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노동
금융감독원에 전문사무원으로 입사하여 속기 업무를 수행하던 원고가 고용계약 기간 만료 통보를 받자, 이를 부당 해고로 주장하며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계약이 형식에 불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거나, 최소한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피고 금융감독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원고 A는 2015년 8월 3일 금융감독원에 '전문사무원'으로 입사하여 속기 업무를 맡았습니다. 처음 계약 기간은 2015년 8월 3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였고, 이후 세 차례 갱신되어 최종 계약 기간은 2017년 8월 2일까지였습니다. 피고 금융감독원은 2017년 2월경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7년 8월 2일 종료된다'는 통지를 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의 계약이 형식적인 기간제 계약일 뿐 실제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거나, 혹은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음에도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했다고 주장하며 해고 무효 확인 및 복직 시까지 매월 2,000,000원의 임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형식적인 계약에 불과하여 실제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비록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 할지라도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 금융감독원이 2017년 8월 2일 원고에게 한 계약 종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며, 유효한 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로 보았습니다.
법원은 근로계약서, 채용공고, 전문사무원 안내사항 및 피고의 내부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원고의 근로계약은 계약 기간이 명확히 정해진 기간제 근로계약이며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이나 절차가 명시되지 않았고, 원고 역시 계약 체결 시 2년 후 계약이 종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다른 전문사무원의 사례나 갱신 관행도 입증되지 않아 원고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2017년 8월 2일자로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피고의 통지는 해고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판례에서는 주로 다음 두 가지 법리 및 법률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형식성 판단 기준: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은 근로계약서에 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계약의 동기 및 경위,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 근로계약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본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 사건에서는 채용 공고, 전문사무원 안내사항, 내부 규정 등에서 계약 기간이 명확히 명시되어 있었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별도 절차 규정 등이 있어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인정 기준: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갱신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근로자에게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 거절이 부당 해고와 동일하게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 본 사건에서는 채용공고, 안내사항, 인사관리 규정에 '2년 경과 후 근무성적 평가 결과 토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체결이 가능하다'는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갱신 요건이나 절차가 없었고,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아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제한): 이 법률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예외적인 사유 없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의 내부 규정이 이 법률의 취지와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2년 후 무기계약 전환 가능성'이 곧 '2년 후 계약 갱신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시에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계약 기간, 채용 공고 내용, 회사 내부의 인사 규정 및 절차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최대 근무 기간 2년'과 같은 조항이 있는 경우,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법적 조항을 반영한 것일 뿐, 2년 이후의 계약 갱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여러 차례 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계약 갱신에 관한 구체적인 요건이나 절차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본인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는지, 혹은 갱신 기대권을 형성할 만한 회사의 관행이나 명확한 규정이 있는지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