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원고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 업무 중 방사선에 노출되어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발병했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인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와 한전케이피에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총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제1심 법원은 방사선 노출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고, 항소심 또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원고의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요양급여 승인처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정처분의 공정력이 민사소송에서의 인과관계 판단에 구속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원고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 시설에서 근무하는 동안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이후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질병이 업무 중 방사선 노출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고용주 및 관련 기업인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이미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아 요양급여 승인 처분까지 받은 상태였으므로, 이러한 행정처분을 근거로 민사상의 인과관계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은 원고의 방사선 노출량이 허용 기준치를 훨씬 밑돌았고, 질병과 방사선 노출 사이의 명확한 과학적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다투었습니다.
방사선 노출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와,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인정(요양급여 승인처분)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인과관계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 법원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3억 원 및 지연 이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법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원고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낮고, 100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으며,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방사선 피폭 외 다른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방사선 노출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승인 처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의 인과관계를 당연히 인정하는 선결 문제가 아니며, 행정처분의 확정력이 판결의 기판력과 달라 그 처분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나 법률적 판단까지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시에는 질병과 업무 환경 또는 유해 물질 노출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저선량 방사선과 같이 인과관계 규명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전문적인 의학적, 과학적 증거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근로복지공단 등 행정기관에서 업무상 재해나 질병으로 인정한 처분이 있더라도, 이는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자동으로 인정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민사소송에서는 법원이 별도로 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하므로 행정처분 외에 독자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질병 발생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상세하게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련 질병의 발병 전후 건강 상태, 다른 위험 요인의 존재 여부, 직업력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