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담배 운반 및 판매 공모 항소 기각 사건

피고인 A와 B는 조직적인 밀수 담배 운반 및 판매 공모 혐의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각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B는 자신은 단순 가담자일 뿐 총책이 아니며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피고인 A는 형량이 과도하다고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B가 국내에서 이 사건 범행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 공동정범임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밀수 담배 운반 등 범행에 가담한 인물. 원심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405,065,654원을 선고받음.
• 피고인 B: 국내 밀수 담배 범행의 총책으로 지목된 인물. 원심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810,131,308원을 선고받음.
• C: 이 사건 범행의 총책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의 인물. 피고인 B에게 범행을 제안하고 D을 연결해준 것으로 보임.
• D: 피고인 B에게 C을 소개받아 국내에서 선박 및 차량 섭외, 운반 계획 등을 총괄한 인물.
• H: D의 부탁으로 선박 및 차량 섭외 등 운반을 도운 인물.
• K: 피고인 A와 함께 군산으로 내려와 하역 작업을 도운 인물.
• S: 피고인 B로부터 밀수 담배를 공급받아 판매한 혐의로 별건 기소된 인물.

분쟁 상황

피고인 B는 이 사건 범행의 총책인 C에게 D을 소개해주고, D의 부탁으로 부두로 가서 밀수 담배를 탑차에 실어 주었을 뿐, D 등과 함께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공범 D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고 다른 공범들의 진술과도 배치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심은 D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고인 B가 이 사건 범행의 총책으로서 D 등과 범행을 공모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A는 원심이 자신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405,065,654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피고인 B가 밀수 담배 범행에서 단순 가담자(종범)인지 아니면 국내 총책으로서 다른 공범들과 공동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공동정범인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피고인 A와 B에게 선고된 원심의 형량이 적정한지에 대한 양형 부당 주장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와 B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405,065,654원,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810,131,308원)을 유지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B가 D의 진술, 위챗 메시지, 통화 내역, 피고인의 동종 전력 및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단순히 D을 C에게 소개하고 부두에서 담배를 실어준 것을 넘어 국내에서 범행을 총괄하는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D의 진술 신빙성 또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 A의 형량 부당 주장에 대해서도 범행의 계획성, 조직성, 비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결국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이 조항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그 범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동'이란 단순히 함께 현장에 있었음을 넘어, 범죄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에 따른 '기능적 행위 지배'를 의미합니다. 즉, 전체 범죄에서 해당 행위자가 중요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하며 범죄 진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직접 구성요건 행위를 전부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 B가 D에게 총책 C을 소개해 주고, 범행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일정을 조율하는 등 국내에서 밀수 범행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7항 및 관세법 제271조 제2항 (밀수입 죄): 이 법령들은 밀수입 행위에 대해 가중 처벌하거나 미수범도 기수범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법 제271조 제1항은 밀수입 행위를 방조한 자도 정범에 준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밀수입 범죄가 국가의 관세 수입을 침해하고 경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밀수 담배가 시중에 유통되기 전 압수되었음에도 미수범 처벌 규정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죄책이 인정되었고, 피고인 A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담 정도 주장도 방조범 처벌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공동정범의 범위: 2인 이상이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한 경우, 비록 직접 모든 행위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역할, 범죄 진행에 대한 지배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정범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소개만 했다'거나 '일부만 도왔다'고 해도 범죄의 본질적 기여가 인정되면 공동정범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2. 공모의 입증: 공모는 반드시 명시적인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람이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를 맞춰 범죄를 실행하려 했다면 공모 관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공모 사실을 부인하더라도, 관련 간접 사실이나 정황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범행 전후의 빈번한 연락, 범행 관련 정보 공유, 역할 분담 등이 공모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진술의 신빙성: 공범의 진술이 수사 초기에는 책임 회피를 위해 번복되더라도, 이후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진술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부합한다면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상황 묘사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4. 객관적 증거의 중요성: 통화 기록, 메시지 내역, SNS 게시물 등 디지털 증거는 범죄 가담 여부와 역할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범행 관련 연락을 위해 사용된 '대포폰'이나 '위챗' 대화 내역은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5. 동종 전력: 과거에 유사한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 이는 새로운 범죄에 가담할 동기가 되거나 형량 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6. 범행 후 정황: 범행이 적발된 후 증거를 인멸하려 하거나(예: 휴대폰 명의 변경, 기록 삭제), 공범과 연락하여 수사 상황을 공유하는 등의 행위는 범행 가담 정도를 보여주는 불리한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7. 양형 요소: 범죄의 규모, 계획성, 조직성, 가담 정도, 동종 전과 여부, 범행으로 인한 이익 여부, 범행 후 태도 등이 양형에 영향을 미칩니다. 밀수 범죄는 국가의 관세 수입을 침해하고 사회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며, 미수범도 기수범에 준하여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