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된 판결의 재심 청구 제한 사건

이 사건은 직위해제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항소심에서 패소하고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받은 청구인이 해당 판결에 판단누락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관련 법 조항들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행정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 중 '판단누락' 관련 조항(재심사유한정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조항들(상고심특례조항)에 대해서는 청구인의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어서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므로 심판청구를 각하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청구인 김○○: 양천구청장의 직위해제처분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고 최종적으로 관련 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 양천구청장: 청구인 김○○에게 직위해제처분을 내린 상대방입니다.

분쟁 상황

청구인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직위해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는 승소했으나 2심(항소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9년 6월 13일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거나 이유 없다는 이유로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청구인은 이 항소심 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재심사유인 '판단누락'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재심의 소를 제기했으나, 재심법원 역시 청구인의 재심의 소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이에 청구인은 재심사유한정조항과 상고심특례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행정소송법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 중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에도 당사자가 상소에서 그 사유를 주장했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않은 때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이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대법원이 상고를 심리하지 않고 기각할 수 있도록 하며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조항들이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해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재심사유한정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합니다.
2. 청구인이 제기한 상고심특례조항에 대한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각하됩니다.

결론

헌법재판소는 '판단누락'을 재심사유로 인정하되 당사자가 상소심에서 해당 사유를 주장했거나 알면서도 주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민사소송법 조항이 합리적인 입법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재판청구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거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이 이유를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특례법 조항 역시 합리적인 제도로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판결은 확정된 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강조하며 재심 청구의 남용을 방지하려는 현행 제도의 헌법적 정당성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행정소송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합니다. 이 조항으로 인해 민사소송법의 재심 관련 규정이 행정소송의 재심에도 적용됩니다.
•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 (재심사유한정조항)​: 이 조항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서에서는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심 제도의 남용을 막고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 (상고심특례조항)​: 이 조항들은 대법원이 상고이유 주장이 특정 사유를 포함하지 않거나 이유 없다고 판단할 경우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할 수 있도록(심리불속행) 합니다. 또한 이 경우 판결에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법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사건 처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 재판청구권: 헌법 제27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권리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며, 법적 안정성 유지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습니다.
• 명확성 원칙: 법률 조항은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헌법 원칙입니다. '판단누락'의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 그 의미가 구체화되어 명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 한번 확정된 판결은 함부로 번복되지 않고 유효하게 존속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재심 제도는 예외적으로 이를 번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러한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엄격한 사유와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의 의미 이해: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은 상고심에서 더 나아가 심리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 이유가 기재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재심의 문턱을 넘기 매우 어렵게 만듭니다.
• 재심사유 '판단누락'의 엄격한 해석: '판단누락'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을 때만 인정됩니다. 단순히 당사자의 모든 주장을 일일이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판단누락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누락된 주장이었더라도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경우 판단누락으로 보지 않습니다.
• 상소심에서의 적극적인 대응: 만약 하급심 판결에 '판단누락' 등 재심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상소(항소 또는 상고)를 제기할 때 해당 사유를 명확히 주장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당사자가 상소에서 그 사유를 주장했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않았다면 재심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 법적 안정성 존중: 우리 사법 체계는 확정된 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따라서 재심 제도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며, 불필요한 재심 청구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제한 규정들이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