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미교부 사업주 벌금과 임금체불 무죄 판결 사건

이 사건은 운송업체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또한 퇴직 근로자에게 임금과 최저임금을 미지급한 혐의도 받았으나, 법원은 임금 및 최저임금 미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근로계약서 서면 미교부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 3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목포시에서 C 운송업체를 운영하는 대표 (피고인)
• D: A의 운송업체에서 근무했던 퇴직 근로자 (증인)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목포에서 운송업체를 운영하며 근로자 D을 고용했습니다. A는 2019년 12월 27일 D과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나 임금의 구성 항목, 계산 방법, 지급 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않았습니다. D이 2020년 5월 2일 퇴직한 후, A는 D에게 2020년 1월 임금 312,648원을 포함하여 총 1,564,392원의 임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D이 근무한 기간 동안 2020년 최저임금액인 시간당 8,590원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 A를 근로기준법 위반 및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업주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것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사업주가 퇴직 근로자에게 임금과 최저임금을 미지급한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임금 미지급 고의성 판단 시 금액의 다소, 약정 임금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셋째, 최저임금 미지급 고의성 판단 시 임금 차액 지급 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회사의 사업 목적 및 규모, 그리고 다툼 발생 당시의 여러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근로기준법 위반(근로계약서 서면 미교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 3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최저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최저임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이나 최저임금을 미지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사업주가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조건 서면 명시 및 교부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한편 임금 및 최저임금 미지급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금품이 미지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 없으며, 사용자의 미지급에 고의가 있었는지 또는 다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는지가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됨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조건의 명시)​ 및 제114조 (벌칙)​

   • 내용: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명시해야 하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는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어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관련 법리 (임금체불의 고의성)​

   • 내용: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퇴직하면 14일 이내에 임금 등 모든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는 사용자의 임금 부지급에 '고의'가 없거나 '비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사용자가 지급해야 할 임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정 기간 내에 지급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어야 처벌됩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했다고 주장된 임금의 금액이 다액이 아니고 피고인이 약정 임금을 지급했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3.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 지급)​ 및 제28조 (벌칙) 관련 법리 (최저임금 미지급의 고의성)​

   • 내용: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시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미달 임금 차액의 지급 의무 존재에 대해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최저임금법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리가 있습니다.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다툼 발생 당시의 여러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사례 적용: D의 근로시간이 다른 근로자보다 늦어진 경우, 근무 중 최저임금 미만이라는 이의 제기가 없었던 점, 피고인이 출퇴근 시간을 강제하거나 확인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법원은 피고인에게 최저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하여 유사한 문제 발생을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사업주 입장:

1.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 근로자를 고용할 때는 반드시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이는 법적 의무이며 위반 시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 임금 지급 내역 관리: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의 구성 항목, 계산 방식, 지급일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잘 보관해야 합니다. 임금체불 시 고의가 없었음을 소명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3. 최저임금 준수 및 근로시간 기록: 매년 고시되는 최저임금액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업무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유동적인 경우 근로시간을 명확히 합의하고 기록해야 최저임금 미달 여부 판단 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근로자 입장:

1. 근로계약서 확인 및 보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반드시 서면으로 된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아 내용이 정확한지 확인하고 잘 보관해야 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2. 임금 명세서 확인: 매월 임금 명세서를 받아 임금의 구성 항목과 계산 방식, 실제 지급액이 근로계약서와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근로시간 기록: 자신의 출퇴근 시간 및 휴게시간 등을 개인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최저임금 미달 또는 추가 근무 수당 관련 분쟁 발생 시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