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츠마마' 상표 사용을 둘러싼 분쟁 판결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가 사용하는 'J' 브랜드의 표장이 자신들의 등록서비스표인 'P'과 유사하여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침해 금지 및 관련 물품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양 표장의 유사성은 인정했으나 원고가 서비스표를 양수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일련의 과정이 상표제도의 취지에 어긋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잡화, 신발, 의류 등 도소매 및 제조업을 하는 회사로, 'P' 서비스표의 권리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의류잡화 제조업 및 도소매업을 하는 회사로, 'J' 브랜드를 사용하여 니트 주름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O: 이 사건 서비스표의 원래 권리자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개인입니다.
• Z: 원고 회사의 등기이사로, O로부터 이 사건 서비스표를 양수하는 과정에 관여했습니다.
• Y: 피고 회사와 디자인권 분쟁 중이었던 회사로, 원고 회사와 유선전화 번호 공유 등 관련성이 의심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20년 1월에 설립된 회사로, 'P'이라는 등록서비스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B는 2017년 11월에 설립되어 'J'라는 브랜드로 니트 주름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피고는 2021년 1월과 8월, 원고의 서비스표에 대해 '불사용 취소심판'을 청구했으나, 특허심판원에서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의 'J' 브랜드 사용이 자신들의 'P' 서비스표권을 침해한다며, 피고에게 'J' 표장 사용 금지 및 관련 광고물 등의 폐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P'과 'J'가 외관, 호칭, 관념상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양 표장이 유사하지 않다고 반박하며, 원고의 서비스표권 행사가 악의적인 양수 및 권리남용에 해당하고,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취소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상표의 유사성 여부 판단 시 '플리츠' 부분이 동일하고, 이어지는 음절 및 전체적인 인상과 청감이 비슷하며 '주름 엄마'라는 관념도 동일하여 호칭 및 관념이 유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상표권 양수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원고의 등기이사인 Z이 O로부터 서비스표를 양수할 당시, 피고가 Y 회사와 디자인권 분쟁 중이었습니다. Z은 서비스표 양수 후 O에게 3년 무상 통상사용권을 설정해 주는 등 일반적인 양수 계약과는 다른 조건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서비스표를 이용한 실제 영업 활동이 미미했고, 원고의 회사 연락처가 Y 회사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Y 회사와의 연관성이 강하게 의심되었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양수한 목적이 자신의 사업을 식별하기 위함보다는, 피고와 분쟁 중인 Y 회사에 유리한 법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표권 행사를 권리남용으로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회사가 사용하는 'J' 표장이 원고 회사의 'P' 서비스표와 외관, 호칭, 관념상 유사하여 상표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회사가 서비스표를 양수하고 이를 근거로 상표권 침해 금지를 청구하는 행위가 상표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불사용 취소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회사의 'J' 표장이 원고 회사의 'P' 서비스표와 유사하여 상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회사가 서비스표를 양수하게 된 경위, 즉 피고 회사가 Y 회사와 분쟁 중이던 시점에 원고 회사의 등기이사가 O로부터 이 사건 서비스표를 양수하고, 심지어 O에게 무상 사용권을 설정해주는 등 불리한 계약을 맺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실제 영업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Y 회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되는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 회사의 상표권 행사가 공정한 경쟁 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아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표의 유사성 판단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7호 관련)​:

   • 상표의 유사성은 상표의 외관(생김새), 호칭(발음), 관념(의미)을 종합적, 객관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그 서비스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 문자나 문자와 도형이 결합된 상표의 경우, 전체로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일부 구성 부분만으로 간단하게 호칭되거나 관념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거나 실제 거래에서 전체로서만 사용되고 인식된다면 분리하여 관찰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대비하여 유사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J'와 'P'이 '플리츠' 부분이 동일하고, 이어지는 음절 및 전체적인 인상과 청감이 비슷하며 '주름 엄마'라는 관념도 동일하여 서로 호칭 및 관념이 유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서비스표권 침해 (상표법 제107조)​:

   • 등록서비스표의 권리자는 자신의 서비스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장을 지정 서비스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서비스업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그 사용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법원은 피고의 'J' 표장과 원고의 'P' 서비스표가 유사하고, 피고가 이를 원고의 지정서비스업과 동일·유사한 가방, 의류 등의 판매업에 사용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비스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3. 권리남용 (민법 제2조, 상표법 목적론적 해석)​:

   • 상표권 행사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야 하며, 이를 위반하여 상표제도의 목적(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 유지 및 수요자의 이익 보호)이나 기능을 일탈하는 경우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표권자의 상표 출원·등록 목적과 경위, 상표권 행사 동기, 상표의 실제 사용 여부, 상대방과의 관계 등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반드시 상표권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과 손해를 주는 데 있을 뿐 상표권자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관적 요건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서비스표를 양수한 경위(피고와 Y의 분쟁 직후), 불리한 환매 약정을 포함한 양도 계약, 실제 영업 활동에서의 서비스표 미사용, Y 회사와의 연관성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불사용 취소심판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 및 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 상표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서비스표를 지정 서비스업에 대해 취소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은 경우, 그 상표 등록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불사용 취소심판을 주장했으나, 법원이 원고의 권리남용 항변을 먼저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상표권 등록 및 사용 목적의 명확성: 상표권은 단순히 타인의 사업을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과 상품 및 서비스를 식별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상표권 등록이나 양수 시에는 사업 계획 및 실제 사용 의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권리남용 판단의 중요성: 상표권자가 비록 정당한 등록 상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권리 행사가 상표제도의 취지(수요자 보호 및 공정한 경쟁 질서 유지)를 벗어나 오직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법원에서 '권리남용'으로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상표권 행사 목적이 불순하다고 의심될 만한 정황이 있는지 주의해야 합니다.
3. 상표의 유사성 판단 기준: 상표의 유사성 여부는 외관(생김새), 호칭(발음), 관념(의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반 소비자가 상품의 출처를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로 판단됩니다. 특정 부분이 기술적 표장이라 식별력이 약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유사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불사용 취소심판의 가능성: 등록된 서비스표를 정당한 이유 없이 3년 이상 지정 서비스업에 사용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해 그 상표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표권자는 등록 상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제3자와의 연관성 관리: 다른 회사와의 분쟁에 상표권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의심되는 경우, 상표권 행사 주체와 실제 분쟁 관련 회사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권리남용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법적 절차는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