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의 녹음 유언 효력 인정과 자녀들의 유류분 반환 소송

망인 F는 사망 전 녹음으로 유언을 남겨 자신의 아파트와 대부분의 현금 및 예금채권을 특정 자녀인 원고 A에게 유증했습니다. 다른 상속인들(배우자 B, 자녀 C, D, E)은 망인이 치매 등으로 유언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유언의 효력을 다투었고, 유언이 유효하더라도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며 유류분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녹음 유언이 민법이 정한 방식을 준수하고 유언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유효함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유언에서 언급된 '현금'에 예금채권이 포함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유류분 반환 청구에 대해서는, 원고 A가 받은 유증과 특별수익으로 인해 피고 B(배우자)에게 104,538,341원, 피고 C(자녀)에게 69,692,227원을 각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D(자녀)는 유류분액을 초과하는 특별수익을 이미 받았다고 보아 그의 유류분 반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망인 F의 자녀이자 수유자로서, 망인의 녹음 유언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와 대부분의 현금 및 예금채권을 유증받고 유류분 반환의무를 지게 된 자.
• 피고(반소원고) B: 망인 F의 배우자로서, 유류분 부족액 104,538,341원에 대한 반환을 원고 A에게 청구하여 인용된 자.
• 피고(반소원고) C: 망인 F의 자녀로서, 유류분 부족액 69,692,227원에 대한 반환을 원고 A에게 청구하여 인용된 자.
• 피고(반소원고) D: 망인 F의 자녀로서, 유류분 반환을 청구했으나 유류분 부족액이 없어 청구가 기각된 자.
• 피고 E: 망인 F의 자녀이며, 본소에서 유언 효력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반소에서 유류분 반환 청구는 하지 않은 자.
• 망인 F: 유언자로서, 2022년 8월 24일 녹음 유언을 남기고 2022년 9월 18일 사망함.
• 증인 J: 망인 F의 녹음 유언에 참여하여 촬영하고 유언의 정확함에 대해 증언한 자.
• I: 원고 A의 딸로서, 망인 F로부터 현금 중 5,000만 원을 유증받았으나, 이는 원고 A의 특별수익으로 간주됨.

분쟁 상황

망인 F는 사망 전, 자녀 중 한 명인 A에게 아파트와 대부분의 현금 및 예금채권을 물려준다는 내용의 녹음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에 대해 망인의 배우자 B와 다른 자녀들 C, D, E는 망인이 치매로 인해 유언 능력이 없었으므로 유언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유언의 효력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더불어, 이들 상속인들은 유언이 유효하더라도 자신들의 법정 상속분 중 일정 부분을 보장하는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보아, 유증을 받은 원고 A에게 유류분 부족분을 반환해달라는 반소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유언에 명시된 '현금'의 범위에 예금채권이 포함되는지, 특정 상속인의 특별수익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등 상속재산의 범위와 유류분액 계산을 두고도 치열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핵심 쟁점

1. 망인 F의 녹음 유언이 민법상 유효한 유언 방식과 유언 당시의 의사 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2. 녹음 유언에서 '사망 시까지 쓰고 남아 있는 현금'의 범위에 예금채권이 포함되는지 여부.
3. 망인 F의 공동 상속인들(배우자와 자녀들)의 유류분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유류분 부족액의 산정.
4. 원고 A의 딸 I에게 유증된 5,000만 원이 실질적으로 원고 A의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5.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적극적 상속재산과 증여재산의 범위 및 가액.

법원의 판단

1. 부산가정법원에서 2022년 12월 15일 검인한 망인 F의 2022년 8월 24일자 녹음 유언은 유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 A는 피고 B에게 104,538,341원, 피고 C에게 69,692,227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4년 11월 3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3. 피고 D의 원고 A에 대한 반소 청구는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해 생긴 부분은 피고들(B, C, D, E)이 부담하고, 반소로 인해 생긴 부분 중 원고 A와 피고 B, C 사이 부분은 원고 A가, 원고 A와 피고 D 사이 부분은 피고 D이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치매 진단 이력이 있는 망인의 녹음 유언도 민법상 요건을 갖추었다면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유언자의 마지막 의사를 존중했습니다. 동시에, 해당 유언으로 인해 법정 상속인들의 유류분권이 침해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증을 받은 자녀가 다른 상속인들에게 그 부족분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함으로써, 유언의 자유와 상속인들의 최소한의 상속권을 조화롭게 고려했습니다. 이 판결은 상속재산에 대한 특정 상속인의 기여 주장이나 재산 명칭의 해석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067조 (녹음에 의한 유언)​: 유언자는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의 동영상 녹음이 이 요건을 충족하여 유효한 녹음 유언으로 인정했습니다.
2. 의사능력의 유무 판단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등)​: 의사능력은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의미하며, 유언 능력은 유언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식별능력입니다. 법원은 치매 진단을 받았더라도 유언 당시의 판단 능력, 질병 상태, 유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언 능력을 개별적으로 판단하며, 의사무능력을 주장하는 측이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3. 치매관리법 제2조 제1호: 치매를 '퇴행성 뇌질환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하여 기억력, 언어능력 등이 저하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후천적인 다발성 장애'로 정의합니다. 법원은 치매 증상의 가변성을 고려하여 치매 진단만으로 곧바로 행위자의 의사능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4. 특별수익의 범위 및 유류분 산정 (민법 제1008조, 대법원 2006. 8. 28.자 2006스3 결정 등)​: 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에게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도 실질적으로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간주되어 유류분 산정 시 고려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A의 딸 I에게 유증된 5,000만 원이 원고 A의 특별수익으로 판단되었습니다.
5.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 (민법 제1114조,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등)​: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로 특별수익을 한 자가 있다면, 그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이전 여부나 당사자 쌍방의 손해 가해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증여 부동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당시의 가격으로 산정하며, 금전 증여는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GDP 디플레이터 등 사용)하여 계산합니다.
6.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비율 (민법 제1112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가집니다. 본 사건에서는 배우자 B의 유류분 비율이 3/22, 자녀 C, E, D의 유류분 비율은 각 1/11로 적용되었습니다.
7. 유류분 반환의 방법 및 범위 (민법 제1116조,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다6947 판결 등)​: 유류분 반환 청구의 목적인 증여와 유증이 병존할 경우, 유류분 권리자는 먼저 유증을 받은 자에게 반환을 청구하고, 그 후에 부족분이 남아 있으면 증여를 받은 자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환은 원물반환이 원칙이나, 당사자 합의 등으로 가액반환도 가능합니다.

참고 사항

1. 녹음 유언 방식의 준수: 녹음 유언을 할 때는 반드시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자신의 이름과 연월일을 말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자신의 이름을 말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녹음되어야 하며, 영상으로 기록하면 유언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데 더욱 유리합니다.
2. 유언자의 의사 능력 확보: 유언 당시 유언자가 자신의 유언 내용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치매 등 질병 진단을 받았더라도 유언 당시 유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사 능력이 있었다면 유언은 유효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재산 명칭의 명확화: 유언 내용에 '현금'과 같이 재산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다면,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현금'이 예금채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는데, 이처럼 유언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법원의 해석에 맡겨질 수 있습니다.
4. 특별수익의 유류분 산입: 공동 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에 증여나 유증을 받은 재산은 '특별수익'으로 간주되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됩니다. 직접 상속인이 아닌 직계비속(예: 손주)에게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이라도 실질적으로 상속인에게 이익이 돌아갔다고 판단되면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
5. 유류분 비율과 반환 의무: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가집니다. 특정 상속인이 유증이나 증여로 인해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한 경우, 침해된 유류분 권리자는 유증을 받은 자에게 먼저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6. 증여재산의 가액 환산: 유류분 산정 시 생전 증여받은 금전은 상속개시 당시의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계산됩니다. 물가변동률(예: GDP 디플레이터)을 반영한 계산 방식이 적용되므로, 증여 시점과 상속 시점의 가치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