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 기타 형사사건
기후 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단체 소속 피고인들이 제○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11명의 공약을 분석하여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종합하여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낙제'의 등급으로 후보자들을 분류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공표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후보자 서열화'에 해당하며, 피고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시민단체 T의 구성원인 피고인들은 제○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A시 지역 국회의원 후보자 11명의 기후 관련 공약들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각 공약에 점수를 부여한 뒤 이를 합산하여 후보자별로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낙제' 등급을 정했습니다. 2024년 4월 8일 A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 명의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등급별로 분류된 후보자 명단을 공개 배포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서열화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단체가 선거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 평가한 결과를 공표할 때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낙제'와 같은 등급을 정하는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서열화'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후 행동했으므로 그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 평가하여 '우수 후보'에서 '낙제 후보'까지 등급을 발표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108조의3 제2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서열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위법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안내받았으므로, 그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었다거나 그렇게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 벌금 1,000,000원, 피고인 C와 D에게 각 벌금 700,000원의 형을 선고했습니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고,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공직선거법 제108조의3 제2항 제2호에 따라 단체가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비교평가 결과를 공표하면서 '후보자별로 점수 부여 또는 순위나 등급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열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법원은 '서열화'의 개념을 확장하여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낙제'와 같이 등급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 또한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동일하므로 서열화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호하려는 해당 법 조항의 입법 취지에 따른 해석입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260조 제1항, 제256조 제3항 제1호 거목은 이러한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입니다.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형법 제30조(공동정범)가 적용되었으며, 벌금형 미납 시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에 따라 노역장 유치,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에 따라 가납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언급하며 형벌법규의 엄격한 해석이 중요하지만, 입법 취지와 목적을 고려한 체계적·논리적 해석 또한 허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시민단체나 일반 유권자가 선거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정책 내용의 분석 및 정보 제공을 넘어, 특정 후보자에게 점수를 부여하거나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낙제'와 같이 서열화하는 방식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서열화'를 반드시 순위를 매기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등급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거 관련 활동 전에는 반드시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여 법규 위반 소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문의 시 들은 주의사항이나 금지 사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명확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활동을 강행하는 경우 법 위반에 대한 고의 또는 정당한 오인이 있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