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 강도/살인 · 노동
이 사건은 건설 현장에서 동바리로 지지된 보 거푸집 위에 임시 적치대를 설치하고 중량물 자재를 하역하던 중 안전조치 미비로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입니다. 법원은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의 업무상 과실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인정하고, 시공사인 주식회사 C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2023년 9월 27일 18시 30분경, 대구 달성군 소재 'E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약 2.8미터 높이에 설치된 보 거푸집 위 임시 적치대에 크레인으로 인양된 합판거푸집(약 4,336kg)과 콘패널(약 657kg) 등 중량물 자재를 하역·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임시 적치대로 이용된 각관의 무게는 1,350kg 상당이었으나,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는 보 거푸집의 외력 대비 견고한 지지대 설치, 지지대 조립도 작성,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작성 등 필수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과중한 자재 하중을 이기지 못한 보 거푸집을 지지하던 동바리가 쓰러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H(62세)이 지하 1층으로 추락하여 자재에 깔려 다발성 늑골골절상 등으로 같은 날 20시경 사망했습니다. 또한 하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I(70세)은 요추 골절상(치료 약 12주), J(55세)은 전두골 골절상(치료 약 6주)을 입었습니다. 이 야간 작업은 당초 계획에 없던 것으로, 임시 적치대 사용 지시를 포함한 모든 작업 지시가 형틀 작업반장 B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가 건설 현장의 관리·감독자로서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형틀 작업반장 B가 일용직 근로자였음에도 실질적인 관리·감독 지위에 있었는지, 그리고 사업주인 주식회사 C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3월, 피고인 B에게 금고 6월,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주식회사 C에게는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법원은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가 약 2.8미터 높이의 불안정한 임시 적치대에서 중량물 자재 하역 작업을 지시하면서도, 견고한 지지대 설치, 지지대 조립도 작성,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작성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 사망 및 상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B의 경우 일용직 근로자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현장소장과 다른 근로자들의 진술을 통해 형틀 공정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지시 및 관리·감독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며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사망 피해자 유족 및 상해 피해자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과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으나,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법정구속은 면하게 했습니다. 시공사인 주식회사 C는 소속 직원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 제3항 제2호 (안전조치 의무): 사업주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근로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장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중량물 취급 작업이나 높은 곳에서의 작업을 위한 가설 구조물 설치 시에는 견고한 구조의 지지대 설치, 조립도 작성, 작업계획서 작성 등 구체적인 안전 조치를 이행해야 합니다. 현장소장 A와 사업주인 주식회사 C는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사고를 발생시켰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처벌): 사업주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 A와 주식회사 C가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 외에 그 법인도 해당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 C는 현장소장 A의 위반행위에 대해 이 규정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처벌받게 됩니다.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는 공사 현장의 관리·감독자로서 작업 시 안전을 확보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들의 사망 및 상해 사고를 초래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여기서 업무상 과실이란 직업에 따라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를 예측하고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원칙입니다. 현장소장 A와 형틀 작업반장 B가 공동으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작업을 지시하여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죄를 구성할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원칙입니다. 피고인 A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동시에 인정되어 더 형량이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받았습니다. 피고인 B는 여러 건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하여 가장 중한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받았습니다.
건설 현장에서는 어떠한 작업 환경에서도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합니다. 특히 높은 곳에서 중량물을 다루는 작업 시에는 작업 발판, 지지대, 거푸집 등 모든 구조물의 안정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작업 전 충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임시 적치대 등 임시 구조물은 예상되는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설치하고, 반드시 조립도를 작성하여 규격에 맞게 시공해야 합니다. 관리·감독자는 자신의 직책이나 고용 형태(정규직, 일용직 등)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작업에 대한 지시 및 관리 권한을 행사한다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와 형법상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게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 피해 근로자 및 유족과의 신속하고 성실한 합의 노력은 형량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