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활동 관련 징계면직 후 재징계 해고의 정당성 다툼 판결

주식회사 A는 2018년 노동조합 E지회 지회장인 직원 B를 노조 활동 관련 비위 행위(제1징계사유)로 징계면직했으나 이는 부당해고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A사는 B를 복직시키고 다시 제1징계사유와 2건의 추가 비위(제2, 3징계사유)를 들어 징계해고를 하였습니다. 이에 B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제1, 3징계사유만 인정하고 해고는 과도한 징계라며 부당해고로 판정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상시 근로자 약 17,000명을 고용하여 제철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 중앙노동위원회: 주식회사 A와 직원 B 간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해 판정을 내린 행정기관의 위원장입니다.
• B: 주식회사 A에 입사하여 근무한 직원으로 D노동조합 E지회의 지회장이었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8년 D노동조합 E지회 설립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이 심화되자, 노조 지회장 B를 포함한 간부들이 회사의 노무협력실에 무단 침입하여 폭력을 행사하고 업무를 방해한 행위(제1징계사유)를 이유로 징계면직했습니다. 그러나 이 징계는 법원에서 징계양정 과다로 인한 부당해고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회사는 B를 복직시켰고, B의 경영층 차량 미행(제2징계사유) 및 주주총회장 진입 시 직원 폭행과 욕설(제3징계사유) 행위를 추가하여 다시 징계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이에 B는 다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는 일부 징계사유는 인정했으나 해고는 과도한 징계라며 부당해고로 판정했습니다. 회사는 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가 제시한 징계사유인 경영층 차량 미행 행위 및 주주총회장 진입 시 직원 폭행과 욕설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전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행위를 포함한 인정된 징계사유들이 해고 처분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지에 대한 판단이 주요 쟁점입니다. 또한, 이전 징계가 취소된 후 동일한 사유로 다시 징계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징계시효가 경과했는지 여부도 다뤄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주식회사 A가 직원 B에게 내린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론이 옳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징계사유 중 제1징계사유(노조 활동 관련 비위)와 제3징계사유(주주총회장 직원 폭행)는 인정되지만, 제2징계사유(경영층 차량 미행)는 징계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인정된 제1, 3징계사유만으로는 직원을 해고할 만큼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사의 징계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한, 이전 징계 취소 후 동일 사유로 재징계하는 것은 허용되며 징계시효도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해고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며, 이는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려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 징계양정의 적정성 원칙: 징계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해당 비위 행위의 정도와 비교하여 징계의 종류와 수위가 지나치게 과도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사업의 목적, 근로자의 지위, 비위 행위의 동기와 경위, 기업 질서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합니다.
•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 효력: 행정소송에서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해고처분 취소 후 재징계의 허용: 부당해고 판결로 해고처분이 취소되면 근로계약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었던 것으로 보므로, 사용자는 이전 징계처분이 취소된 후 상당한 기간 내에 동일한 사유를 포함하여 다시 징계처분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 징계시효의 중단 또는 연장: 징계시효는 징계사유 발생 후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확정하지 않아 근로자가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나, 민·형사상 사건이 계류 중이거나 징계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징계시효는 중단되거나 연장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징계처분 정당성 입증 책임: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 및 증명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즉, 회사가 징계사유의 존재와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 해고무효확정판결 시 근로자 지위: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되면 피해고자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 되므로, 쟁의행위에 가담할 수 있는 근로자 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며 회사의 규정이나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참고 사항

•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고와 같은 중대한 징계는 해당 비위 행위의 동기, 경위, 기업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 근무 태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 이전 징계가 부당해고로 판정되어 취소된 후 회사가 동일한 사유를 포함하여 재징계를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며 가능합니다. 다만 이때에도 징계의 정당성은 다시 심사됩니다.
• 징계시효는 민·형사상 사건이 계류 중이거나 이전 징계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중단되거나 연장될 수 있으므로, 해당 기간이 경과했다고 하여 무조건 징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근로자의 노동조합 활동 중 발생한 행위의 경우, 행위의 경위나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될 수 있습니다.
• 직원에 대한 징계 처분이 정당한지, 징계 사유가 객관적으로 증명되는지, 징계의 양정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증명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 단순히 주관적인 감정이나 의견에 불과한 진술만으로는 징계 사유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객관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