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성범죄 · 기타 형사사건
장애인 지역사회재활시설 직원인 피고인 A는 자신이 재활운동을 지도하던 지적장애 3급 피해자 D(24세, 지적 수준 13세 2개월)에게 퇴원 후 치킨을 사주겠다고 접근하여 단 둘이 만나 술을 마시게 한 후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 및 성폭행을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피해자와의 신체 접촉이 장난이거나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모텔에서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중요한 부분에서 일관성이 부족하고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장애인 복지관의 재활운동 지도사로서 피해자 D의 장애 정도와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2021년 5월 17일, 피고인 A는 피해자 D에게 치킨을 사주겠다며 보호자 없이 혼자 나오게 한 후 자신의 차량에 태워 해변가로 이동했습니다. 해변가와 차량 안에서 피고인 A가 피해자 D의 허리나 가슴을 만지는 등의 신체 접촉이 있었고, 이후 호프집에서 피해자 D에게 술을 권해 마시게 한 뒤 모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피해자 D의 어머니 L은 다음 날 이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여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피고인 A는 신체 접촉은 장난이었거나 제지하는 과정이었고,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해자 D는 피고인의 지위에 따른 위력으로 인해 거부나 저항이 어려웠다고 주장하여 피고인의 성폭행 여부가 주된 다툼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 A가 복지관 직원으로서 자신의 지위와 피해자 D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제압하고 성추행 및 성폭행을 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해자 D의 진술이 수사 과정 및 법정에서 일관성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해자 D의 장애 정도가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과, 피고인이 행사한 '위력'의 범위와 그 입증 여부입니다.
피고인 A는 공소사실인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피보호자간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력으로 장애인인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간음하였음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이 모텔에 가게 된 경위, 술에 취한 정도, 성관계 당시 상황 등에 있어 수사 초기와 이후 진술이 달라 일관성이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진술이 구체화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및 피해자의 장애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건은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과 구체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시간에 따라 진술 내용이 크게 바뀌거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는 경우, 법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장애인의 경우 '위력'의 판단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복지시설 종사자와 같은 지위나 사회적 관계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장애 특성(감정 표현이나 의사 전달 능력이 떨어지지 않고 능동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점)과 사건 당시의 정황(호프집에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력 행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셋째, 시설 종사자나 권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취약한 개인과 사적인 만남을 가질 때는 더욱 엄격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사적인 만남 자체가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오해를 살 수 있으며, 특히 장애인의 경우 이러한 만남이 '위력'의 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넷째, 피해자의 진술이 외부 요인(예: 가족의 불이익 염려)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가 진정한 피해를 입었더라도 그 진술의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위험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