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배달 중 교통사고 후 뇌출혈 발생, 업무상 재해 불승인 사건

이 사건은 가스 배달 업무 중 교통사고를 낸 근로자 A씨가 사고 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두 차례 불승인되자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A씨는 교통사고의 충격과 과로로 인해 외상성 뇌출혈이 발생했거나 기존 뇌동맥류 파열이 가속화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신청한 뇌출혈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만한 충분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A씨의 뇌출혈이 개인적인 건강 소인과 뇌동맥류의 특성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교통사고 전 이미 인지능력 저하가 있었을 수 있으며 업무 부담이 과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가스 배달 업무를 하던 근로자로, 교통사고 후 뇌출혈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근로자 A씨의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한 행정기관입니다.
• 회사 B: 원고 A씨가 소속되어 가스 배달 업무를 수행했던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2015년 6월 14일 가스 배달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다음 날 '전교통동맥에서 기원한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A씨는 이 상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업무상 질병과의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씨는 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교통사고 후 발생한 '전교통동맥에서 기원한 지주막하출혈' 또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의 뇌출혈 상병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법원은 교통사고와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A씨의 뇌출혈 발병 또는 기존 질환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과 관련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제40조, 제41조):

•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 질병, 장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양급여는 이러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 지급됩니다.
•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해가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했으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2. 인과관계의 입증 책임 및 정도:

•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 즉 근로자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또는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수 있다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단순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미 줄 수 있다는 막연한 추정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발병 및 악화 원인이 업무 외의 사적인 요인과도 관련되어 있다면, 업무에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3. 이 사건에 적용된 법리:

• 법원은 A씨의 뇌출혈 상병이 선천적인 뇌동맥류의 특성, 고혈압, 흡연, 음주와 같은 개인적인 건강 소인이 파열 가능성을 높였음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법원 감정의는 이러한 개인적 소인에 의한 파열 위험을 95%로 평가했습니다.
• 또한, A씨의 교통사고 전후 상황(사고 후 바로 병원에 가지 않고 귀가, 사고 전 인지능력 저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교통사고가 뇌출혈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미 진행 중이던 뇌동맥류 파열이 자연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업무상 과로 주장에 대해서는 A씨의 주당 평균 업무 시간이 55~56시간으로 길었지만, 업무 내용(대부분 운전, 고정된 배달처, 주 1회 이상 휴식)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뇌혈관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만큼 과중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무거운 가스 용기 상하차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육체적 부담 증명이 부족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업무와 A씨의 뇌출혈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아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유지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철저히 준비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1. 의료 기록의 정확성: 사고 직후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의료 진단을 받고, 상병의 원인이 외상성인지 내부 질환과 관련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의료진의 구체적인 소견을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진단서와 소견서의 상병명이 일치하고 재해 발생 상황과 명확히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개인 건강 상태 관리: 흡연, 음주, 고혈압 등 뇌혈관 질환과 관련된 개인적인 위험 요소를 평소 관리하고, 건강 검진 기록 등을 통해 개인적 소인이 없거나 잘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업무 관련성 입증: 과로 및 스트레스가 상병에 영향을 미쳤음을 주장하려면 단순히 업무 시간이 길다는 것 외에, 업무의 육체적·정신적 강도, 업무량의 급격한 변화,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 등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발생했음을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물건을 자주 운반하거나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수동으로 작업했는지,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했는지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4. 사고 경위의 명확화: 사고 발생 전후의 상황을 명확하게 기록하고 증거(예: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사고 발생 직전의 근로자의 인지능력 저하 등 의학적 증상이 있었다면, 이는 상병이 사고 전에 발생했을 가능성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