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원고 A와 B는 자신들의 딸 D가 2017년 9월 30일 새벽 아파트 8층에서 추락하여 사망하자, 피고인 C 보험사에 딸이 가입했던 상해보험의 사망보험금 5,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망인의 사망이 보험약관상 면책 사유인 '피보험자의 고의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원고들은 딸이 실족했거나, 설령 자살이라 해도 심신상실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어 보험금 면책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망인이 고의로 추락했고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D는 피고 보험사와 2012년 3월 30일에 사망 시 5,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해보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고의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면책 예외 조항이 있었습니다. 2017년 9월 30일 새벽 0시 10분경, 망인은 청주의 한 아파트 8층 복도 창문을 통해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망인이 고의로 자살한 것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이에 원고들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 두 가지였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평소 진료 기록, 사망 직전 상황, 아파트 창문의 높이, 아버지 A의 진술, 그리고 경찰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망인이 고의로 추락하여 사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고 사고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진료 기록상 망상이나 환각 등의 소견이 없었고, 사고 당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했으며, 사고 직전의 행동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망인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험사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며 면책 예외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보험금 지급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보험 계약의 약관 해석 및 사망 보험금 지급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보험사의 면책 사유 입증 책임 (고의 자살 여부) 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금 지급의 면책 사유로 규정할 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쳤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은 자살의 의사를 밝힌 유서와 같은 객관적인 물증이 없더라도,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주위 정황 사실을 보험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2. 면책 예외 사유 입증 책임 (심신상실 상태 여부)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에도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보험금 지급의 면책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면책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 즉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람(이 사건의 원고들)이 증명해야 합니다.
3. 심신상실 상태 판단 기준 법원은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 결과를 초래했는지 판단할 때, 자살자의 나이와 성격, 신체적·정신적 심리 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진행 정도, 자살 직전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둘러싼 주변 상황, 자살 당시의 행동, 자살 행위의 시기와 장소, 동기, 경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고 음주 상태였다는 점이 언급되었으나, 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