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임시총회 결의 무효 확인 및 전 조합장 제명 사건

이 사건은 전 조합장 A가 지역주택조합 B를 상대로 2020년 2월 11일, 6월 20일, 7월 11일 각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들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입니다. A는 임시총회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소집, 임원 선출 절차의 하자, 직접 출석 정족수 미달, 유동적인 안건 상정, 소집 통지 기간 미준수, 서면결의서 철회 불가의 부당성, 의사정족수 미달, 그리고 조합원 제명 결의의 부당성 등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2월과 6월 임시총회 결의에 대해서는 7월 임시총회에서 재인준되었으므로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7월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A에 대한 조합원 제명 결의는 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그 외 7월 임시총회 관련 주장들은 대부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지역주택조합의 전 조합장.
• 피고 (B지역주택조합): 부산 동래구 일대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주택조합.
• G: 원고 사임 후 피고의 이사로 선임된 인물로,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후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임시총회를 소집함.

분쟁 상황

피고 B지역주택조합의 조합장이었던 원고 A는 2020년 1월 12일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1월 13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원고를 포함한 임원 전원의 사임서가 수리되었고, 같은 날 새로운 이사 G, H, I이 선임되었습니다.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조합장 유고를 이유로 이사 G을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했습니다.

G은 조합장 직무대행자 또는 조합장 지위에서 총 세 차례의 임시총회(2020년 2월 11일, 6월 20일, 7월 11일)를 소집했습니다. 1차 임시총회에서는 G이 조합장으로 선출되고 새로운 임원들이 선임되었습니다. 2차 임시총회에서는 업무대행사 선정 등 여러 안건이 결의되었습니다. 3차 임시총회에서는 1, 2차 임시총회 결의를 재인준하는 안건과 함께 '원고 A에 대한 제명 결의' 안건 등이 다루어졌습니다.

원고 A는 이 세 차례의 임시총회 결의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한 소집, 임원 선출 과정의 하자, 주택법상 직접 출석 정족수 미달, 안건 설명 부족, 제명 결의 시 소명 기회 미부여 등 다양한 실체상 및 절차상 하자로 인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원고는 이 사건 3차 임시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되거나 각하된 바 있습니다.

핵심 쟁점

전 조합장이자 조합원인 A가 제기한 각 임시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다음 사항들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1. 원고가 사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조합장 선임 전까지 직무 수행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
2. G이 조합장 직무대행자로서 임시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 및 이로 인한 결의의 유효성.
3. 이전 임시총회 결의의 하자가 이후 총회에서 재인준됨으로써 치유되는지 여부와 그 확인의 이익 문제.
4. 주택법상 임원 선임 및 해임 총회의 직접 출석 조합원 정족수가 충족되었는지 여부.
5. 조합원 제명 결의에 절차상 및 실체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6. 유동적인 안건 상정, 소집통지 기간 미준수, 서면결의서 철회 불가, '기타 사항' 안건 상정 등이 총회 결의의 무효 사유가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2020년 2월 11일자 및 6월 20일자 임시총회 결의 무효 확인 청구 각하: 해당 결의들이 2020년 7월 11일자 임시총회에서 재인준되었으므로, 과거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2020년 7월 11일자 임시총회 '원고에 대한 제명 결의' 무효 확인: 제명 사유로 주장된 '업무상 배임, 횡령, 배임수재'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원고에게 별다른 형사처분이 내려지지 않았고, 원고의 행위가 조합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공동 이익을 불가피할 정도로 해하여 제명이 최종적인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실체상 하자를 인정했습니다.
3. 그 외 2020년 7월 11일자 임시총회 관련 주장 기각:
   • 소집권한 하자 주장 기각: G이 무권리자라고 하더라도, 그에 의해 소집된 임시총회 결의를 재인준하는 새로운 총회 결의가 있는 경우 소집권한 하자를 독립된 무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유동적 안건 상정 주장 기각: 원고의 주장에 대응하여 안건을 수정한 것이며, 조합원들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소집통지 기간 미준수 주장 기각: 공고 기간이 최소 7일 이상 부여되었고, 일부 조합원에 대한 통지 기간 하자는 경미한 것으로 보아 무효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서면결의서 철회 불가 주장 기각: 서면결의서 제출자의 중복 의결권 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며, 이로 인해 총회 결의의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사정족수 미달 주장 기각: 원고가 주장하는 부적법한 서면결의서 및 현장 출석 인원을 제외하더라도 과반수 출석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기타 사항' 안건 주장 기각: '기타 사항'은 회의의 기본적인 목적사항과 관계되거나 일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사항으로 예측 가능하다고 보아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의 소송 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전 조합장 A가 제기한 임시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2020년 2월과 6월에 열린 임시총회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는 각하하고, 2020년 7월에 열린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A에 대한 조합원 제명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나머지 7월 임시총회 관련 주장들은 대부분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지역주택조합 총회 결의의 유효성 판단 기준과 조합원 제명의 엄격한 요건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적용하고 설명했습니다.

1.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5호 (조합 임원 선임 및 해임 총회 직접 출석 의무)​

   • 조합 임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한 의결을 하는 총회의 경우에는 조합원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 법원은 이 사건 1차 임시총회 결의가 이 규정상 직접 출석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2. 확인의 소의 이익 (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 등 참조)​

   • 확인의 소는 당사자 사이에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할 때 그 불안을 제거하는 데 확인 판결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사건 1, 2차 임시총회 결의가 이 사건 3차 임시총회에서 재인준되었으므로, 1, 2차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이미 과거의 법률관계 확인에 불과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무효행위의 추인 법리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다15715 판결 등 참조)​

   • 무효인 법률행위(총회 결의 포함)를 추인한 경우에는 달리 소급효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는 한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 무효인 법률행위를 추인에 의해 새로운 법률행위로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이전의 법률행위가 무효임을 알고 그 행위에 대해 추인해야 합니다.
   • 묵시적 추인도 가능하나,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신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이 사건 3차 임시총회에서 1, 2차 임시총회 결의를 재인준한 것은 조합원들이 1, 2차 결의의 하자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치유하려는 의사로 이루어졌다고 보아 유효한 추인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단체 구성원 제명 처분의 법리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69942 판결 등 참조)​

   • 단체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 처분은 해당 구성원의 의사에 반하여 그 구성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중대한 제재이므로, 그 구성원의 행위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제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단체 구성원의 공동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만 인정되어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에 대한 형사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고, 원고의 행위가 제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조합의 공동 이익을 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명 결의에 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5. 총회 소집권한의 하자 및 치유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1다64479 판결 참조)​

   • 당초 총회에서 임원을 선임한 결의에 대해 그 후에 다시 개최된 총회에서 종전 결의를 그대로 재인준하는 결의를 한 경우, 설령 당초의 임원 선임 결의가 무효라고 할지라도 새로운 총회 결의가 하자로 인해 부존재 또는 무효임이 인정되거나 그 결의가 취소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총회 결의의 무효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리보호의 요건을 결여합니다.
   • 새로운 총회가 당초 임원 선임 결의에 의해 선임된 임원에 의해 소집된 총회이더라도, 무권리자에 의해 소집된 총회라는 사유는 이를 독립된 무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6. 조합 규약 제19조 제4항 (조합장 유고 시 직무대행의 의미)​

   • 규약에서 '유고'란 조합장의 임기가 만료하기 전에 조합장이 사망, 질병 등 기타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 직무를 집행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하며, 단순히 사임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 사임서가 수리되었더라도 새로운 조합장이 선임될 때까지 종전 조합장은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7. 총회 소집통지 '기타 사항'의 범위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56866 판결 참조)​

   • 회의 소집통지를 함에 있어 회의의 목적사항을 열거한 다음 '기타 사항'이라고 기재한 경우, '기타 사항'은 회의의 기본적인 목적사항과 관계가 되는 사항 및 일상적인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국한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총회 결의의 재인준 효과: 이전 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더라도, 이후 적법하게 소집된 총회에서 그 결의를 다시 인준하면 하자가 치유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하자를 다투기보다는 최신 결의의 유효성을 중심으로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 조합 임원 사임 시 직무대행: 조합 규약에 따라 임원이 사임하더라도 새로운 임원이 선임되기 전까지는 종전 임원이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유고'는 사망, 질병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를 의미하므로, 단순히 사임만으로는 '유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조합원 제명 결의의 엄격성: 조합이나 단체에서 구성원을 제명하는 것은 해당 구성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중대한 조치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 실체적 정당성: 제명 사유가 단체의 목적 달성을 심각하게 어렵게 하거나 공동 이익을 불가피할 정도로 훼손하는 경우에 한해, 제명이 최종적인 수단으로만 인정됩니다. 단순히 형사 고소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명 사유가 충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절차적 정당성: 제명 대상자에게 반드시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소명 요청을 하고 총회에서 소명할 기회를 주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4. 주택법상 직접 출석 정족수: 주택법에 따르면 조합 임원의 선임 및 해임을 의결하는 총회에는 조합원의 일정 비율(예: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대리 참석은 직접 출석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총회 결의에 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총회 소집 통지 및 안건 명확성:

   • 소집 통지 기간: 조합 규약에 명시된 소집 통지 기간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긴급한 경우에도 최소 공고 기간을 지켜야 합니다.
   • 안건의 명확성: '기타 사항'과 같이 불명확한 안건은 총회의 기본적인 목적사항이나 일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사항으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안건 내용을 예측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서면결의서와 의결권 행사: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의 현장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조치가 있더라도, 이로 인해 총회 결의가 곧바로 중대한 하자로 인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조합원의 의결권 행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7. 확인의 소의 이익 유무: 과거의 법률 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현재의 법적 불안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인정됩니다. 이미 새로운 결의가 이루어져 유효한 법률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과거 결의의 무효를 확인해달라는 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