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 최저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관련 판결

택시 운전기사들이 회사에 대해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핵심 쟁점은 회사가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을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취업규칙 개정이 유효한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취업규칙 개정은 강행법규를 잠탈하는 탈법행위로 무효이며, 따라서 종전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일부 임금 청구에 대해서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피고 F 합자회사에서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근로자들입니다.
• 피고 F 합자회사: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던 회사였으나, 이후 승계참가인 G 주식회사에 영업을 양수했습니다.
• 승계참가인 G 주식회사: 피고 F 합자회사의 영업을 양수하여 이 사건 소송의 권리 및 의무를 승계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택시 운전사들은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근무하며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을 받는 방식의 임금 체계를 따랐습니다. 2010년 7월 1일부터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되는 특례조항이 시행되자, 피고 회사는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취업규칙을 여러 차례 개정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월 209시간에서 월 182시간, 115시간 등으로 대폭 단축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회피하려는 편법적인 행위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하며,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회사가 실제 근로 형태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취업규칙 개정이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무효인지 여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일 경우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최저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관련 임금 청구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승계참가인 G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지급 최저임금과 퇴직금, 그리고 이에 대한 지연이자(연 20%)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며, 이에 따라 종전 취업규칙상의 월 209시간이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으로 보았습니다. 최저임금은 2018년 12월 31일 이전에는 주휴시간을 제외한 월 173.8시간, 2019년 1월 1일 이후에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퇴직금은 미지급된 최저임금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2016년 6월분 최저임금 미달액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기각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택시 회사 측이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행위는 무효라고 판단하며, 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로써 택시 운전기사들의 권리가 보호되었으나, 일부 청구는 소멸시효로 인해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 운전 근로자 특례조항)​: 일반택시 운전업무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합니다. 이 조항은 택시 운전사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이며, 이 사건에서 회사가 이 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한 것이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정의)​: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합니다. 하지만 이 정의는 강행법규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거나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될 경우 그 합의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3.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3항 (최저임금 지급 의무 및 계약 무효)​: 사용자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미달하는 임금 부분은 무효가 되고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 이 조항에 따라 미지급된 최저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4.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퇴직금 산정)​: 퇴직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최저임금 미달액 포함)을 기초로 산정된 평균임금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5.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법률관계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며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추상적 규범입니다. 그러나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무효인 단체협약 등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보려면,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 적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의 신의칙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6. 임금채권 소멸시효 (근로기준법 제49조)​: 임금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이 사건에서 2016년 6월분 임금에 대해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7.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근로자와 사용자를 규율합니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 경우, 종전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이 계속 적용된다는 법리에 인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회사가 실제 근무 시간이나 형태는 바꾸지 않으면서 서류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최저임금법 등 강행규정을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간주되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택시 운전업무와 같이 생산고에 따른 임금 부분이 최저임금 산입에서 제외되는 특례조항이 있는 경우, 이러한 편법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2. 근로자와 회사가 합의하여 취업규칙을 변경했더라도, 그 내용이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라면 해당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강행법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습니다.
3. 최저임금 미달액이 발생했을 경우, 회사는 그 차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퇴직금 역시 미지급된 최저임금이 포함된 정당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되어야 합니다.
4. 임금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미지급 임금을 청구할 때는 이 소멸시효 기간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 제기일 기준으로 3년이 지난 임금은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5.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은 다를 수 있지만, 소정근로시간이 강행법규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정해진 경우 실제 근로 형태를 고려하여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