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은행이 관리하는 일부 계좌를 차명계좌로 보고 이자소득에 대해 높은 세율을 적용하여 소득세를 징수한 처분에 대해 은행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의 해석상 해당 차명계좌의 금융자산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비실명자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해 이루어진 세금 징수 처분은 당연히 무효라고 보아 은행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은행업을 영위하는 금융회사입니다. 2017년 11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검찰 수사나 국세청 조사 등으로 차명계좌임이 밝혀진 경우 해당 계좌의 금융자산은 금융실명법 제5조에 따라 원천징수세율 90%를 적용하는 비실명자산에 해당한다는 행정해석을 발표했습니다. 피고인 영등포세무서장은 이 행정해석을 근거로 주식회사 A에게 개설된 일부 계좌를 차명계좌로 보았습니다. 이에 2015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이자소득에 대해 90%의 높은 원천징수세율을 적용한 세액과 이미 납부된 세액의 차액을 납부하라는 안내를 했습니다. 주식회사 A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2020년 10월 8일부터 2020년 12월 11일까지 총 216,792,810원의 원천징수 이자소득세를 납부하도록 고지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일부 처분은 심판청구 기간 경과로 각하되고 나머지는 기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동일하게 차명계좌의 금융자산이 비실명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던 다른 사건에서 법원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소송 진행 중이던 2023년 1월경, 이 사건 처분을 제외한 나머지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으나, 주식회사 A는 2015년 11월과 12월 귀속 이자소득에 대한 징수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은행이 관리하는 계좌들이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정하는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 즉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여 높은 원천징수세율(90%)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세무서장이 부과한 소득세 징수 처분이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영등포세무서장)가 원고(주식회사 A)에 대해 내린 소득세 징수 처분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이 사건 계좌의 금융자산이 금융실명법상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징수 처분은 위법하고 당연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인용한 것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좌의 금융자산이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정한 차등세율(90%) 적용 대상인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실지명의' 또는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해석하더라도 동일한 결론에 이릅니다. 따라서 금융실명법에 따른 차등세율을 적용한 세무서장의 징수 처분은 위법하며,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해 이루어진 징수 처분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과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이 적용되었습니다.
금융실명법 제2조 및 제3조 제1항, 제5조 (실명거래 의무와 비실명자산에 대한 차등세율)
국세기본법 제21조 제3항 제1호, 제22조 제4항 (원천징수세액의 성립 및 확정)
국세징수법 제6조 제1항 (납부고지의 성격)
행정행위의 무효 (징수처분의 효력)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더라도 모든 경우에 금융실명법상 높은 세율(90%)의 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예금 명의자와 금융기관 간에 예금 명의자를 예금 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의사가 명확한 '단순 차명거래'의 경우, 해당 금융자산은 금융실명법상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반면, 금융기관과 실제로 돈을 낸 사람(출연자) 사이에 예금 명의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출연자에게 예금 반환 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합의가 있는 '합의 차명거래'와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실명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는 소득이 지급될 때 납세 의무가 성립하고 동시에 세액이 확정되는 '자동확정방식'의 세금입니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세금을 내라고 고지하는 것은 이미 확정된 세액의 납부를 명하는 '징수처분'에 해당합니다. 만약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해 징수처분이 내려졌다면, 이는 조세 채무 자체가 성립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당연무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여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