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택시 회사에서 '정액사납금제' 방식으로 임금을 받아온 택시 운전 근로자들이, 회사가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시행 이후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임금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체불임금과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2013년 이후 체결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판단하며, 이전의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이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피고 A 주식회사는 택시 운전 근로자들에게 '정액사납금제'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이 방식은 근로자가 매일 일정 금액(기준운송수입금,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금은 근로자가 갖는 형태입니다.
B노동조합과 C조합은 2005년부터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왔는데, 특히 2008년 임금협정부터 소정근로시간이 월 200시간에서 월 160170시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후 2013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이 월 130140시간으로 더욱 단축되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2007년 12월 27일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어 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도록 규정되었고, 이 조항은 부산지역의 경우 2009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협정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려는 시도로 무효이므로, 기존의 유효한 소정근로시간(2005년 임금협정 기준 월 200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과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택시 운전 근로자의 '사납금제' 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을 잠탈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와 그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 산정 방식, 피고가 주장하는 소정근로시간 외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지급 의무의 존재 여부, 피고가 원고들의 임금채권에 대해 주장한 상계 및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여부
법원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별지 2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최저임금 미달액과 미지급 퇴직금 합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9년 6월 1일부터 2020년 9월 10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의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청구와 피고의 상계 항변 및 신의칙 위반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일반 택시 운송사업에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특례조항이 가지는 중요성과 강행법규의 효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사용자가 최저임금 회피를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합의는 무효이며, 근로자에게는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임금채권에 대한 사용자의 상계 주장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일반택시 운송사업 운전 근로자 최저임금 특례): 이 조항은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운전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택시 기사들이 수입금 전체가 아닌 사납금을 내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갖는 '사납금제'의 특성을 고려하여, 운전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수입(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최저임금 계산에서 제외하고,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기본급과 수당 등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충족하는지 판단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는 택시 운전 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는 데 있습니다.
강행법규와 탈법행위의 무효: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강행법규입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할 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단지 서류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는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이러한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면, 그 전에 유효하게 정해졌던 소정근로시간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다시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 전액 지급 원칙):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가지는 다른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을 극히 예외적인 경우(예: 초과 지급된 임금 반환)를 제외하고는 금지하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근로자 생활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가 운송수입금 미납 등을 이유로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강행법규 위반 시 일부 무효 특칙):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무효가 된 부분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도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합니다. 이는 민법상 '일부 무효'에 대한 특별 규정으로, 강행법규를 위반한 부분이 있더라도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위반된 부분만 무효가 되고 그 부분은 법에서 정한 기준으로 대체되어 효력을 갖게 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여도 사납금 관련 합의 등 다른 부분은 유효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의 제한: 단체협약 등 노사 합의 내용이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특히 최저임금법과 같이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수 있으므로,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 적용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단순히 회사의 재정적 부담이나 노사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신의칙 위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택시 운전 근로자는 본인이 받는 월급 중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노동조합과 회사 간에 임금협정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유효했던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임금협정의 내용을 잘 보관하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운송수입금 미납과 같은 채권은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함부로 상계할 수 없습니다. 임금은 전액 직접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노사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