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들은 K 주식회사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피고 회사들(J 주식회사, I 주식회사)로 고용이 승계되었다고 주장하며, K 주식회사 입사 시점부터 근로 기간을 인정하여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들이 상법상 영업 양도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노선 양수만으로는 고용 승계가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들은 2004년 11월경 이전부터 K 주식회사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했습니다. 2005년 2월, 피고 J 주식회사가 K으로부터 L, M, N, O 노선을 양수하고, 이어서 피고 I 주식회사가 피고 J으로부터 M, N 노선을 다시 양수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과정에서 피고 회사들과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로는 K과의 고용 관계가 피고 회사들로 승계되었으므로 K 입사 시점부터 근속 기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근무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별지 표에 기재된 금액과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피고 회사들로부터 지급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들은 영업 양도와 고용 승계가 없었다고 맞섰습니다.
버스 운송사업 노선 양도 시 상법상 영업 양도가 인정되어 근로자들의 고용 관계 및 근속 기간이 자동으로 승계되는지 여부.
법원은 K 주식회사와 피고 회사들 간의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가 상법상의 영업 양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회사들은 노선을 양수하기 전에 이미 독자적인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고 있었고, K의 사무실, 집기 등 부대시설을 양수했다는 정황이나 자료가 없으며, 종래 영업 조직의 기능이 유지된 채 이전되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노선 양수 시 고용 관계 승계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며, 부산시의 노선 양수 신고 수리 조건에 포함된 '권리와 의무 승계'는 여객자동차법상의 권리와 의무를 의미할 뿐 고용 승계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근로 기간이 K 입사 시점부터 승계되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상법상 영업 양도: 영업 양도는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인적, 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영업 재산의 일부 이전만이 아니라, 종래의 영업 조직이 유지되어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영업 재산을 전부 양도했더라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 양도로 볼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회사들이 노선만을 양수했으며, K의 사무실, 집기 등 부대시설이나 종래의 영업 조직을 함께 양수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여 상법상 영업 양도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5조: 이 법에 따른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양도·양수는 상법상의 영업 양도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이 법에 노선 양수 시 고용 관계가 승계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며, 하위 법령 전반적인 내용이나 체계를 고려하더라도, 단순히 노선을 양수했다는 사실만으로 고용 관계가 자동으로 승계된다고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의 사업 부문이나 노선이 다른 회사로 이전될 때, 단순히 사업의 일부가 이전되는 것만으로는 근로자의 고용 관계가 자동으로 승계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전되는 사업이 인적, 물적 조직 전체를 포함하여 하나의 사업 단위로서 동일성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근무하던 회사의 사업이 다른 회사로 양도될 경우, 고용 승계 여부는 양도 계약서 내용, 양도된 자산의 범위 (사무실, 설비, 인력 등), 양수 회사가 기존 사업 조직을 얼마나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하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관련 법률에 사업 양도 시 고용 승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고용 승계는 원칙적으로 양도 회사와 양수 회사 간의 명시적인 합의나 개별 근로자와의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습니다. 사업 양도 시 근로자에게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별도의 협약이나 합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을 새로운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다면, 고용 승계 여부를 명확히 하는 문서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 시 이전 근속 기간 인정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