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과 B는 술에 만취해 잠든 피해자를 함께 간음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은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피해자를 준강간한 사실을 인정하고 각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합동범이 아니며,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고(항소심에서 준강간 범행 자체는 인정), 검사는 피해자의 상처가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1심의 무죄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피해자를 준강간했다는 1심의 판단을 유지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 각자에게 징역 4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습니다. 한편, 검사의 강간치상 주장은 피해자의 상처가 상해로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피고인 A, B와 피해자, 그리고 피해자의 친구 C은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술자리에서 신체접촉을 벌칙으로 하는 술게임을 했으며, 이후 피해자는 술에 만취하여 피고인 B의 집에서 잠들었습니다. 친구 C이 먼저 귀가한 후, 피고인들은 약 3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원룸형 오피스텔이라는 협소한 장소에서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차례로 간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이 만취한 피해자를 '합동하여' 준강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특수준강간죄의 성립 요건인 공모 및 실행행위 분담 인정 여부), 피고인들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외음부 찰과상이 강간치상죄에 해당하는 '상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원심의 양형(징역 5년)이 적정한지 여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과 B에게 각 징역 4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7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검사의 강간치상 주장(상해 부분)은 기각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한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들이 술에 취한 피해자를 합동하여 준강간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고인들의 반성 등 양형에 유리한 사정을 참작하여 원심의 징역 5년보다 낮은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의 외음부 찰과상은 강간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면제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 (특수준강간):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자가 2명 이상이 합동하여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 처벌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만취한 피해자를 함께 간음하여 이 법조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299조 (준강간):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만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을 이용하여 간음했으므로 준강간에 해당합니다. 합동범의 성립 조건: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서로 범죄를 함께 저지르려는 의사(공모)가 있고, 객관적으로는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하여 실행행위를 분담해야 합니다. 반드시 동시에 같은 행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암묵적인 의사 교환이나 인식만으로도 공모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강간치상죄의 '상해' 판단 기준: 강간치상죄가 성립하려면 강간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여기서 상해는 신체의 완전성이 손상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생기거나 건강 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미한 상처는 상해로 보지 않습니다.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정상참작감경): 법원이 형을 정할 때 범죄의 동기,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형량을 감경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감경 사유로 참작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이수명령): 성폭력 범죄자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구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취업제한명령): 성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공개·고지명령 면제): 성폭력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 또는 고지할 수 있으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면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의 재범 위험성, 징역형 선고 및 신상정보 등록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아 면제되었습니다.
만취 상태의 동의 불가: 술에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잠든 상태에서는 성관계에 대한 동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관계는 준강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합동범의 성립: 두 명 이상이 범행에 가담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경우, 반드시 동시에 성행위를 할 필요는 없으며,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력 관계에 있었다면 합동범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각자 간음했더라도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합동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지 않으며, 허위 진술 동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신빙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소한 불일치만으로는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습니다. '상해'의 범위: 성범죄로 인한 피해가 '상해'에 해당하려면 신체의 완전성을 손상하고 생활기능에 장애를 주거나 건강 상태를 불량하게 변경할 정도여야 합니다. 굳이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상처는 상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형 참작 사유: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 재범 위험성 여부, 전과 유무 등은 양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 노력은 감형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