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인의 부적절한 직무 수행을 이유로 한 해임 청구 사건

서울 중구의 한 집합건물 관리단 관리인 A씨에 대해 건물 구분소유자인 말타니개발 주식회사가 관리인으로서 부정한 행위를 하고 직무 수행에 부적합한 사정이 있다며 해임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A씨는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재물손괴교사 등으로 형사 처벌(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바 있고 그 외에도 관리단 회의 미개최, 개인 계좌로 관리비 징수, 공동관리인 배제 계약 체결, 공용부분 불법 임대, 용역계약 과정 불투명, 부채 증가, 보수 임의 산정 등 8가지 이유로 해임이 청구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관리인 A씨에 대한 해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말타니개발 주식회사 (원고): 서울 중구 소재 집합건물의 10, 11층 전체 및 다른 층 일부를 소유한 구분소유자입니다. 관리인 A씨의 부적절한 직무 수행을 주장하며 해임을 청구했습니다.
• A (피고): 해당 집합건물의 관리인으로 2011년 5월 14일 임시 관리단 집회에서 선임되었습니다. 사문서 위조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았으나 법원은 원고의 해임 청구를 기각하며 관리인 직위를 유지하게 했습니다.
• B관리단 (피고): 서울 중구 C에 위치한 건물의 관리를 위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관리단입니다.

분쟁 상황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지하 6층, 지상 11층 건물의 구분소유자인 말타니개발 주식회사는 현재 관리인인 A가 직무 수행에 있어 다양한 부정한 행위와 의무 위반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그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원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A는 한 번도 정기총회나 임시총회를 개최하지 않았고 관리위탁계약이나 공용부분 보존·관리·변경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지 않는 등 보고 의무를 불이행했습니다.
• 관리비를 A의 개인 계좌로 입금받아 개인 재산과 관리비가 섞이는 등 부당하게 관리비를 징수했습니다.
• 관리단이 회생 절차 중 공동관리인이 선임되었음에도 A는 공동관리인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주차장 관리 운영 계약을 체결하여 높은 주차장 수입을 포기했습니다.
• 공용부분 약 26m²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여 행정기관으로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어 구분소유자들의 손해가 예상됩니다.
• 주식회사 D와 건물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계약 당사자 선정 및 계약 체결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관리단 직원들이 무단으로 차용한 돈과 각 층별 관리단으로부터 무단으로 차용한 돈을 A가 관리단이 공식적으로 차용한 것으로 확인해주어 관리단의 채무를 증가시켰습니다.
• 관리인의 보수에 관한 규약이 없는데도 A는 자신의 보수와 판공비를 임의로 산정하여 출금했습니다. 실제로 A는 2014년 5월 19일 급여 명목으로 1,530,324원, 같은 달 22일 판공비 명목으로 478,870원을 수령했습니다.
• A는 구분소유자 인장 727개를 임의로 제작하여 민원 제기 시 위조된 인장 5개를 행사했고 2011년 5월 14일 임시 관리단집회에서 자신을 관리인으로 선임한다는 취지의 서면결의서 16장을 위조하여 제출했습니다. 또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구분소유자 명의로 된 사실확인서 1장을 위조하여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건물의 무인주차장 정산 부스 유리창을 손괴하도록 교사하여 구분소유자들에게 손해를 가했습니다. A는 이러한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사인 위조, 위조사인 행사, 재물손괴교사 등의 혐의로 2016년 7월 7일 징역 10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관리인 A가 집합건물법 제24조 제5항에서 정한 관리인 해임 사유인 '부정한 행위나 그 밖에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A가 정기총회·임시총회 미개최 등 보고의무 위반, 개인 계좌로 관리비 징수, 공동관리인 배제 주차장 계약 체결, 공용부분 불법 임대, 건물관리용역계약 과정 미공개, 확인되지 않은 채무 승인, 근거 없는 관리인 보수 산정 및 지급, 사문서 위조 및 재물손괴교사 등 형사판결과 관련된 행위를 하여 해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말타니개발 주식회사가 피고 A과 B관리단에 대해 제기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리인 A는 해임되지 않고 그 직위를 유지하게 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집합건물 관리인 해임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원고가 주장한 A의 각 행위들이 관리인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A가 관리인 지위 분쟁, 회생 절차, 수사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할 때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개인 계좌 관리비 징수는 회생 절차 중 피고 관리단의 신용 문제와 채권자 추심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법원의 감독하에 이루어졌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공동관리인 배제 계약, 공용부분 임대, 용역계약, 채무 승인, 보수 지급 등은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문서 위조 등 형사 판결 건에 대해서는 당시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고 상당수의 구분소유자들이 A를 관리인으로 재지지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구분소유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현저히 해쳤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관리인 A의 행위들이 구분소유자들의 신뢰를 현저히 해치거나 직무 수행에 부적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과 관련 법리에 기반하여 판단되었습니다.

• 집합건물법 제23조 (관리단의 법인격)​: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는 관리단의 설립 근거를 명시합니다. 이 사건의 피고 B관리단은 이 조항에 따라 설립되었습니다.
• 집합건물법 제24조 제3항 (관리인의 선임·해임)​: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는 관리인 선임 및 해임의 일차적 주체가 구분소유자 전체임을 보여줍니다.
• 집합건물법 제24조 제5항 (관리인 해임 청구의 소)​: "관리인에게 부정한 행위나 그 밖에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각 구분소유자는 관리인의 해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법원은 이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단순히 법령이나 규약 위반을 넘어 '관리인이 법령이나 관리단의 규약 중 주요 부분을 위배하여 구분소유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현저히 해한 경우' 또는 '건강상, 재정상 사유 등으로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구분소유자들의 총의를 통해 선임된 관리인을 법원이 함부로 해임하기보다는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하려는 취지입니다.
• 집합건물법 제26조 제1항 (관리인의 보고 의무)​: 관리인은 매년 1회 이상 관리단집회에 사무 보고를 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원고는 관리인 A가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A의 당시 상황(지위 분쟁, 가처분, 회생 절차 등)과 실제 보고 노력(인터넷 카페 공지, 임시총회 소집 및 보고)을 고려하여 위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5조 제1항 (공동관리인의 직무 수행)​: "관리인이 여럿인 때에는 공동으로 그 직무를 행한다. 이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무를 분장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의 '공동'이 의사결정의 공동을 의미하며 반드시 모든 공동관리인이 물리적으로 모든 의사표시를 함께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로써 A가 공동관리인을 배제하고 주차장 계약을 체결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기각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686조 제1항 (수임인의 보수 청구권)​: 수임인(관리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관리단)에게 보수를 청구하지 못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관리인 A의 보수 및 판공비 지급이 과거 전임 관리인들의 선례, 법원이 선임한 임시관리인의 보수 결정, 그리고 회생 절차 중 법원의 관리·감독하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여 부당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 민법 제687조, 제688조 (수임인의 비용 상환 청구권)​: 수임인이 위임 사무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부담한 경우 위임인에게 비용의 선급 또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는 관리인 A의 판공비 지출이 정당화될 수 있는 법적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 관리인 해임은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법원은 관리인 해임 사유를 단순히 법령이나 규약 위반으로 보지 않고 구분소유자와의 신뢰 관계를 현저히 훼손하거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사정이 있을 때로 제한적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관리인의 해임을 청구할 때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와 함께 신뢰 관계 훼손 정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관리인의 정당한 업무 범위와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관리인이 분쟁, 법적 절차(회생), 수사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일부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법원이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생 절차 중 개인 계좌 사용이나 보고 지연 등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 구분소유자들의 지지는 중요합니다: 관리인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 할지라도 그 이후에도 다수의 구분소유자들이 해당 관리인을 지지하고 재선임하는 등의 의사를 보인다면 이는 법원에서 관리인 해임 청구를 기각하는 한 가지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집합건물의 관리 및 운영이 구분소유자들의 자율적인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2015년 10월 17일 임시 관리단 집회에서 총 구분소유자 717명 중 313명이 참석(서면결의자, 점유자 포함)하여 찬성 241명(33.61%, 의결권 비율 26.66%)으로 A에 대한 지지를 보였습니다.
• 회생 절차 중 관리인의 역할은 법원의 감독을 받습니다: 관리단이 회생 절차를 밟는 경우 관리인의 금전 지급이나 법률 행위는 회생 법원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의 일부 행위는 법원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명확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관리인의 보고 의무 위반, 부당한 계약 체결, 재정 문제 등을 주장할 때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회계 자료, 회의록, 계약서, 공지 내역 등)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주장만으로는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