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사 단체의 임원 선출 과정 논란 해결 판결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D에서 대의원 의장과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발생하여 해당 선출 결의가 무효임이 확인된 사건입니다. 하자의 주요 원인은 하위 분회의 대의원 선출 무효 판결로 인한 대의원 자격 상실, 적법한 소집권자가 아닌 자에 의한 총회 소집, 그리고 단체 회칙에 명시된 임원 선출 방식 및 보궐선거 규정을 위반한 점이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사단법인 D의 정회원. A는 전 대의원 의장, C는 전 총무이사, B는 대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피고 단체의 대의원 의장 및 회장 선출이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사단법인 D: 의료기사 등의 면허 종류별로 전국적으로 조직된 단체의 산하 시·도회 단체입니다. 대의원 의장과 회장 선출 과정의 절차적 하자로 인해 피소되었습니다.
• 사단법인 J: 피고 사단법인 D 산하의 시·군·구 분회로, 대의원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어 대의원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단체입니다.
• E: 2022년 3월 2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피고 단체의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되었으나, 이 선출이 무효로 확인된 인물입니다. 이후 2023년 1월 8일 도의원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 F: 2022년 4월 14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피고 단체의 24대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나, 이 선출이 무효로 확인된 인물입니다. 이후 2023년 1월 8일 도의원총회에서 다시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 K, L, M, N: J 분회에서 피고 단체의 대의원으로 선출되었으나, 관련 소송을 통해 대의원 당선이 무효로 확정된 인물들입니다. 이들의 대의원 자격 유무가 총회 결의의 적법성에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 S: 피고 사단법인 D의 전 회장으로, 임기 중 사임했습니다.
• T: 피고 사단법인 D의 전 대의원 의장입니다.
• U: 피고 사단법인 D의 선임 부회장으로, 사임한 S 회장의 직무대행을 하고 새로운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 공고를 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 분쟁은 의료기사 관련 단체인 사단법인 D와 그 산하 J 분회의 대의원 선출 과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J 분회는 2021년 5월 17일과 5월 24일에 K, L, M, N을 피고 단체의 대의원으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회칙과 달리 임의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자격 결정, 당선 결정 및 공지 등의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원고 B가 대의원 당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2022년 10월 4일 대구고등법원에서 K, L, M, N의 대의원 당선이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이 판결은 2023년 2월 2일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피고 사단법인 D는 2021년 9월 26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여 원고 A를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하고 회장 선거를 회원 직선제로 변경하는 회칙 개정을 결의했습니다. 그러나 J 소송 1심에서 원고 B가 패소하자, E을 포함한 대의원 10명은 K, L, M, N이 참여하지 않은 종전 총회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회장 S이 사임했고, 2022년 3월 20일 임시대의원총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총회에는 대의원 자격이 무효로 확인된 K, L, M, N을 포함한 대의원들이 참석하여 E을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이후 2022년 4월 14일 임시대의원총회가 개최되어 F가 피고 단체의 24대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원고들은 2022년 3월 20일과 2022년 4월 14일의 총회에서 이루어진 대의원 의장 및 회장 선출이 적법한 소집권자가 아닌 자에 의해 소집되었고, 대의원 자격이 없는 자들이 참여했으며, 회칙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므로 무효임을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022년 3월 20일 진행된 피고 단체의 임시대의원총회에서 E을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한 결의가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해 소집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대의원 자격이 없는 K, L, M, N이 총회에 참여하여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입니다.
2. 2022년 4월 14일 진행된 피고 단체의 임시대의원총회에서 F를 회장으로 선출한 결의가 적법한 소집권자에 의해 소집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단체 회칙에 규정된 회장 선출 방식(회원 직선제) 및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보궐선거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3.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원고 A의 대의원 의장 임기 종료 여부와 이후 새로운 총회 결의가 있었음에도 과거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에 대한 피고의 주장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4.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 A가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된 2021년 9월 26일 총회의 소집 절차, 회의 방식(줌 회의), 의사정족수 충족 여부 등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5. 원고들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 금반언의 원칙, 실효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사단법인 D의 대의원총회에서 2022년 3월 20일 E을 피고의 대의원 의장으로, 2022년 4월 14일 F를 피고의 24대 회장으로 각 선출한 행위는 무효임을 확인합니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2022년 3월 20일 E을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한 총회와 2022년 4월 14일 F를 회장으로 선출한 총회가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두 총회 모두 적법한 소집권자인 대의원 의장(원고 A)에 의해 소집되지 않았습니다. 둘째, 2022년 3월 20일 총회에는 하급 분회에서 대의원 당선이 무효로 확인된 K, L, M, N을 포함한 자격 없는 대의원들이 참여하여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셋째, 2022년 4월 14일 총회는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이었으므로 회칙에 따라 보궐선거 없이 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장 선출을 진행했습니다. 넷째, 2022년 4월 14일 총회에서 회장 선출 방식이 회칙에 명시된 회원 직선제가 아닌 대의원총회의 의결로 이루어져 회칙을 위반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원고 B의 대의원 자격 상실, 원고 A의 임기 종료로 인한 확인의 이익 부재, 새로운 총회 결의로 인한 과거 법률관계 확인의 이익 부재)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특히 원고 A가 적법하게 대의원 의장으로 선출된 2021년 9월 26일 총회의 적법성에 대한 피고의 이의 제기도 소집권자 공석 상황 및 회칙에 따른 소집 규정을 고려할 때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의 주장이 신의칙, 금반언의 원칙 등에 반한다는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H 등 의료기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면허의 종류별로 전국적으로 조직을 가지는 단체를 설립하여야 한다. 전국적으로 조직을 가지는 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도에 지부를 설치하여야 하며, 시·군·구에 분회를 설치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의료기사 단체의 설립 및 조직 구성에 관한 근거 법령으로, 이 사건 피고 단체와 그 산하 분회의 법적 성격을 규정합니다.
2. 사단법인 총회 결의 무효 확인의 소의 법률상 이익: 사단법인의 사원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은 제소권자의 제한이 없으며, 결의의 절차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경우 정당한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라면 누구나 그 확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단체의 정회원으로서 이 사건 각 총회 결의의 무효를 다툴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3. 임기 만료된 대표자의 업무수행권 범위: 임기가 만료된 종전 대표자에게 후임자 선임 시까지 업무수행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도, 이는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개별적·구체적으로 인정되는 것이지, 임기 만료 후 후임자가 선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포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 대의원 의장의 임기 만료 후 상당 기간이 지났고 대의원 자격마저 없는 상태에서 포괄적인 업무수행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4. 총회 소집권자 및 절차의 적법성: 단체의 회칙에 총회 소집권자가 명시되어 있다면, 해당 소집권자에 의해서만 총회가 적법하게 소집될 수 있습니다. 회칙 제23조 제1항에 '대의원총회는 대의원 의장이 소집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적법하게 선출된 대의원 의장만이 총회 소집 권한을 가집니다. 적법한 소집권자가 아닌 자에 의해 소집된 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절차적 하자로 인해 무효가 됩니다.
5. 대의원총회의 구성원 자격 및 의결정족수: 단체의 회칙 제50조 제1항에 '대의원총회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으로 성원되며,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하고 있다면, 대의원총회 결의에 참여하는 대의원은 정당한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대법원 판결로 대의원 당선이 무효로 확정된 자(K, L, M, N)가 총회 결의에 참여하여 의결정족수나 의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해당 결의는 실체적 하자로 인해 무효가 됩니다.
6. 임원 선출 방식 및 잔여 임기 규정 준수: 단체의 회칙 제15조 제9항에 '회장 유고 시 1개월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하여 임원을 선출하되, 잔여 임기가 1년 이내인 경우 보임자를 선출하지 않고 부회장이 대행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규정이 있고, 회칙 제15조 제1항에 '회장은 함께 일할 부회장을 구성하는 런닝메이트제로 회원의 무기명비밀투표 또는 비밀투표가 보장된 SNS를 통한 투표를 통해 선출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규정이 있다면, 이러한 회칙을 위반하여 회장의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임에도 보궐선거를 진행하거나, 회원 직선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회장을 선출한 행위는 회칙 위반으로 무효가 됩니다.
7. 신의성실의 원칙, 금반언의 원칙, 실효의 원칙: 특정 주장이 과거의 행동이나 관행과 모순될 때 제기될 수 있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상황(소집권자 공석)과 현재의 상황(소집권자 존재)이 다르다면, 과거의 행동을 근거로 현재의 주장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이 이 원칙들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단체 운영이나 임원 선출 상황에 있는 경우 다음 사항을 참고해야 합니다.

1. 회칙 및 정관 준수: 단체의 회칙이나 정관은 총회 소집, 임원 선출, 회의 진행, 의결정족수 등 단체 운영의 근간이 되는 규칙입니다. 모든 절차는 회칙과 정관에 따라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합니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회칙을 따르지 않으면 결의의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2. 적법한 소집권자 확인: 총회는 회칙에 명시된 적법한 소집권자(예: 대의원 의장, 회장)가 소집해야 합니다. 소집권자가 공석인 경우를 대비하여 회칙에 비상 소집 절차를 명확히 규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며, 임기 만료된 대표자의 업무수행권은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3. 대의원 자격 철저 확인: 대의원총회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의 자격 유무는 총회 결의의 유효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의 소송 등으로 대의원 자격이 무효로 확인된 사람은 총회에 참여할 수 없으며, 이러한 자격 없는 대의원의 참여가 결의에 영향을 미쳤다면 결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임원 선출 방식 및 보궐선거 규정 준수: 회장이나 다른 임원의 선출 방식(직선제, 간선제, 투표 방식 등)과 임원의 유고 시 보궐선거 진행 여부(잔여 임기 고려) 등은 회칙에 따라 정확하게 이행되어야 합니다. 회칙과 다른 방식으로 선출된 임원은 그 선출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5. 비대면 회의 시 유효성 확보: 줌과 같은 비대면 방식으로 총회를 진행할 경우, 출석 여부, 투표자 신원 확인,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를 명확히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한 화면 접속이나 카메라 켜짐 여부만으로는 참석을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6. 상급 단체 인준과 별개로 총회 절차 하자는 무효: 회칙 개정 등에 대한 상급 단체의 인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개정 과정 자체에 회칙 위반과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 해당 개정의 효력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인준이 모든 하자를 치유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