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관리선 잠수부 사망 업무상과실치사 무죄 판결 사건

삼척시에서 어장관리선 선장과 선원으로 일하던 A와 B는 해삼 채취 작업을 하던 69세 잠수부 D가 사망한 사건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선장 A가 잠수부 안전 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하고 거동이 불편함에도 추가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으며, 선원 B는 잠수부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응급조치를 지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인과관계가 합리적인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삼척시 근덕면 선적 어장관리선 C호의 선장으로 잠수기어업 조업 시 선원의 안전을 총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 피고인 B: 어장관리선 C호의 선원으로 ‘줄잡이’ 역할을 하며 공기호스 길이 조절 및 잠수부 산소 공급 확인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 피해자 D: 69세 여성으로,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어장관리선에 승선하여 해삼 등을 포획·채취하는 잠수 작업을 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분쟁 상황

2021년 4월 1일, 어장관리선 C호 선장 A와 선원 B, 그리고 잠수부 D는 삼척시 초곡항 인근 해상에서 해삼 채취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잠수부 D가 해저에서 작업하는 동안 선원 B는 '줄잡이' 역할을 하며 공기호스 관리를, 선장 A는 조타실에서 잠수부 상태를 총괄 관리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선원 B가 줄을 놓은 채 해산물 정리를 하고 선장 A는 이를 제지하지 않았으며, 거동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추가 안전 인원을 승선시키지 않은 과실로 위험에 처한 D를 뒤늦게 발견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못해 D가 익수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인들을 기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어장관리선 선장과 선원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와, 설령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잠수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와 B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잠수부의 상태를 주시하고 위험 상황 시 신속히 대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이를 소홀히 한 의심은 들지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죄입니다.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고, 그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으며, 그 과실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은 인정하지만, 그 주의의무 위반이 피해자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피해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3.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의 요지 공시)​: 무죄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 공시 여부를 법원의 재량에 따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법원은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고위험군 작업 현장에서는 다음 사항들을 유념해야 합니다.

1. 안전 수칙 준수 및 명확화: 잠수 작업과 같이 위험이 따르는 업무에서는 작업 전 안전 수칙을 명확히 하고 모든 작업자가 이를 숙지하며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2. 비상 상황 대비: 비상 상황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하고, 인명 구조 및 응급처치(심폐소생술 등)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3. 인력 배치 및 역할 분담: 작업자의 신체적 조건과 능력에 맞춰 적절한 인력을 배치하고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4. 객관적인 증거 확보: 사고 발생 시에는 사고 경위, 피해자의 상태, 사망 원인 등을 명확히 밝힐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예: 부검, 의료 기록, 현장 사진 및 영상)를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인과관계의 중요성 이해: 형사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되려면 단순한 과실을 넘어 그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명확하게 증명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