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장 안전사고로 인한 근로자 화상 피해 보상 판결

원고는 ㈜D 소속 근로자로 화학물질 취급 중 폭발 화상 사고를 당했습니다. 안전 보호 장치가 미흡했던 사업주의 보호 의무 위반을 이유로, ㈜D의 보험회사인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사업주의 안전 배려 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피고 보험회사가 원고에게 일실수입, 치료비, 위자료 등 총 114,706,501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 소속 근로자로 화학물질 작업 중 얼굴, 목, 가슴, 팔 등에 심한 화상 사고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 A가 소속된 ㈜D과 사용자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입니다.
• ㈜D: 원고 A의 소속 회사로 화학물질 취급 공장을 운영하며, 사고 당시 적절한 안전 보호 장치를 갖추지 않아 안전 배려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된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5년 9월 30일 ㈜D의 시흥시 공장에서 암로디핀 베실산 생산 작업 중 반응기에 이소고로필 알콜과 암로디핀 베이스를 투입하다가 순간적인 화염 발생으로 인해 얼굴, 목, 가슴, 우측팔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작업장에는 별다른 안전 보호 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사고가 사용자 ㈜D의 보호 의무 위반 또는 안전 배려 의무 위반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D과 사용자배상책임보험 계약을 맺은 피고 보험회사를 상대로 총 2억 원의 보험금 즉 손해배상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보험회사는 원고에게도 안전 보호 장구 미착용 및 위험 회피의무 위반 등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즉 과실 상계를 요청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용자(㈜D)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 배려 의무 위반 여부와 그 책임의 유무입니다.
2. 피해 근로자(원고 A)에게 사고 발생에 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및 있다면 책임 제한이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3.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 즉 일실수입, 기왕 및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의 구체적인 산정입니다.
4. 특히 얼굴 반흔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국가배상법 시행령 기준대로 적용할지 아니면 다른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5.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산재보험 휴업급여와 장해 보상 연금이 손해배상액에서 어떻게 공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에게 114,706,5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8년 4월 4일부터 2019년 12월 6일까지는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 즉 2억 원의 전액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6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D이 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필요한 안전 보호 장치를 갖추지 않아 근로자인 원고 A에 대한 안전 배려 의무를 위반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D과 사용자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한 피고 보험회사가 원고 A의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아 책임 제한 주장도 기각되었으며, 구체적으로 산정된 손해액 범위 내에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사용자의 안전 배려 의무 (민법 제750조 및 근로기준법상 신의칙)​: 사용자는 고용 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보호 의무 또는 안전 배려 의무를 가집니다. 이 사건에서 ㈜D은 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안전 보호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50조)​: 타인의 위법한 행위로 손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칙입니다. 사용자의 안전 배려 의무 위반은 불법 행위에 해당하여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3. 손해배상액의 산정: • 일실수입: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장래에 얻지 못하게 된 수입을 말하며, 사고 당시의 소득을 기준으로 하되 장차 소득이 증가될 것이 확실시되는 객관적 자료가 있는 경우 이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노동능력상실률: 신체 감정 결과에 따라 피해자가 사고로 인해 노동 능력을 상실한 정도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맥브라이드 방식이 사용되지만 추상장해와 같이 특수한 경우에는 법원이 사안의 특성을 고려하여 국가배상법 시행령상의 기준을 참고하되 수정하여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얼굴 반흔으로 인한 추상장해에 대해 국가배상법 시행령상 노동능력상실률의 절반인 30%가 적용되었습니다. • 치료비: 사고로 인해 발생한 기왕치료비와 앞으로 발생할 향후치료비(개호비 포함)를 모두 손해액에 포함합니다. • 위자료: 불법 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사고의 경위, 피해자의 나이, 성별, 상해와 후유 장해의 부위 및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산정합니다.
4. 과실 상계 (민법 제763조, 제396조)​: 피해자에게도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그 과실 정도를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사용자가 필요한 보호 장구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작업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피고의 과실 상계 주장이 기각되었습니다.
5. 손익 상계: 피해자가 사고로 인해 얻은 이득(예: 산재 보험 급여)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합니다. • 휴업급여: 휴업 기간 중 발생한 일실수입에서만 공제됩니다. • 장해 보상 연금 (일시금)​: 휴업 기간 이후에 발생하는 일실수입에서 공제됩니다.
6. 지연 손해금 (민법 제379조,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경우,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기간에 대해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이 제기된 경우 일반적으로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연 5%의 이율이 적용되며,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피고가 이행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해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는 낮은 이율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기간에는 높은 이율을 적용하려는 취지입니다.

참고 사항

• 사고 현장 및 작업 조건 기록: 사업장에서 사고 발생 시 가능한 한 빨리 사고 현장 상황, 작업 지시 내용, 사용된 장비, 당시 안전 보호 장비 착용 여부 등 구체적인 작업 조건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사용자 과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의료 기록 및 증거 보관: 사고로 인한 상해와 후유 장해를 입증하기 위해 병원 진단서, 의사 소견서, 치료비 영수증, 약물 처방 기록 등 모든 의료 기록을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또한 신체 감정 시 본인의 정확한 상태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소득 및 근로 조건 증명 자료: 사고 전후의 급여 명세서, 근로 계약서, 근로 시간 기록, 소득세 납부 증명서 등 일실수입 산정에 필요한 소득 및 근로 조건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장래의 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산재 보험과의 관계 이해: 산재 보험에서 지급받는 휴업급여나 장해 보상 연금은 민사상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어떤 항목이 언제 어떻게 공제되는지 그 법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총 손해액을 정확히 산정하는 데 활용해야 합니다. • 과실 상계 여부 판단: 사용자가 안전 장구 미제공 등 안전 배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근로자의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방어 논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 지연 손해금 이율 차이: 소송 진행 시 지연 손해금 이율은 소장 송달일 이후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이율, 그 다음날부터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이율이 적용되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법정 이율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