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정원 감축 처분의 정당성을 다툰 학교법인 소송

학교법인 A는 교육부장관으로부터 회계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2학년도 총 입학정원을 2021학년도 대비 5% 감축하라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교육부의 처분에 근거가 되는 고등교육법령과 내부 지침이 적법하며, 이전에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다툰 소송의 기판력으로 인해 일부 주장은 더 이상 다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학교법인 A의 미이행 상황, 위반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교육부의 정원 감축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교육부장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학교법인 A: 전주에 위치한 B대학을 설치 운영하는 주체이자 정원 감축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입니다.
• 교육부장관: 사립대학을 지도·감독하며 감사 결과에 따라 정원 감축 처분을 내린 피고입니다.

분쟁 상황

교육부장관은 학교법인 A와 B대학에 대한 회계 부분 감사 후 15건의 지적사항과 처분 요구사항을 통보하고 이행을 지시했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감사 결과 통보 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하여 2020년 6월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교육부장관은 처분 요구사항이 여전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0년 8월 7일 2021학년도 총 입학정원을 5% 감축하는 처분(이 사건 21학년도 처분)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처분 요구사항이 계속 미이행되자 교육부장관은 2021년 8월 19일 2022학년도 총 입학정원을 다시 5% 감축하는 처분(이 사건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학교법인 A는 이 두 번째 정원 감축 처분이 위법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교육부의 정원 감축 처분 근거가 된 '대학 감사결과 이행을 위한 행정제재 기준 운영지침'의 법적 효력 및 적법성 여부입니다. 둘째 사립학교 일반 직원에 대한 신분상 조치 요구가 법령상 근거가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미이행을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교육부의 정원 감축 처분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육부의 정원 감축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처분 근거 법규의 적법성: 고등교육법 제60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71조의2, 그리고 그 세부기준이 정원 감축 처분의 법적 근거가 되며 '대학 감사결과 이행을 위한 행정제재 기준 운영지침'은 대외적 효력은 없으나 교육부 내부의 행정규칙으로서 그 자체로 위법·무효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지침에 따라 처분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2. 신분상 조치 요구의 기판력: 피고가 C에 대한 신분상 조치 미이행을 이유로 제재점수를 산정한 것은, 이 사건 회계감사 결과 통보 처분의 적법성 여부를 다투는 선행 소송에서 이미 그 처분이 적법하다고 확정되었기 때문에 기판력에 의해 더 이상 다툴 수 없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학교법인 A가 감사 결과 지적사항의 대부분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이행 노력이 부족했고 위반의 내용과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이 사건 처분이 행정지침에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충원율 저조 현황 등을 볼 때 5% 정원 감축으로 인한 실질적인 불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고 학교 교육의 질 향상과 공익상의 필요가 정원 감축으로 인한 불이익보다 작지 않다고 판단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등교육법 제60조 (감독 등)​: 이 법은 교육부장관이 학교가 교육 관련 법령을 위반할 경우 시정 또는 변경을 명령할 수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학생 정원 감축, 학과 폐지 또는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1조의2 (행정처분 기준)​: 고등교육법 제60조 제2항에 위임된 행정처분의 세부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개별기준에 없는 위반행위라도 위반 내용, 경중, 횟수 등을 고려하여 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3. 행정규칙의 법적 성격: '대학 감사결과 이행을 위한 행정제재 기준 운영지침'과 같은 행정규칙은 법규명령이 아니라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해당합니다. 이는 외부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직접 구속하지는 않지만,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의 기준이 되어 행정처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그 지침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한, 지침에 따른 처분을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4. 기판력 (旣判力)​: 확정된 판결의 내용에 대해 소송 당사자가 다시 다투거나 그에 모순되는 주장을 할 수 없게 하는 효력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선행 소송에서 감사 결과 통보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되었으므로, 해당 처분의 적법성 여부는 기판력으로 인해 다시 다툴 수 없었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부여받은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법원은 처분 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관련 법령의 취지, 처분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만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학교법인의 미이행 상황, 위반의 정도, 처분 기준과의 부합 여부, 그리고 학교 교육의 질과 공공성 확보라는 공익적 측면이 고려되어 재량권 남용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감사 결과 및 처분 요구사항의 철저한 이행: 교육부 등 감독 기관의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사항은 반드시 기한 내에 이행해야 합니다. 미이행 시 입학정원 감축과 같은 중대한 불이익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행정규칙의 중요성 인지: 내부 지침이나 행정규칙은 법규명령은 아니지만 감독 기관이 재량을 행사하는 기준이 되므로 그 내용을 숙지하고 따라야 합니다. 해당 규칙을 준수하면 행정처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기판력의 이해: 이미 확정된 소송 판결은 해당 사안에 대해 다시 다툴 수 없는 '기판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감사 결과 처분 등의 적법성에 대해 다퉜다가 패소한 경우 같은 사유로는 다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습니다.
4. 재량권 행사 인정 범위: 감독 기관의 재량권 행사는 교육의 공공성이나 학교 재정 건전성 확보 등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 폭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려면 단순히 가혹하다는 주장보다는 재량권 행사의 기준이나 법규를 현저히 벗어났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