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전 대표이사의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청구 무효확인 소송

이 사건은 피고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로자로 일하다가 이사와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원고 A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후 회사로부터 해고당하자 해고 무효 확인과 미지급 임금, 퇴직금 지급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원고 A는 대표이사직 사임 후에도 근로자 신분으로 회사에 복귀하여 근무했다고 주장하며 부당 해고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기간과 사임 후 기간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으며, 대표이사 선임 전 근로자로 일했던 기간의 퇴직금은 소멸시효가 지났고, 대표이사 재직 기간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가 없었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의 전신인 개인사업체 설립 시기부터 근로자로 재직했고 이후 이사를 거쳐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인물
• 피고 주식회사 E: 원고 A가 근로자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회사

분쟁 상황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G는 2002년에 개인사업체를 설립했고, 원고 A는 당시 근로자로 입사했습니다. 이후 2004년 회사가 법인으로 전환될 때 원고 A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주주로 참여했습니다. 원고 A는 2013년에 이사로, 2016년에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21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했습니다. 2021년 3월 11일, 원고 A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는 사임서를 제출했고, 2021년 3월 29일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했습니다. 이후 2021년 4월 9일 피고 회사가 원고 A에게 해고를 통보하자, 원고 A는 자신이 대표이사 사임 후에도 근로자로 복귀하여 회사와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며 해고는 무효이고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원고 A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여러 기간(이사 선임 전, 이사 재직 기간, 대표이사 재직 기간, 대표이사 사임 후) 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해고의 유효성: 원고 A가 해고 통보 당시 근로자였다면 해고 처분이 유효한지 여부.
3. 미지급 임금 청구의 정당성: 해고 무효가 전제될 경우, 원고 A가 회사에 미지급 임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지 여부.
4. 퇴직금 청구의 정당성:
   • 대표이사 선임 전 근로자로 일했던 기간의 퇴직금 청구권이 유효한지 여부.
   • 대표이사 재직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이 유효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 A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원고의 근로자성:
   • 피고의 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의 기간(2002. 4. 1. ~ 2016. 12. 19.):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고용보험 가입, 고정 급여 수령, 업무 종사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 피고의 대표이사로 있던 기간(2016. 12. 20. ~ 2021. 3. 1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며, 원고 A가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근로자성을 부인했습니다. 원고 A가 사용자 측 대표로서 노사 합의문을 작성하고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업무 집행 권한을 가졌던 점,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표이사직을 마친 후의 기간(2021. 3. 11. 이후): 원고 A가 사임서 제출 후 피고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성을 부인했습니다.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원고의 일방적 근로 제공 주장만으로는 근로관계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2. 해고 무효확인 청구: 해고 통보 당시 원고 A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해고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미지급 임금 청구: 원고 A가 해고 당시 근로관계에 있지 않았으므로, 부당 해고를 전제로 하는 미지급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퇴직금 청구:
   • 대표이사 선임 전 근로자 기간의 퇴직금: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6. 12. 20.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소송 제기일인 2023. 4. 5.은 퇴직일 다음 날인 2016. 12. 21.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으므로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표이사 선임 후 기간의 퇴직금: 피고 회사의 정관에 따라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해야 하지만, 원고 A의 퇴직금 결정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퇴직금 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회사가 1인 회사가 아니므로 모든 주주의 승인만으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대표이사 재직 기간 및 사임 후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해고 무효확인과 미지급 임금 청구가 부당하며, 대표이사 선임 전 근로자 기간의 퇴직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대표이사 재직 기간의 퇴직금은 주주총회 결의가 없어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판단: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도 그 지위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며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는 이사 재직 기간에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았으나, 대표이사 재직 기간에는 근로자성을 부인당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소멸시효): "퇴직금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이 조항에 따라 원고 A의 대표이사 선임 전 근로자 기간의 퇴직금 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기각되었습니다. 퇴직금은 퇴직 후 3년 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3.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이 조항은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고 회사와 주주 및 회사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 이사의 퇴직금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임원의 퇴직금을 청구하려면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의 정관 또한 "이사와 감사의 보수 및 퇴직금은 주주총회에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던 원고 A의 대표이사 기간 퇴직금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1인 회사가 아닌 다수 주주의 회사에서는 주주총회 소집 절차를 거치지 않은 주주들의 동의만으로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참고 사항

1. 임원(이사, 대표이사)의 근로자성: 회사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고, 실제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며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이사와 같이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2. 퇴직금 소멸시효: 근로자로서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퇴직금은 퇴직 후 지체 없이 청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임원의 퇴직금: 주식회사 임원(이사, 대표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은 정관에 규정되어 있거나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해져야 합니다. 주주총회 결의 없이 관행적으로 지급되었거나 주주들의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퇴직금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1인 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이러한 요건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4. 근로계약의 명확화: 대표이사직 사임 후 근로자로 복귀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명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자로서의 역할, 임금, 근무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하여 근로관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단순히 출근하여 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