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회계 장부 열람을 요구한 종원 판결

종원 A씨가 피고 B 종회를 상대로 종중 재산의 회계 장부와 서류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B 종회는 A씨에게 해당 서류를 열람 및 등사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개월당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종회의 종원. 종중의 재산 관리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회계 장부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함.
• 피고 B 종회: C의 10대손 D을 공동선조로 하는 종회. 종원 A씨의 열람 및 등사 요구를 거부함.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피고 B 종회의 종원으로, 2021년 11월부터 종회 운영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특정 학술대회 수입ㆍ지출 증빙, 연구회 설립 회의록, 유물 목록 등 다양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피고 종회는 2022년 2월 임시총회를 통해 원고 A씨의 종원 지위를 무기한 정지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원고 A씨는 이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및 징계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했습니다. 이후 피고 종회가 항소심에서 징계를 견책으로 변경하여 관련 소송은 각하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종회와 종원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이어진 갈등 속에서 원고 A씨는 2023년 2월 다시 한번 피고 종회에 학술대회 지원금, 제향비, 묘지 이장 보상금 등 주요 재정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피고 종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본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피고 종회는 정보 유출 및 악용 우려, 이미 총회에서 보고했고 원고도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열람ㆍ등사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핵심 쟁점

종중의 구성원인 종원이 종중 재산의 회계 장부와 서류에 대한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을 가지는지 여부, 그리고 종중이 이를 거부할 경우 간접강제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 B 종회는 원고 A씨 또는 그 대리인에게 판결 확정일 3일 후부터 공휴일을 제외한 30일 동안 업무시간(09:00부터 18:00까지) 내에 피고 사무소에서 지정된 장부 및 서류를 열람 및 등사하게 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 기간 만료 다음 날부터 이행 완료 시까지 원고에게 1개월당 5,000,000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종중이 권리능력 없는 사단이지만, 민법 제683조의 위임사무 처리 보고 의무를 유추 적용하여 종중원에게 종중 재산에 대한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 종회가 제출한 회계 자료의 불일치, 특정 지출 내역 미확인, 이전 약속 불이행, 그리고 원고가 모든 자료를 대조·확인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열람·등사 청구를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과거 원고에 대한 징계 처분이 무효 판결을 받았음에도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등 불이행 가능성이 높고 대체 집행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간접강제 명령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683조 (수임인의 보고의무):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권리능력 없는 사단인 종중의 경우 민법상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종중의 본질과 종중 재산 관리의 투명성 요구 등을 고려하여 종중과 종원 간의 관계를 위임 관계로 유추하여 이 조항을 적용했습니다. 즉, 종중 운영진은 종원들에게 종중 재산 현황 및 업무 처리 내역을 보고할 의무가 있으며, 종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회계 장부나 회의록 등 자료의 열람 및 등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종중의 재산이 종중원들의 총유에 속한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민사집행법 제261조 (간접강제):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그 채무를 이행할 때까지의 기간에 따른 손해배상을 명하거나 즉시 손해배상을 할 것을 명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채무자가 특정 의무(여기서는 열람 및 등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일정 금액의 손해배상을 명하여 간접적으로 채무 이행을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종회가 과거에도 원고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고 불이행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향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개월당 5,000,000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는 열람·등사 의무와 같이 대체 집행이 어려운 부대체적 작위채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법리입니다.

참고 사항

종중 문제에서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종중원의 권리 행사: 종중원은 종중의 재산과 운영에 대한 정당한 알 권리를 가집니다. 종중의 재정 운영에 의문이 있을 경우, 회계 장부나 관련 서류의 열람 및 등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민법상 위임사무 보고 의무를 유추하여 보호될 수 있습니다.
• 자료 요청의 명확성: 자료 열람 및 등사를 요구할 때는 구체적인 대상 서류와 기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모든 자료'가 아닌, 필요한 서류의 종류(예: 회계결산서류, 재산목록, 회의록 등)를 특정해야 합니다.
• 증거 확보의 중요성: 종중의 회계 불일치, 지출 내역 미확인 등 문제가 의심될 경우, 관련 자료(총회 회의록, 금전출납부, 계좌 거래내역 등)를 미리 확보해두거나, 의문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소송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간접강제 제도의 활용: 종중이 법원의 열람·등사 명령에도 불구하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이행 강제를 위해 금전적 배상을 명하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는 종중의 불이행 가능성이 높고 대체 집행이 어려운 경우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 종중의 투명성 유지 의무: 종중은 종원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운영되므로, 재산 관리 및 회계 운영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종원들의 정당한 정보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합니다. 이는 종중 내부의 분쟁을 예방하고 종중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