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인사규정 변경 및 징계 절차의 적법성 판단 사건

이 사건은 회사의 조직 개편으로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이 변경되면서 징계 요청자와 징계 심의 위원장 겸직이 허용된 상황에서, 근로자가 해고된 것이 부당해고인지 여부를 다툰 사건입니다. 근로자는 인사규정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며 징계 요청 절차도 위반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규정 변경이 불이익한 변경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징계 요청 절차도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심판한 행정기관의 장
•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 (참가인 회사): 원고 A를 해고한 회사

분쟁 상황

참가인 회사는 2019년 1월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을 개정했습니다. 개정된 규정은 징계 요청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담당 본부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위원장은 징계 대상자와 관련이 있더라도 제척 대상에서 제외하되 의결권은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근로자 A는 이전에 동일한 징계사유로 해고되었다가 절차상 하자로 인해 해고 조치가 취소된 적이 있었고, 회사는 앞선 해고의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기 위해 다시 근로자 A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여 해고했습니다. 근로자 A는 회사의 개정된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고, 징계 요청 절차도 취업규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는지 여부와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취업규칙에 정해진 징계 요청 절차를 적법하게 준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22. 4. 14. 선고 2021누40067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합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이 판단한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 여부와 징계 요청 절차의 위반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1.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 여부: 회사의 인사규정 및 취업규칙 개정으로 징계 요청 업무 담당 본부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제척 대상에서 예외가 된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회사의 규모, 직제, 기존 관행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때 징계 요청권자가 인사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반드시 공정성을 해친다고 볼 수 없으며, 개정 전에도 유사한 겸직 규정이 있었고 징계재심 위원회 구성은 오히려 공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2. 징계 요청 절차의 위반 여부: 취업규칙상 징계 요청 절차는 징계권 남용 방지 취지이며 반드시 특정 방식이나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전에 절차적 하자로 해고가 취소된 후 다시 이루어진 징계인 점,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가 있었다면 내부적으로 징계 요청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절차가 간이하게 진행되었더라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나 방어권 침해가 없었다면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94조(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회사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회사의 인사규정 개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는데, 대법원은 단순히 직책 겸임이나 제척 예외 조항이 신설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불이익 변경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회사의 규모, 조직 개편의 경위, 기존 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징계의 정당성 판단 원칙 (절차적 정당성)​: 근로자에 대한 징계는 징계 사유의 존재뿐만 아니라, 징계 절차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정해진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취업규칙상 징계 요청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대법원은 징계 요청 절차가 반드시 서면 등 특정한 방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절차의 순서가 다소 변경되었더라도 그 본래 취지(징계권 남용 방지)를 해치지 않고 근로자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면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기 어렵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의 인사규정이나 취업규칙이 변경될 경우, 그 내용이 자신의 근로 조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징계 관련 규정이 변경될 때는 징계의 공정성이나 절차적 권리가 침해될 여지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징계 절차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명시된 규정을 회사가 제대로 준수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모든 절차 위반이 곧바로 해고 무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는 징계의 정당성을 다툴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이 사건처럼 이전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던 징계를 재차 진행하는 경우, 회사가 절차를 간이하게 처리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와 방어권 행사를 보장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