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부적절한 수사 방식과 직무 위반에 대한 견책 처분 사건

검사 A는 피의자 E에 대한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의자에게 사주풀이를 해주거나 그의 변호인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심문용 구인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출석을 요구하는 등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고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견책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인 검사 A는 해당 징계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며,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습니다. 법원은 징계 절차에는 위법이 없었으며, 피의자와 변호인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과 구인영장 발부 사실 미고지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견책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검사: 2005년 검사로 임용되어 B지방검찰청 등에서 근무했으며 피의자 E의 사기 사건을 수사한 검사입니다. 수사 과정에서의 언행 및 조치로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 피고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의 징계 청구에 따라 원고 A 검사에게 견책 징계처분을 내린 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검사 A는 피의자 E에 대한 사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자신의 언행 및 직무 처리에 대해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견책 징계처분을 받게 되자, 해당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된 다툼은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과정의 절차적 적법성, 징계의 근거가 된 원고의 행위들이 실제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 행위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견책 처분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검사에 대한 징계처분 과정이 법률이 정한 절차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A 검사의 특정 행위들이 검사징계법이 정하는 징계사유(직무상의 의무 위반 또는 품위 손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인정되는 징계사유를 바탕으로 한 견책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견책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 검사징계법은 징계사건의 관할, 조사 주체, 조사 기간, 위원회 구성원에게 사전 전달할 서류 양식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대검찰청과 지방검찰청이 진정 사건 조사에 모두 관여하거나 기록을 송부·이첩한 과정이 있었다고 해도 절차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와 특별변호인이 검사 징계위원회에 두 차례 출석하여 소명 기회를 부여받았고, 원고가 제출한 자료도 사전에 위원들에게 전달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의자 E의 진정이 검찰 간부들의 압수영장 무단 회수 사건과 관련하여 '하명 징계'로 진행되었다거나 청탁에 의해 제기되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징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 제1-1 징계사유 (2017. 3. 3. 피의자 E에게 사주 풀이): 원고가 E에게 '올해 운수는 좋다. 그러나 구속될지는 좀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당시 수사 상황과 피의자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라포' 형성의 일환으로 보이며,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1-2 징계사유 (2017. 6. 26. 피의자 E의 변호인 L에 대해 사주 풀이 및 부적절 발언): 원고가 E에게 '사기꾼 기질, 예술(적성)'을 지닌다고 풀이하고, E의 변호인 L에 대해 '사주상 서로 안 맞는다.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은 피의자를 모욕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며 검찰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할 수 있는 언행으로, 검사징계법 제2조 제3호(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계사유로 인정했습니다.
• 제2 징계사유 (2017. 3. 9. 심문용 구인영장 발부 사실 미고지): 원고가 피의자 E에게 구인영장 발부 사실 등을 알리지 않은 채 검찰 출석을 요구한 것은 형사소송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지 못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대검찰청의 내부 지침('심문용 구인영장 집행방식 개선방안')을 위반한 것으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검사징계법 제2조 제2호)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계사유로 인정했습니다.
• 제3-1 징계사유 (2017. 3. 21. 참고인 등 동석 하에 E의 학력, 전과 추궁): 사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학력 및 동종 전과를 확인하는 것은 편취의 고의 입증 등 수사에 필요한 사항으로서 검사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행위이므로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3-2 징계사유 (2017. 4. 24. E의 사기 혐의 및 향후 구속 가능성을 세미나 강연예정자 S에게 알림): E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불출석 경위를 확인하고 추가 범죄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미나 강연 예정자에게 E의 수사 상황을 언급한 것은 동종 범죄 예방을 위한 것으로 수사 권한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 제1-2, 제2 징계사유는 검사 본인뿐 아니라 국가의 검찰권 행사에 대한 신뢰를 손상할 우려가 있는 언행이며, 단발적인 행위가 아니라 기간을 두고 재차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비위의 내용이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에 따르면 징계사유가 경합하는 경우 징계양정 기준상 견책 처분은 가능한 범위 내에 속하며, 징계를 통한 공익적 목적 달성을 고려할 때 견책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인 검사 A가 주장한 징계처분의 절차적 위법 및 징계사유 부존재,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법무부장관의 견책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공직자, 특히 검사 등 수사기관의 구성원은 직무 수행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 품위 유지 의무: 공정하고 중립적인 직무 수행은 물론, 사적인 언행에 있어서도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항상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특히 수사 대상자나 그 관계인에게 불필요한 사견이나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 직무상 의무 이행: 직무 관련 법령뿐만 아니라 대검찰청 내부 지침, 인권보호 수사준칙 등 업무 관련 지침들을 철저히 숙지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부 지침 위반이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피의자의 변호인 조력 권리 등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과 같은 중요한 절차에서는 관련 정보를 명확히 고지하여 피의자가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수사의 객관성 유지: 피의자의 학력, 전과 등 범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수사는 허용되지만, 제3자가 동석한 자리에서 이를 추궁하는 등 불필요하게 피의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 징계 사유의 경합: 여러 징계 사유가 중첩될 경우, 각 사유의 경중을 떠나 전체적으로 더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수 있으므로, 작은 위반이라도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