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작업 중 미끄러져 다친 부상 보험금 거절 판결

C조합을 통해 D 보험계약에 가입한 원고 A가 콩밭에서 작업 중 미끄러져 상해를 입고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B 주식회사는 사고가 약관상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초기 사고 경위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가 '작업 후 귀가 중' 발생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콩밭 작업 중 미끄러져 상해를 입고 보험금 112,120,000원을 청구한 피보험자.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 A가 가입한 D 보험계약의 보험사로, 약관상 보장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함.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3년 6월 8일 C조합을 통해 D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해 6월 20일 경남 합천에 있는 콩밭 부근에서 넘어져 제6/7경추 탈구, 척수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원고는 2023년 8월 22일 '밭에서 콩 심은데 풀 뽑기하다가 미끄러졌음'이라고 기재된 보험금 청구서를 피고 B 주식회사에 제출하며 고도장해급여금, 재해장여급여금 등 총 112,120,000원의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고가 보험계약에서 정한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콩밭에서 풀 뽑기 작업을 한 후 뽑아둔 풀을 축석 아래로 버리려고 내려오던 도중 물기에 젖은 폐비닐을 밟고 뒤로 미끄러져 넘어져' 다쳤으므로 농업작업 중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풀 뽑기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하여 밭 언덕을 내려오다 미끄러져' 다친 것이므로 약관상 보장 범위에 들지 않는다고 맞서며 사고 경위에 대한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렸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사고가 원고 A가 가입한 D 보험계약 약관에서 정한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이는 사고가 '농업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농업작업을 마친 후 귀가하던 도중'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 판단이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콩밭에서 '풀 뽑기 작업을 하던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의 초기 병원 응급일지 기록('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중 뒤로 넘어지며 굴렀다고 함')과 손해사정사의 문답서 내용('콩밭에서 작업 후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밭 언덕을 내려오다 미끄러지며 넘어졌다')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이러한 진술들을 종합할 때, 사고는 '작업 후 귀가 중'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어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서 보장하는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보험 약관 해석의 원칙: 법원은 보험 약관을 해석할 때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개별 계약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인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만약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고, 각 해석이 합리적이어서 그 뜻이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약관 조항이 '농업작업의 범위'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어 일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7다5120 판결 참조)
2. 농업작업안전재해 보험의 '농업작업' 범위: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농업작업안전재해'로 장해 상태가 되는 위험을 보장하며, '농업작업안전재해'는 약관 별표2에서 범위를 정한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한 재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약관은 농업작업의 종류를 매우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며, '따르는 작업'에 대해서도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작업에 필요한 준비나 마무리, 이동에 필요한 행위'를 농업작업에 포함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이는 농업장려의 일환으로 국고 지원을 받아 개발된 보험상품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보험사고의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열거된 행위 외의 상황, 예를 들어 농업작업을 마친 후 귀가하던 중 발생한 사고는 이 보험의 보장 범위에 해당하는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사항

1. 보험 약관의 정확한 이해: 농업작업과 같이 특정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할 때는 '작업의 범위'나 '사고 발생 시점'에 대한 약관의 정의를 매우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농업작업 중 발생한 사고'와 같이 시간적, 공간적 범위를 한정하는 표현에 주의하고, '따르는 작업'이나 '이동 행위'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사고 경위 진술의 일관성: 사고 발생 초기 병원이나 보험사에 진술하는 사고 경위는 보험금 지급 심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를 경우 보험금 지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기억이 명확할 때 정확하고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특히 보험사 직원이 작성하는 문답서 등 서면에 서명하기 전에는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고 수정할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3. 정책성 보험의 특성 이해: 농업재해보험과 같이 국고 지원이 포함된 정책성 보험의 경우, 보험료 및 보장 범위가 관련 법규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므로, '농업작업'의 범위가 약관에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다면 그 외의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는 보험사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