여 정보보호실에서 취약점 진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입니다.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이 거부당하자 이를 부당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직원 E는 2022년 5월 9일 주식회사 A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하여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2022년 7월 26일 E에게 '근로계약 해지 통보서'를 교부하며 수습기간 만료 후 본채용을 거부했습니다. 회사는 E의 업무수행 능력 미달, 업무 지시 불이행,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본채용 거부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E는 회사의 본채용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E의 주장을 받아들여 회사 A의 본채용 거부를 부당해고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회사 A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가 시용기간이 만료된 직원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것이 정당한지, 그리고 그 통보 절차가 법적 요건을 준수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본채용 거부 통보서에 해고 시기가 명확히 명시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회사가 주장하는 직원의 업무 능력 부족과 직장 내 괴롭힘 주장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본채용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수습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회사 A의 E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부당해고'라는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회사 A가 부담해야 합니다.

결론

이 판결은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회사의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본채용을 거부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본채용 거부의 사유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그러한 사유가 공정하게 입증될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수습평가 과정의 투명성과 피드백 제공의 중요성,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 주장과 같은 민감한 사안은 별도의 철저한 조사와 소명 기회가 보장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와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요건에 대한 법리 적용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만 그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해고의 존재 여부, 시점, 그리고 구체적인 사유를 명확히 하여 근로자가 예측 가능하게 대응하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공정하고 쉽게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본채용 거부 통보서에 근로관계 종료일이 직접적인 날짜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수습기간 3개월이 만료되는 시점까지라는 내용이 충분히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직원이 종료 시기를 파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요건에 대한 법리:

  • 시용(수습) 제도는 기업이 신규 채용 직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하고 평가하여 정식 채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목적을 가집니다. 이러한 제도의 특성상, 시용기간 중의 해고나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 거부는 일반적인 근로자의 해고보다 사용자에게 폭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이러한 본채용 거부 역시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야 하며, 사회통념상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는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도 근로기준법상 해고 보호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 법원은 회사가 주장한 본채용 거부 사유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 회사가 본채용 거부 사유로 제시한 '직장 내 괴롭힘' 주장은 통보서에 명시되지 않았고, 직원이 이를 인지할 수 없었으며, 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나 충분한 소명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를 정당한 거부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회사가 진행한 수습평가 과정은 평가 기준의 불명확성, 평가자 서명 누락, 작성일자 불분명 등 형식적·절차적 미비점이 있었고, 직원이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부족함을 의미하므로, 그 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종합적으로, 법원은 회사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직원을 본채용 거부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해야 합니다.

1. 수습평가 기준 명확화: 수습기간 동안 직원을 평가하는 기준, 방법, 합격 점수 등을 사전에 명확히 정하고, 이를 직원에게 충분히 고지해야 합니다.
2. 평가의 객관성 및 투명성 확보: 수습 평가는 객관적인 자료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평가자 서명, 작성일자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평가자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명시해야 합니다.
3. 피드백 및 개선 기회 제공: 수습평가 결과를 직원에게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과 개선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4. 본채용 거부 사유의 구체성: 본채용 거부 시에는 그 사유를 서면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통보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유는 추후 법적 분쟁에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절차 준수: 직장 내 괴롭힘 주장이 있는 경우, 관련 법령에 따른 정식 조사와 소명 기회 제공 등의 절차를 준수해야 하며, 본채용 거부 사유와는 별도로 처리해야 합니다.

직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해야 합니다.

1. 수습기간 조건 확인: 입사 시 근로계약서 및 회사의 취업규칙 등을 통해 수습기간 적용 여부, 기간, 평가 기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평가 결과 및 피드백 요청: 수습기간 중 또는 종료 후 평가 결과나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면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자신의 업무 능력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개선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부당한 본채용 거부 시 대응: 본채용 거부가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해고 통보서의 내용과 절차적 문제점을 확인하고,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서면 자료 확보: 본채용 거부 통보서, 수습평가 관련 자료 등 회사와의 모든 소통 내용을 서면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면담 내용 등은 육하원칙에 따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