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소속 파견 근로자들의 직접 고용 요구 판결

피고 S 주식회사와 계약을 맺은 여러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피고의 공장에서 일했던 근로자들(원고들)이 자신들의 근로관계가 실질적으로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 S 주식회사에 대해 직접 고용 관계 확인과 함께 미지급된 임금, 약정금(복지포인트, 재래시장상품권, 장기근속기념 휴가비, 자녀학자금, 장학금 등),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요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들 중 일부(G, O, P)에 대해서는 피고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고, 이들을 포함한 다른 원고들(J, N, M, A, K, L)에게 미지급 임금, 약정금, 퇴직금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피고 S 주식회사의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피고 공장에서 일한 근로자들로, 자신들이 피고의 직접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S 주식회사):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파견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대기업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T 주식회사): 피고 S 주식회사의 입장을 지지하며 소송에 참여한 회사입니다.
• 협력업체들 (V, W, X, Y, Z, AB, AC, AD, AE 등): 원고들을 형식적으로 고용했던 회사들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피고 S 주식회사의 울산 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했지만, 실제로는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의 핵심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협력업체와 체결한 '도급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파견법에 따라 피고의 직접 근로자로 인정되거나 피고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했을 때 받지 못한 임금(임금 차액), 복지포인트, 재래시장상품권, 장기근속기념 휴가비, 자녀학자금, 장학금 등(약정금), 퇴직금의 차액을 피고에게 청구했습니다. 피고 S 주식회사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며,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정당한 도급 계약이며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원고들의 청구를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 S 주식회사와 협력업체들 사이의 '도급계약'이 실제로는 '파견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만약 파견근로계약으로 인정될 경우,

1.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구 파견법)에 따라 2년 이상 파견근로를 한 근로자에게 직접 고용 관계(고용의제)가 성립되는지 여부.
2. 현행 파견법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3. 직접 고용 관계가 인정되거나 고용 의무가 발생할 경우,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받은 임금, 약정금, 퇴직금의 차액 및 지연손해금을 피고가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각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 피고의 지휘·명령 여부, 협력업체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파견근로 관계 성립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G, O, P은 피고 S 주식회사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피고 S 주식회사는 다음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약정금 및 퇴직금 차액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 원고 J, N: 별지 2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총 인용금액 (제1심 임금 + 약정금에 대해 2018년 1월 6일부터 2022년 10월 20일까지 연 6%, 항소심 임금 + 퇴직금에 대해 2023년 1월 6일부터 2024년 4월 12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 원고 G, M, O, P: 별지 2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총 인용금액 (제1심 임금에 대해 2018년 1월 6일부터 2022년 10월 20일까지 연 6%, 제1심 약정금에 대해 2018년 1월 6일부터 2019년 11월 4일까지 연 6%, 항소심 임금 + 약정금 + 퇴직금에 대해 2023년 1월 6일부터 2024년 4월 12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 원고 A, K, L: 별지 2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총 인용금액 (제1심 임금 + 약정금에 대해 2018년 1월 6일부터 2022년 10월 20일까지 연 6%, 항소심 임금 + 퇴직금에 대해 2023년 1월 6일부터 2024년 7월 17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3. 위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B, C, D, E, F, H, I, Q, R)의 모든 청구는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은 일부 승소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비율대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나머지 원고들이,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결론

이 판결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 회사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아 핵심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 불법 파견으로 인정되어 원청 회사의 근로자 지위를 확보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모든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각 근로자의 실제 업무 내용과 원청 회사의 개입 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일부 원고들은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고 미지급된 임금과 약정금, 퇴직금 차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다른 원고들은 파견근로 관계를 입증하지 못해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 고용의제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 사용사업주(원청)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2년 기간이 만료된 다음 날부터 해당 파견근로자와 사용사업주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입니다. 이는 불법 파견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조항입니다.
   • 고용의무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특정 사업 분야 또는 일정 기간을 초과하여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규정입니다. 이 의무를 위반하면 근로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도급과 파견의 구별 법리: 법원은 계약의 형식(도급)보다는 실질을 중요하게 봅니다.
   • 하청업체가 독자적인 사업 조직을 갖추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
   • 하청업체가 자신의 근로자에 대해 인사·노무 관리를 독립적으로 행사하는지.
   •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업무 지시나 감독을 하는지.
   • 하청 근로자가 원청의 생산 라인이나 핵심 업무에 직접적으로 편입되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급 계약이 실제로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3. 근로기준법: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면 피고 S 주식회사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기준에 따라 임금, 퇴직금, 복지 혜택 등을 받을 권리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들의 차액을 지급하라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4. 상법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금전 지급 판결 시 지연손해금 이율을 정하는 법률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상법상 연 6%가 적용되나, 소송이 제기되어 판결이 선고되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고율이 적용됩니다.
5. 민사소송법 제420조: 항소심이 제1심 판결을 인용하거나 변경할 때의 절차에 관한 규정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한 근로자들은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증거 확보의 중요성: 자신의 업무가 원청 회사의 지휘·명령 아래 이루어졌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업무 지시서, 작업일지, 이메일, 메신저 대화 기록, 사진, 영상, 동료 증언 등)를 최대한 수집해야 합니다. 누가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했는지, 휴무일이나 근무 시간 결정에 원청이 개입했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황이 중요합니다.
2. 업무의 독립성 판단: 자신이 속한 협력업체가 원청과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는지, 혹은 사실상 원청의 하부 조직처럼 기능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협력업체의 재량권이 거의 없었거나 원청의 설비와 인력에 의존하여 업무를 수행했다면 파견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업무의 핵심성: 자신이 수행한 업무가 원청 회사의 주요 생산 공정이나 핵심 사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원청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다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4. 근로 기간의 중요성: 파견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2년 이상 근무했는지 여부가 직접 고용 인정(고용의제)에 매우 중요하므로, 정확한 근로 시작일과 종료일을 파악해야 합니다.
5. 개별적인 사실관계: 이 판결에서도 여러 원고들의 주장이 개별적으로 판단되어 일부는 승소하고 일부는 패소했습니다. 따라서 각 근로자마다 자신의 구체적인 상황과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