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유증기 폭발 화상 산재 손해배상 사건

피고 회사 소속 직원이 공사 현장에서 펌프 교체 작업 중 유증기 폭발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에 피해 직원은 자신의 고용주와 공사를 발주한 회사,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지시한 담당자에게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해 직원의 고용주에게 전적인 책임을, 공사 발주 회사와 그 담당자에게도 작업 지휘·감독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해 직원의 일부 과실을 참작하여 배상액을 제한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C 회사의 직원으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사고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공사 발주자이자 공장 소유주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원고 A의 고용주이자 공사 수급인입니다.
• 피고 D: 피고 B 주식회사의 공무차장으로 원고에게 직접 작업을 지시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 C의 직원으로, 피고 B가 발주한 배관라인 증설 공사에 참여했습니다. 2016년 10월 19일 09:30경 피고 B의 공무차장인 피고 D로부터 공장 외부 지하 펌프실에서 펌프 교체를 위해 볼트를 그라인더로 절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원고가 작업을 진행하던 중, 펌프 안에 남아있던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심재성 2도, 3도 화상, 안면, 팔, 다리 부위 화상 등의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원고는 2016년 10월 19일부터 2020년 3월 20일까지 총 111일 동안 입원치료를, 691일 동안 통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 등 총 94,255,200원을 지급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작업 지시를 한 도급인(피고 B, D)에게 사용자로서의 안전조치 의무가 있는지 여부, 작업 현장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책임 범위, 피해 근로자의 과실 여부 및 손해배상액 산정, 피고 C 회사의 사용자 책임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주식회사 C는 원고에게 159,036,14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2. 피고 B 주식회사, D는 피고 주식회사 C와 공동하여 위 금액 중 42,901,032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11.부터 2021. 6. 1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3.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 D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C가,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 D가 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폭발 사고에 대해 원고의 고용주인 피고 C뿐만 아니라, 공사 발주자로서 작업에 직접 지시를 내린 피고 B와 공무차장 피고 D에게도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의 과실도 일부 인정하여 피고 B, D의 책임 비율을 90%로 제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사 발주자인 피고 B와 그 공무차장 피고 D가 원고의 작업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것으로 인정되어,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아 이 조항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부담했습니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그리고 피고 B와 D가 작업 지시자로서 펌프 내 유증기 폭발 위험에 대비한 환기, 밸브 설치, 안전교육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이들 피고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3.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과실상계)​: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면,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 가해자의 배상 책임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원고가 용접사로서 펌프 내 유증기 잔존 시 폭발 위험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환기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한 점이 인정되어, 피고 B, D의 책임 비율은 90%로 제한되었습니다.
4. 자백간주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제3항)​: 상대방이 주장한 사실에 대해 명확히 다투지 않거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그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별도의 증거 없이도 이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의 경우, 피고 C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참고 사항

1. 작업 현장에서 직접적인 지시를 받은 경우라도, 펌프 내 유증기 등 위험 물질 잔존 가능성이 있는 작업 시에는 반드시 환기 및 유증기 배출 등 안전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야 합니다.
2.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위험한 작업 지시를 받았을 때는, 작업 전 반드시 안전 관리자나 상급자에게 위험성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고, 필요시 작업 거부를 고려해야 합니다.
3. 산업 현장에서 사고 발생 시,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휴업급여, 요양급여, 장해급여 등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손해배상금 산정 시 공제될 수 있습니다.
4. 단순 하청 관계의 도급 공사라도, 원청이 수급인의 작업 과정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경우라면 원청도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로서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5. 화상 등 외모에 남는 흉터의 경우, 기능적 장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장애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위자료 산정 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6. 사고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은 신체감정 결과와 직업의 특성,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므로, 모든 흉터가 곧바로 노동능력 상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