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이 사건은 회삿돈을 횡령하여 유죄 판결을 받고 회사와 형사상 합의를 한 퇴직 직원이 미지급 임금,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회사에 청구한 사건입니다. 회사는 직원이 횡령에 대한 합의를 통해 임금 등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합의서에 임금 등 청구권 포기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없으므로 해당 청구권이 포기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직원의 횡령 행위에도 불구하고 임금 등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퇴직 직원의 청구를 인용하고 회사 측의 항소를 기각한 판결입니다.
원고 A는 2016년 7월 17일 피고 주식회사 B에서 퇴직했습니다. 퇴직 후 원고는 2016년 6월 임금, 2016년 7월 임금, 2015년 및 2016년 미사용 연차수당, 그리고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한편, 원고는 2008년 10월부터 2015년 1월 사이에 피고 회사의 법인 자금 3억 415만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되어 2017년 9월 15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형사재판 진행 중에 원고의 배우자와 피고 회사 대표이사는 원고의 횡령 피해 변제를 위해 원고 남편 소유의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하고, 회사 대표이사는 이후 횡령 사건과 관련된 민형사상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은 2018년 5월 18일 원고가 회사로부터 총 18,740,370원의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했음을 확인하는 체불임금 등 확인서를 발급했으며, 피고 회사 대표이사 F은 원고에게 임금을 미지급한 사유로 근로기준법 위반 유죄(벌금 1,500,000원의 선고유예)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는 이에 따라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합의로 원고가 임금 등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주요 쟁점은 원고의 횡령 피해변제 합의서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 청구권 포기가 포함되는지 여부, 그리고 횡령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직원이 임금 등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임금 등 체불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입니다.
피고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A가 피고 주식회사 B로부터 미지급 임금 2,308,510원, 퇴직금 14,427,828원, 미사용 연차수당 2,004,032원 합계 18,740,370원 및 이에 대한 2016년 8월 1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판결한 제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직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여 유죄 판결을 받고 회사와 형사상 합의를 했더라도, 합의서에 임금이나 퇴직금 등 청구권 포기 내용이 명확히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해당 권리가 포기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횡령과 같은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로써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등 권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강력하게 보호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은 주로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과 관련 법리, 그리고 합의서 해석 및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에 관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임금채권 우선변제 및 지연이자)
합의서 해석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및 권리남용
회사의 자금 횡령과 같은 개인의 잘못이 있더라도, 근로자의 정당한 임금, 퇴직금, 연차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권리는 별개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 합의서를 작성할 때에는 어떤 권리를 포기하고 어떤 의무를 이행할 것인지 그 내용을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만약 합의서의 내용이 불분명할 경우, 법원은 해당 문언의 의미를 신중하게 해석하여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를 탐색하며, 특별히 명시되지 않은 권리의 포기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특히 임금 채권과 같이 근로자에게 중요한 권리는 합의서에 명확히 기재되지 않는 한 쉽게 포기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퇴직하고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그 다음 날부터 근로기준법에 따른 지연이자가 발생하므로, 체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체불임금 등의 사실은 고용노동청에서 발급하는 체불임금 등 확인서를 통해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