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재발 환자 임플란트 시술 후 진료비 청구 사건

뇌경색 병력이 있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던 환자가 치과의원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급성 뇌경색이 재발하자, 치과의사의 진료상 과실을 주장하며 진료비 지급을 거부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약물 복용 중단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하도록 안내하였고 환자 본인도 이를 인지하고 따랐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치과의사의 협진의무 위반이나 진료상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뇌경색 재발이 임플란트 시술 자체의 침습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진료비 청구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 환자는 미지급 진료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로, 피고 B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진행한 의사.
• 피고 B: 좌측 두정엽 뇌경색 병력이 있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던 환자로, 원고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뇌경색이 재발한 당사자.

분쟁 상황

뇌경색 병력이 있어 항응고제인 '프라닥사'를 복용 중이던 피고 B는 2018년 4월 2일 원고 A의 치과에서 뼈이식 및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습니다. 원고 A는 피고 B에게 시술 전 주치의와 상의하여 약물 복용 중단 여부를 확인하고 따르도록 안내했습니다. 피고 B는 주치의와의 상담 없이 2018년 3월 29일부터 2018년 4월 2일까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했습니다. 시술 당일 피고 B는 의료진에게 약물 복용 중단 지시를 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시술 직후 피고 B에게 급성 뇌경색이 재발하자, 피고 B는 총 진료비 2,611,000원 중 1,300,000원만 지급하고 미지급 진료비 1,311,000원을 거부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의 진료상 과실로 뇌경색이 재발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원고 A는 미지급 진료비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치과의사가 임플란트 시술 전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게 다른 진료과(신경과)와의 협진 의무를 다했는지, 시술의 위험성 등에 대해 설명 의무를 다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의무 위반이 있다면 미지급 진료비 청구권이 소멸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가 원고 A에게 미지급 진료비 1,311,000원 및 이에 대한 2019년 7월 3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치과의사가 피고에게 임플란트 시술 전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여 약물 복용 중단 지시를 따르도록 여러 차례 안내했고, 피고가 스스로 약물 복용 중단을 확인했다고 진술했으므로 협진의무 위반이나 진료상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뇌경색 재발이 임플란트 시술의 침습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닌 점을 고려할 때,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진료비 채권 발생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진료비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의료행위에 있어 의사의 주의의무와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 의사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의사는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당시의 의료수준과 의학 지식에 입각하여 최선을 다해 환자의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집니다. 특히 환자의 기왕 병력이나 복용 약물이 진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치과의사가 약물 중단 지시를 안내하고 환자가 이를 따랐다고 진술한 점, 이전 발치 시 문제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하거나 사망 등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환자가 자기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시술의 내용, 방법, 발생 가능한 위험성, 부작용, 후유증 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설명의무는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 행위 자체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25971 판결 참조). 본 사건에서는 뇌경색 재발이 임플란트 시술 자체의 침습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설명의무 위반이 진료비 채권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진료계약상 채무 불이행: 만약 의사가 진료상의 과실로 환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혔다면, 의사는 진료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을 하지 못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환자에게 수술비와 치료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2다15031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1다2893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의사의 진료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진료비 청구권이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만약 본인이나 가족이 지병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상태에서 수술이나 침습적 시술을 받아야 한다면,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 환자 입장: 시술 전 복용 중인 모든 약물과 질병 이력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자세히 알리고, 해당 약물 중단 등 관련 지시사항은 반드시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명확한 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진의 구두 안내만으로는 본인의 건강 상태를 완벽히 책임질 수 없으며, 본인의 판단만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주치의의 소견서나 진료 의뢰서를 발급받아 시술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의료기관 입장: 환자가 약물 복용 중단 등 중요한 지시에 대해 이해하고 따랐다고 진술하더라도, 특히 복합적인 건강 문제가 있거나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환자의 주치의 또는 관련 진료과와 서면을 통한 협진(예: 진료 의뢰 및 회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시술의 위험성, 부작용, 후유증 등에 대해 환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서면 동의서 등을 통해 명확히 설명하고 그 증거를 보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