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직책 강등 발령 무효 및 임금 지급 판결

피고 기관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 A가 부장 직책으로 강등된 후, 이 강등 발령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며, 강등 발령이 피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1988년부터 피고 기관에 근무하다가 2014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보임되었으나 같은 해 부장 직책으로 강등된 후 팀원으로 근무하게 된 사람입니다.
• 피고 B기관: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증권 등 집중 예탁 및 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 기관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4년 11월 17일 부장 직책인 광주지원장으로 강임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원고는 급여가 삭감되는 등 경제적, 신분상 불이익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이 강등 발령이 취업규칙에 따른 절차(동의)를 지키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등으로 인해 받지 못한 임금 차액을 피고에게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임원 또는 임원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취업규칙 적용 대상이 아니며, 본부장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정당하게 강임된 것이고, 또한 원고가 강등 발령 후 3년 3개월이 지나 소를 제기한 것은 '실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강등 발령 당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피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이루어진 강등 발령이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3. 강등 발령이 무효인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4. 원고의 소 제기가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제1심판결을 취소합니다.
2. 피고가 2014년 11월 17일 원고에게 한 직책강임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합니다.
3. 피고는 원고에게, 가. 115,012,898원 및 이에 대한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3월 7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고, 나. 2018년 1월 1일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연 43,388,74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5.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1. 원고는 전략기획본부장 직책에 있었으나, 피고의 정관상 임원이나 상무가 아닌 '직원'이었고, 이사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었으며, 직원보수규정에 따라 급여를 받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하에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는 직원이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본인의 동의' 없이 그 의사에 반하여 강등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강등 발령을 내렸고, 본부장 강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이며, 따라서 강등 발령은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3. 강등 발령이 무효이므로 원고는 본부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며,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가 본부장으로서 근무를 계속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강등 발령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115,012,898원 및 지연손해금, 그리고 복직 시까지의 장래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원고가 강등 발령일로부터 약 3년 3개월 후에 소를 제기했지만, 피고 내부에서 유사한 부당 인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다른 강등 사례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었으며, 피고 스스로 '부당 강임자 구제방안'을 마련했던 사정 등을 종합할 때, 피고가 원고가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실효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근로자의 정의):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가 '전략기획본부장'이라는 직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정관상 임원에 해당하지 않았고 이사회 의결에 참여할 권한이 없었으며, 직원보수규정에 따라 급여를 받는 등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형식보다는 실질에 따라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법원 입장을 반영한 것입니다.
2. 취업규칙의 법규범성 및 해석: 취업규칙은 노사 간의 집단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규범적 성격을 가집니다. 따라서 취업규칙의 문언은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는 해석이나 사실 인정은 신중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는 직원의 의사에 반하는 강등을 제한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강임 발령을 하였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3. 민법 제538조 제1항(채권자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 불능):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의 부당한 강임발령으로 인해 원고가 본부장으로서의 근로를 계속 제공할 수 없게 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강임 발령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을 임금(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4. 실효의 원칙: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상당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 뒤늦은 권리 행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아 허용하지 않는 법리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 기관 내에서 인사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과 유사 소송이 있었던 점, 피고가 '부당 강임자 구제방안'을 마련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의 권리 불행사에 대해 정당한 신뢰를 가졌다고 보기 어려워 실효의 원칙 적용을 부정했습니다.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금전 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에서 법정이율에 관한 특별 규정을 적용하는 법률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소송 제기 시점 이후부터는 상법상 이율(연 6%)을,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이율(연 15%)을 적용하여 지급하도록 명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직책명보다 실질적 지위가 중요합니다: 직책명이 본부장, 이사 등 관리자급으로 보이더라도, 회사의 정관, 이사회 규정, 실제 의사결정 참여 여부, 보수 지급 방식, 업무의 독립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됩니다. 형식적인 직책보다는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2. 강등(강임) 처분은 회사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 규정에 강등 사유와 절차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면, 회사는 반드시 그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규정에 없는 사유나 절차를 위반한 강등 처분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규정이 있다면 동의 없이 이루어진 강등은 무효입니다.
3. 취업규칙의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취업규칙은 근로관계의 중요한 법규범이므로, 그 내용을 해석할 때는 명확한 근거 없이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거나 확대하여 해석하지 않습니다. 회사 규정에 흠결이 있다면 이는 회사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4. 부당한 강등 시 임금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강등 처분이 무효로 판단되면, 해당 직원은 강등되기 전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부당하게 삭감된 임금(강등 전후 임금 차액)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장래에 발생할 임금 차액에 대해서도 미리 청구할 필요성이 인정되면 청구가 가능합니다.
5. 권리 행사 시기가 늦어져도 상황에 따라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당한 인사 처분에 대한 법적 다툼이 다소 시간이 지난 후에 제기되더라도, 회사 내부에서 유사한 부당 인사 문제에 대한 논의나 비판이 지속되었고, 다른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었거나 회사가 스스로 문제 해결 노력을 보였다면, 회사가 직원의 권리 불행사를 정당하게 신뢰했다고 보기 어려워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송 제기 시기를 판단할 때는 이러한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