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법파견 및 직접 고용 인정 판결

Q 주식회사의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보전, 출고 및 배송, 생산관리 업무를 수행한 16명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 Q 주식회사를 상대로 불법파견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 및 임금 상당액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보전업무와 출고 및 배송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피고 Q 주식회사가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하고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아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근로자들 중 정년이 도과하지 않은 7명에게는 직접 고용의 의사표시를 명령하고, 정년이 도과한 2명을 포함한 총 9명에게는 미지급 임금 차액 등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생산관리(서열 및 불출) 업무를 수행한 나머지 7명의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피고의 지휘·명령이 불법파견으로 볼 만큼 상당하지 않고, 협력업체의 독립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피고 Q 주식회사 공장에서 보전, 출고 및 배송,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협력업체 또는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입니다. A, B는 정년이 도과하여 임금 상당액 지급을 구했고, C, D, E, F, M, N, P는 직접 고용 의사표시와 임금 상당액 지급을 구했으며, G, H, I, J, K, L, O는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 피고 (Q 주식회사):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R 주식회사): 피고 Q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부품조달물류 및 출고·배송업무를 위탁받고 2차 협력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통합물류전문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Q 주식회사는 자동차 제조를 위해 공장 내 보전, 출고 및 배송, 생산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사내협력업체 또는 2차 협력업체에 도급 계약 형태로 위탁했습니다. 이에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원고들)은 자신들이 피고 Q 주식회사의 생산라인에서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이는 형식적인 도급 계약일 뿐 실질적으로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서 정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자신들을 불법적으로 파견근로자로서 사용했으므로, 파견법에 따라 피고 Q 주식회사에게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했거나, 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임금 차액 등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Q 주식회사는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가 자동차 생산의 핵심 업무가 아니며, 자신은 도급인으로서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했을 뿐 협력업체에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지 않았고, 협력업체는 독립적인 기업 조직을 갖추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원고들과의 근로자파견 관계를 부인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Q 주식회사의 협력업체 또는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상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로 인해 피고 Q 주식회사에게 해당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지 및 임금 상당액 등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Q 주식회사는 원고 C, D, E, F, M, N, P에게 직접 고용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2. 피고 Q 주식회사는 원고 A, B, C, D, E, F, M, N, P에게 [별지 1] 표에 기재된 각 인용금액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각 5천만 원에 대해서는 2021년 2월 18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12%,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2021년 1월 6일부터 2022년 11월 10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비율)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 G, H, I, J, K, L, O의 청구는 모두 기각합니다.

결론

법원은 자동차 생산 공장 내 협력업체 직원들이 수행한 보전업무 및 출고·배송업무에 대해서는 피고 Q 주식회사의 실질적인 지휘·명령과 사업 편입을 인정하여 불법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근로자들에게는 직접 고용 의무와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생산관리(서열 및 불출) 업무에 대해서는 물류 업무의 특수성 및 협력업체의 독립적 역할 등을 고려하여 불법파견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해당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2조 제1호」(근로자파견의 정의)​:

   •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 해설: 이 조항은 근로자파견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를 정의하며, 법원은 형식적인 계약 명칭이 아닌 실제 근로 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사용사업주(이 사건의 피고 Q 주식회사)가 근로자에 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는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근로자파견 여부를 결정합니다.

2.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6조 제3항」(고용간주 효과)​:

   •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봅니다.(제정 파견법 기준)
   • 해설: 이 조항은 불법파견이 일정 기간(2년)을 초과하여 지속될 경우, 원청이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강력한 법적 효과를 규정합니다. 이는 원고 A, B와 같이 정년이 도과하여 직접 고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미지급 임금 상당액 등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3.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직접고용 의무)​:

   • 사용사업주가 파견법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합니다.
   • 해설: 이 조항은 불법파견 상황에서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 의무를 부과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C, D, E, F, M, N, P에 대한 고용 의사표시 명령의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되며, 법원은 고용 의무가 발생한 시점에 따라 기존 법률과 개정된 법률을 적용하여 판단했습니다.

4. 대법원 판례에 따른 근로자파견 판단 기준: 법원은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 ①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 해설: 이 판결은 위 대법원 판례의 판단 기준들을 각 업무(보전, 출고 및 배송, 생산관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불법파견 여부를 심리했습니다. 특히 보전 및 출고·배송 업무의 경우, 피고의 구체적인 작업지시(작업표준서, 매뉴얼 등), 피고 소속 근로자와의 공동 작업, 협력업체의 미흡한 독립성 등이 인정되어 불법파견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반면 생산관리 업무는 물류 공정의 특수성과 피고보조참가인의 독립적인 역할이 인정되어 불법파견이 부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합니다. 회사와 근로자 간의 계약 명칭이 '도급'이라 하더라도, 실제 업무 지시, 작업의 통제, 사업 운영에의 편입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불법 파견 여부가 결정됩니다. 대법원은 제3자(사용사업주)의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근로자가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원고용주(협력업체)의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등을 판단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2. 직접적인 지휘·명령의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작업표준서, 업무 매뉴얼, 구체적인 작업 지시 내용, 작업 보고 체계, 작업 시간 및 휴가 일정 조정 등 피고(원청)가 협력업체 근로자의 업무 수행에 깊이 관여한 증거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3.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원청 소속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공동 작업을 하거나,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기능적으로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산 공정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업무일수록 편입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원고용주(협력업체)의 독립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협력업체가 독자적인 작업 배치권, 인사권, 독립적인 기업 조직 및 설비를 갖추고 있었는지, 피고의 자재나 설비를 주로 사용했는지, 기술 개발이나 업무 지원을 담당할 인적 조직이 미흡했는지 등이 독립성을 판단하는 요소가 됩니다.
5. 업무의 성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라도 그 성격과 원청과의 연관성, 협력업체의 독립성 정도에 따라 불법 파견 여부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 보전 및 출고·배송 업무는 불법파견으로 인정되었으나, 생산관리(물류) 업무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업무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6. 고용의무 발생 및 손해배상 가능성을 알아두세요. 불법 파견이 인정되고 일정 기간(2년)을 초과하여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원청은 직접 고용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고용 의무 발생일 이후의 임금 차액 등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