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기타 형사사건
이 사건은 과거 어선원들이 어로저지선을 넘어 조업하다가 북한 해역으로 탈출하고 북한을 찬양하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건에 대한 재심입니다. 피고인들은 1968년 수산업법위반, 반공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항소심에서는 수산업법위반 및 탈출로 인한 반공법위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반면, 찬양으로 인한 반공법위반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967년 12월 26일 귀환 후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며 조사를 받았고, 이러한 불법적인 수사 과정에서 얻어진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구금되었고 조사 중에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하여, 이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심 심리 결과, 법원은 위법하게 구금된 상태에서 얻어진 피고인들의 진술 및 이를 토대로 한 추가 진술과 법정 진술 모두 임의성이 없어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산업법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되었던 반공법위반(찬양) 및 국가보안법위반(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어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1967년 10월 31일 어선 'F호'에 승선하여 어로저지선을 넘어 동해어로저지선(북위 38도 35분 45초)을 월선하여 조업했습니다. 이후 1967년 11월 3일 같은 어선으로 북한의 지배 하에 있는 해역까지 탈출하여 조업하다가 북한 함정에 피랍되었습니다. 이후 약 53일간 평양에 체류하며 방직 공장, 협동농장 등을 구경하고 '남한보다 시설이 월등하다'는 등 북한을 찬양했으며, 군인 초소 위치 및 병력 배치 여부 등을 진술하여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북한 구성원으로부터 작업복 등을 수수한 혐의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들은 수산업법위반, 반공법위반(탈출 및 찬양), 국가보안법위반(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들이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위와 같은 불법적인 수사 과정에서 얻어진 진술 및 이를 토대로 한 진술들이 형사소송법상 증거 능력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재심 개시 결정 후 재심법원의 심판 범위는 유죄 부분에만 한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심 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수산업법위반의 점에 대해 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원심 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부분(찬양으로 인한 반공법위반 및 국가보안법위반)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무죄가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과거 국가 공권력의 위법한 행위로 인해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어선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불법적인 체포, 구금, 가혹행위가 동반된 수사 과정은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오랜 시간이 지난 후라도 재심을 통해 그 부당함을 바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은 여러 중요한 법률과 원칙들을 통해 판단되었습니다.
1. 형법 제124조 (불법체포·감금) 및 제125조 (폭행·가혹행위): 이 조항들은 공무원이 불법적으로 사람을 체포·감금하거나 직무상 사람에게 폭행·가혹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구속영장 없이 1967년 12월 26일부터 불법적으로 구금되었고, 조사 과정에서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공무원의 위법한 행위는 재심을 개시하는 중요한 사유가 되었습니다.
2.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및 제422조 (재심 사유 및 청구):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확정된 유죄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직무에 관한 죄(불법체포·감금죄 및 폭행·가혹행위죄)를 범하였으나 공소시효 완성으로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재심이 개시되었습니다. 제422조는 이러한 재심 청구에 대한 절차를 규정합니다.
3. 임의성 없는 진술의 증거 능력 부정 원칙: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나 피고인의 진술이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강요나 협박, 폭행 등 부당한 압력에 의해 얻어진 경우에는 그 진술의 증거 능력을 부정합니다. 이는 허위 진술을 유발할 위험성을 배제하고 진술자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며 이루어진 수사 기관에서의 진술은 임의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증거 능력이 부정되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가 계속되어 검찰이나 법정에서 동일한 내용의 진술을 했더라도 역시 임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4.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피고인들이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얻어진 진술은 위법한 절차에 의해 수집된 증거이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재심의 심판 범위 (형사소송법 제420조): 재심은 유죄의 확정 판결에 대해서만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인정되는 비상 구제 절차입니다. 따라서 이미 무죄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부분은 재심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재심법원은 그 부분을 다시 심리하여 무죄 인정을 파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원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부분(찬양으로 인한 반공법위반, 국가보안법위반)은 재심의 심판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불법 체포, 구금, 폭행, 가혹행위 등)를 당하여 진술하게 되었다면, 해당 진술은 증거로 사용될 수 없으며 향후 재심 청구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진술의 임의성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국가 기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경우, 설령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재심 제도를 통해 다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 사유가 있다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사 기관의 구금은 반드시 법률적 근거(구속영장 등)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불법적인 구금 상태에서 얻어진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 간주되어 증거 능력이 부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