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용 거부 처분 취소를 둘러싼 학교법인과 교수의 다툼

학교법인 A는 소속 교수 B에 대해 교수업적평가 기준 미달과 연구윤리 위반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재임용을 거부했습니다. 교수 B는 이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위원회는 학교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학교법인의 청구를 기각하며 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학교가 주장한 재임용 거부 사유들, 즉 교수업적평가 점수 산정의 부적정성 및 연구윤리 위반의 심각성 등이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보았으며, 이전 소청심사 결정의 기속력을 강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학교법인 A: D대학을 설치·운영하며 교수 B의 재임용을 거부한 당사자입니다.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학교법인 A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기관입니다.
• B (피고보조참가인): D대학 컴퓨터정보과 조교수로 임용되었으나 학교법인 A로부터 여러 차례 직권면직 및 재임용 거부 처분을 받은 후 소청심사 및 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은 교수입니다.

분쟁 상황

교수 B는 1999년 D대학에 임용된 후 여러 차례 학교법인 A로부터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으나, 이들 처분은 무효이거나 취소되었습니다. 이후 교수 B는 2013년경부터 재임용 심사를 신청했으나, 학교는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교수업적평가 기준 미달을 이유로 재임용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교수 B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하여 두 번 모두 재임용 거부 처분 취소 결정을 받았고, 학교법인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위원회의 결정이 정당함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 A는 2018년에 다시 교수 B에게 재임용 거부 처분을 내렸고, 교수 B는 또다시 소청심사를 청구하여 승소했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선행 결정이 학교법인에 미치는 기속력의 범위, 학교법인이 재임용 거부의 근거로 삼은 교수업적평가(학생지도 영역의 현장실습지도/동아리지도 교수활동 실적 및 사회봉사활동/대학발전기여 실적) 점수 산정의 적정성, 교수 B의 연구윤리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논문의 이중게재)이 재임용 거부 사유가 될 만큼 심각한지에 대한 판단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학교법인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교수 B에 대한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한 결정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소송비용은 원고인 학교법인 A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학교법인 A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학교법인이 제시한 교수업적평가 기준점수 미달 주장은 선행 결정의 기속력에 위배되거나 평가 기준 적용이 부적절하다고 보았으며, 연구윤리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주장 또한 재임용을 거부할 정도로 심각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는 다음의 법령 및 법리가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교원인사위원회가 교원의 재임용 여부를 심의할 때에는 학생교육, 학문연구, 학생지도 등에 관한 사항을 평가하는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재임용 심사기준이 예측 가능하고 공정해야 하며,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의 기속력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두65821 판결 등 참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학교법인에 대하여 기속력을 가지며, 이는 결정의 주문뿐만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 즉 불리한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까지 미칩니다. 이 기속력은 행정소송을 통해 위원회 결정이 확정되면 더욱 강력해집니다.
• 재결의 기속력 범위 (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3두7705 판결 등 참조): 재결의 기속력은 재결의 주문 및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에만 미치며, 종전 처분이 재결에 의해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종전 처분 시와는 다른 사유'를 들어 처분을 하는 것은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서 '동일 사유'인지는 종전 처분의 위법 판단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참고 사항

교원의 재임용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학교법인에 기속력을 가집니다. 위원회가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하면, 그 결정의 주문뿐만 아니라 위법하다고 판단된 구체적인 사유에 대한 판단까지도 학교를 구속하므로, 학교는 동일하거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사유로 다시 재임용 거부를 할 수 없습니다.
• 대학교원의 재임용 심사 기준은 학칙에 명시된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해야 하며, 학생교육, 학문연구, 학생지도 등에 관한 사항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임용권자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 교수업적평가 시, 교원이 실제 수행한 활동에 대해 형식적인 서류 미제출만을 이유로 실적을 인정하지 않거나 0점으로 처리하는 것은 부당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활동에 대한 증빙 자료(강의증명서, 성적평가서, 외부활동 증명 등)를 철저히 관리하고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연구윤리 위반이 재임용 거부의 사유가 되려면 학칙 등 관련 규정에서 해당 위반이 재임용 거부 사유로 명시되어 있거나, 그 위반의 정도가 재임용을 거부할 만큼 심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논문을 표절하는 행위와 '자신의 논문을 이중 게재'하는 행위는 비난 가능성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