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내부 비리 신고 교수에 대한 보호조치 기각 결정 취소 사건

D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던 E병원의 허위 진료기록 작성 및 의료기기 불법 판매 등의 비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이후, D 교수는 병원으로부터 겸직해제 요구, 다른 직원들과의 분리 명령 등 여러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청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D 교수의 신고가 공익신고에, 병원의 겸직해제 요구가 불이익조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보호조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이에 D 교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기각 결정이 위법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신청 내용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아 기각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D 교수: F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E병원 재활의학과에서 겸직으로 근무하며 병원 내 비리를 신고한 공익신고자입니다.
•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공익신고자의 보호조치 신청을 심사하고 결정하는 기관입니다.
• E병원: D 교수가 겸직 근무하던 병원으로, D 교수의 공익신고 이후 D 교수에게 겸직해제 요구 및 분리 명령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분쟁 상황

D 교수는 2009년 E병원 재활의학과에 겸직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8년 교수로 승진했습니다. 2018년 7월 병원 내 '갑질·폭언·폭행·성희롱 근절을 위한 노사공동 캠페인 설문조사'에서 D 교수의 폭언·폭행에 대한 답변이 다수 제출되었고, 9월에는 재활의학과 작업치료사들이 D 교수로부터 폭행, 폭언, 직권남용을 당했다는 고충민원을 제기했습니다. D 교수는 이에 대한 소명 과정에서 작업치료사들이 특수작업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여 진료비를 과다 청구했다고 병원에 신고했습니다. 또한, 물리치료사가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 없이 환자들에게 의료기기를 판매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이 사건 각 신고 이후 D 교수를 둘러싸고 폭언·폭행 동영상이 배포되고 뉴스에 보도되었으며, 병원 측은 D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D 교수를 지도전문의 지정에서 배제하는 등 다른 직원들과 분리하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2019년 11월 병원장은 D 교수에 대한 겸직해제 요구를 이 사건 대학 총장에게 했습니다. D 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자신의 공익신고 때문에 발생한 불이익 조치라고 판단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 신청과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을 했습니다.

핵심 쟁점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자가 제기한 보호조치 신청을 심사하면서 신청의 모든 내용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임의로 그 심판 범위를 축소한 것이 절차적 위법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보호조치 신청과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을 분리해서 판단하지 않은 점과, 겸직해제 요구 외 다른 불이익조치 주장들을 심사하지 않은 점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국민권익위원회(피고)가 D 교수의 보호조치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서, 함께 신청된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고, 또한 D 교수가 주장한 여러 불이익조치(비밀보장의무 위반, 신고 취하 종용, 집단 따돌림, 분리명령 등) 중 '겸직해제 요구'만을 심판 대상으로 한정하여 판단한 것은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년 5월 25일에 D 교수에 대하여 한 보호조치 기각결정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자의 보호조치 신청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국민권익위원회의 기각 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심사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공익신고자의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함을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1. 공익신고자 보호법: 이 법은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공익신고자)을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 등 공익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 D 교수가 병원 내 허위 진료기록 작성, 의료기기 불법 판매 등을 신고한 것은 공익신고에 해당합니다.
2.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5조 제1항 (불이익조치 금지): 이 조항은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여 공익신고자를 보복성 조치로부터 보호하는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D 교수는 이 조항에 근거하여 병원의 겸직해제 요구 등이 불이익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3.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6호 (불이익조치 정의): 이 법은 '불이익조치'를 파면, 해임, 징계, 정직, 전보, 직무 미부여, 집단 따돌림, 폭행, 폭언 등 다양한 형태로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D 교수는 겸직해제 요구뿐만 아니라 비밀보장의무 위반, 신고 취하 종용, 집단 따돌림, 분리명령 등 여러 행위가 이 법에서 정한 불이익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4.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7조 제1항 (보호조치 신청): 이 조항에 따라 “공익신고자 등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받은 때에는 피고(국민권익위원회)에게 원상회복이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D 교수는 자신이 겪은 불이익에 대해 이 조항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를 신청했습니다.
5.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2조 제1항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 이 조항은 “공익신고자 등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받을 우려가 명백한 경우에는 피고에게 불이익조치 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D 교수는 겸직해제가 임박했음을 주장하며 이 조항에 따라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도 함께 했습니다.
6. 국민권익위원회의 절차적 의무: 행정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신고자의 보호조치 신청을 심사할 때, 신청인이 주장하는 모든 불이익조치와 요구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판단해야 할 절차적 의무를 가집니다. 본 판결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호조치 신청과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을 분리해서 판단하지 않고, 신청인이 주장한 다른 불이익조치들을 심사 범위에서 누락한 것이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행정기관이 신청인의 주장을 임의로 축소하거나 누락해서는 안 되며, 불분명할 경우 보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청 취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공익신고와 관련한 불이익 조치에 직면했을 때,

1. 공익신고 대상 명확히 하기: 공익신고를 할 때 어떤 행위가 공익을 해치는 비리 행위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2. 불이익 조치 구체적으로 명시: 공익신고 이후 자신이 겪은 불이익 조치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불이익조치'의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예: 신분상 불이익, 부당한 인사조치, 차별, 따돌림 등)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신청 내용의 명확성 유지: 보호조치 신청 시 여러 종류의 불이익 조치에 대한 구제와 함께 '불이익조치 금지 신청'을 하는 경우, 각 신청의 취지와 요구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해야 합니다.
4. 관련 증거 자료 확보: 불이익 조치가 공익신고와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예: 메일, 문자, 회의록, 녹취, 목격자 진술 등)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권익위원회의 심사 범위 확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신청 내용을 제대로 심사하고 있는지, 자신이 주장한 모든 불이익조치와 요구사항이 심사 대상에 포함되었는지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판단이 누락되었다고 생각되면 보완을 요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