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청소 중 추락 사고로 부상당한 근로자의 손해배상 사건

망 A는 주식회사 B 소속으로 한국철도공사의 열차 청소 업무를 수행하던 중, 안전 장비 없이 객실 의자를 밟고 선반을 닦다가 미끄러져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망 A는 중증 상해를 입었으며, 이후 사망하자 자녀인 원고 G가 소송을 수계하여 피고 주식회사 B와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에게는 사용자로서 안전 보호 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여 약 1억 3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근로자 본인의 과실과 손해 확대 요인을 고려하여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했습니다. 한편,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해서는 실질적 사용자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책임은 인정될 수 있었으나, 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소송이 제기되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망 A의 소송수계인 G (원고):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 망 A의 자녀로, 망 A의 손해배상채권을 단독 상속하여 소송을 이어받았습니다.
• 망 A: 2013년 1월 1일부터 피고 회사 소속으로 열차 청소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로, 2014년 1월 6일 열차 청소 중 추락 사고를 당해 중증 상해를 입었으며, 소송 계속 중인 2023년 6월 11일 사망했습니다.
• 주식회사 B (피고 회사): 망 A를 고용한 청소 용역 및 경비업 회사로, 한국철도공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철도차량 청소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 한국철도공사 (피고 공사):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설립되어 국내 철도 및 철도차량을 운영하며, 피고 회사에 철도차량 청소 용역 업무를 도급한 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망 A는 2014년 1월 6일, 피고 주식회사 B 소속으로 한국철도공사의 객차 청소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망 A는 약 175cm 높이의 선반을 청소하기 위해 높이 약 40cm의 객실 의자를 밟고 올라갔는데, 걸레 외에 장대나 작업 발판 같은 적절한 안전 도구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의자 위에서 청소하던 중 미끄러져 객실 바닥으로 추락하여 제3~4경추 골절 및 탈구, 척수 손상 등의 중증 상해를 입었습니다. 사고 이후 사지 부전마비 상태에서 불안정한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기도 했으나, 2016년부터는 정신과적 이상행동이 발생하여 모든 일상생활에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되었습니다. 망 A는 소송 중 사망했고, 자녀인 원고 G가 소송을 수계하여 피고 주식회사 B와 한국철도공사 양쪽에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해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위반, 피고 공사에 대해 실질적 사용자 책임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주식회사 B가 근로자인 망 A에 대한 사용자로서 안전 보호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2. 사고 발생에 대한 망 A의 과실 비율과 피고 주식회사 B의 손해배상 책임 제한 여부.
3. 망 A가 지급받은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
4. 피고 주식회사 B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
5. 피고 한국철도공사가 망 A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안전 보호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6. 피고 한국철도공사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7.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하여:
   • 피고 주식회사 B는 망 A의 사용자로서 적절한 청소 도구 제공 및 안전 조치, 안전 교육을 실시할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아 채무불이행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다만, 망 A 스스로도 의자 위에서 작업 중 주의를 소홀히 한 점, 중상해 방어 조치 미흡, 정신과적 요인 등으로 손해가 확대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주식회사 B의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 기왕 개호비는 원고가 청구한 359,628,592원 중 간병인 고용으로 지출된 211,646,968원만 인정되었고, 가족 간병비는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는 기왕 개호비 청구 기간과 일치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지 않았습니다.
   • 위자료는 40,000,000원으로 산정되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B의 채무불이행 책임은 고용계약상 신의칙에 따른 보호의무 위반으로,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소멸시효 항변은 기각되었습니다.
   • 최종적으로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103,494,090원(= 기왕 개호비 63,494,090원(211,646,968원 × 30%) + 위자료 40,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2.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하여:
   • 피고 한국철도공사가 망 A의 실질적인 사용자 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은, 부산 사업소의 사례나 청소 상태 점검 행위만으로는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기각되었습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책임은 인정될 수 있었으나, 망 A가 사고 발생일(2014년 1월 6일)에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소가 3년이 경과한 2018년 10월 16일에 제기되었으므로,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해 약 1억 3백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고,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청구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모두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B로부터만 손해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민법 (사용자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안전하게 노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사용자에게는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합니다. 이 책임은 민법 제766조의 불법행위 소멸시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 주식회사 B는 망 A에게 적절한 안전 도구를 제공하지 않고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민법 제766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또한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청구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로 간주되었고, 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 소가 제기되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되어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도급인)는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서 자신의 근로자와 수급인(하도급인)의 근로자가 함께 작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및 보건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 한국철도공사는 피고 회사에 청소 용역 업무를 도급한 사업주로서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았으나,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해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보험급여 공제)​: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므로,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 그 급여액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손해의 성질 및 발생 기간 등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망 A가 지급받은 요양급여의 기간과 원고가 기왕 개호비를 청구하는 기간이 일치하지 않아 요양급여가 기왕 개호비에서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 안전 장비 및 교육의 중요성: 작업 환경에서 적절한 안전 장비(예: 작업 발판, 안전봉 등)가 제공되지 않거나 실효성 있는 안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업주는 사용자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근로자 본인의 주의 의무: 근로자 역시 작업 시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습니다. 본인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 청구 시 소멸시효 고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 책임의 차이: 고용 계약에 따른 사용자의 보호의무 위반은 채무불이행 책임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소멸시효 적용 방식이 일반 불법행위와 다를 수 있습니다. 직접 고용 관계에 있는 사업주에게는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어 소멸시효가 길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 실질적 사용자 판단 기준: 직접적인 고용 계약이 없더라도, 업무 지휘·감독을 실질적으로 행사했다면 '실질적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업무 결과물에 대한 검수 행위만으로는 실질적 사용자 관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업무 지시와 통제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 산업재해 보상과 손해배상의 관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더라도, 그 급여액이 손해배상액과 성격 및 발생 기간이 동일하지 않다면 손해배상액에서 전액 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기왕 개호비 청구 시 증빙: 간병비 등 기왕에 발생한 비용을 청구할 때는 실제 지출 증빙(영수증, 계좌 이체 내역 등)이 명확해야 합니다. 가족의 간병비는 실제 지출을 증명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