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과 연동된 임금피크제의 정당성 판단 사건

이 사건은 A 주식회사에서 퇴직한 전 직원들이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통해 임금을 부당하게 감액 지급하였다며 미지급 임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원고들은 임금 감액의 근거 규정이 없거나,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위법하며,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이 적법한 근거를 가지며, 절차상 하자 없이 도입되었고,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주식회사에서 일반직, 생산직 등으로 근무하다 2022년 1월 1일 이전에 퇴직한 전 직원들.
• 피고: 자동차 및 수송용 기계기구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A 주식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직원들이 회사가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임금을 감액 지급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며 미지급 임금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들은 임금 감액에 대한 근거 규정 부재, 취업규칙 변경 절차의 위법성, 그리고 고령자고용법상 금지된 연령차별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며 회사의 조치가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가 원고들의 임금을 감액 지급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는지 여부, 특히 간부사원에 해당하지 않는 원고들에게 임금 감액 근거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가 간부사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 근로기준법상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며, 이에 대한 근로자 과반수의 적법한 동의를 얻었는지 여부. 도입된 임금피크제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한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간부사원에 해당하지 않는 원고들의 임금 감액 근거: 피고는 2014년, 2016년 단체협약 및 부속합의를 통해 실질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으며, 이는 해당 원고들의 임금 감액에 대한 유효한 근거가 됩니다. 단체협약에 '임금피크제'라는 명칭이 없었더라도, 정년 연장과 연계된 임금 감액은 임금피크제로 볼 수 있습니다.
2. 간부사원 임금피크제 도입의 절차적 적법성: 피고의 취업규칙 개정은 정년 연장과 임금 감액이 동시에 이루어져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했으나, 피고는 동의대상자 6,900명 중 66.5%의 동의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얻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의 방식에 의한 동의가 허용되며,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임금피크제의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합리적인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고령자고용법의 취지에 부합합니다.
   • 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 정도를 판단할 때, 단체협약 임금피크제의 경우 60세까지 정규직 근무가 보장되고 총소득이 4.3% 증가하여 과도하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간부사원 임금피크제의 경우에도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되면서 총소득이 170% 수준으로 증가했고, 감액률이 국내 다른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비록 업무량이나 강도 감소와 같은 직접적인 대상 조치는 없었으나, 정년 연장 자체가 중요한 보상이며, 피고는 퇴직 지원 교육 및 베테랑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령자 대상 조치를 취했습니다.
   • 감액된 재원은 정년연장 근로기간 임금 지급 및 특별채용, 신규채용 등에 사용되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에 따라 사용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이 금지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지급)​: 임금은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합니다. 그러나 유효하게 도입된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은 이 원칙에 대한 예외로 볼 수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동의는 근로자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없어야 합니다.
3.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정년)​: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하며,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 60세로 간주됩니다. 이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위한 강행 규정입니다.
4.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재정 부담 증가를 고려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5.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 금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강행규정으로, 위반 시 관련 규정은 무효가 됩니다.
6.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단 법리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예: 정년연장 의무화에 따른 제도적 변화),
   •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예: 총소득 변화, 감액률),
   •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예: 정년 연장 자체, 업무 강도 조정, 교육 지원 등),
   •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참고 사항

회사가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1. 법적 근거 마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임금 감액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명칭에 '임금피크제'라는 단어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정년 연장과 연계된 임금 감액이 이루어지면 임금피크제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 취업규칙 변경 시 동의 절차 준수: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동의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3. 임금피크제의 합리성 확보: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예: 정년 연장, 신규 고용 창출, 기업 재정 부담 완화), 임금 감액으로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보상 조치 (예: 정년 연장 그 자체가 중요한 보상으로 인정될 수 있음), 그리고 감액된 임금이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되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4. 총소득 변화 고려: 임금피크제 도입 후 연장된 근로기간을 포함한 근로자의 총소득이 도입 이전보다 증가한다면, 특정 기간의 임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평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