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피보험자(남편 B)의 자살 후, 보험계약자 겸 수익자(배우자 A)는 주계약 종신보험에 더해 사망보장특약에 따른 일반재해사망보험금 6,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피고인 대한민국(우체국)은 주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 3,000만 원과 특약에 따른 일반사망보험금 3,000만 원은 지급했으나,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반재해사망보험금 6,000만 원 중 추가 3,000만 원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원고 A는 자살이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했으므로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법원은 자살이 약관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일반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02년 6월 10일 우체국을 통해 피고인 대한민국과 배우자 B를 피보험자로 하는 종신보험 및 사망보장특약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망인 B는 2020년 11월 22일 자택 뒷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원고 A는 주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 3,000만 원과 사망보장특약에 따른 일반재해사망보험금 6,0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주계약에 따른 3,000만 원과 사망보장특약에 따른 일반사망보험금 3,000만 원은 지급했으나, B의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반재해사망보험금 6,000만 원 중 추가 3,000만 원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거절된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보험자 B의 고의적 자살이 우체국 사망보장특약 약관에서 정한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보험계약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한 경우 보험금 지급 면책이 제한된다는 조항이, 일반사망보험금 지급 면책만 제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살을 '재해'로 보아 재해사망보험금까지 지급해야 하는지로 해석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고의적 자살이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를 의미하는 약관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의 자살에 대해 보험금 지급 면책을 제한하는 조항은 재해 외의 원인으로 인한 보험사고의 객관적 범위를 확장하여 일반사망보험금의 지급책임을 인정하는 것일 뿐, 자살을 '재해'로 확대 해석하여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사유로 삼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일반사망보험금 외에 일반재해사망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우체국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이 보험사업의 경영자로서 피고가 되며, 주요 법적 쟁점은 보험약관의 해석과 관련된 다음 원칙들에 기반합니다.
보험약관 해석의 원칙: 보험약관은 개별 계약이 아닌 다수의 보험계약에 공통으로 적용하기 위해 미리 작성된 정형화된 문서입니다. 따라서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통일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보험계약자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 때문에 작성자의 일방적인 해석에 구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약관의 내용이 명백하지 않거나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작성자인 보험회사에게 불리하게, 즉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약관의 의미가 객관적으로 불명확한 경우에만 적용되며, 약관의 문언과 체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재해'의 정의: 보험 약관상 '재해'는 일반적으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우발적'이란 사고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고의성이 없고 우연히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외래적'이란 신체 내부의 원인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피보험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고의적 자살'은 특별한 사정(예: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이 없는 한 우연성이 결여되어 '재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자살 면책 조항 및 면책 제한 조항: 많은 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계약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사의 면책을 제한하여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면책 제한 조항'을 두기도 합니다. 이 면책 제한 조항은 자살로 인한 보험금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부도덕한 계약을 방지하는 동시에 일정 기간 이후에는 보험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면책 제한 조항이 '재해 외의 원인으로 인한 보험사고'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 책임을 확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뿐, 고의적 자살을 '재해'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즉, 일반사망보험금은 받을 수 있으나 재해사망보험금은 받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보험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재해'나 '사고'의 정의, 면책 조항, 그리고 면책 제한 조항 등 핵심적인 약관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각 보험사마다, 그리고 같은 보험사라도 상품에 따라 약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험금 종류를 명확히 이해하세요: '일반사망보험금'과 '재해사망보험금'은 지급 조건이 다릅니다. 자살의 경우,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경과 시 면책이 제한되어 일반사망보험금은 지급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자살을 '재해'로 인정하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
'재해'의 개념을 이해하세요: 법원 판례는 일반적으로 '재해'를 '우발적이고 외래적인 사고'로 해석합니다. 이는 예측할 수 없고 고의가 없으며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를 의미합니다. 고의적인 자살은 이러한 우연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우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자살 면책 제한 조항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세요: '보험계약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 자살'한 경우 보험금 지급 면책을 제한하는 조항은, 대부분의 경우 고의적 자살에 대한 보험사의 책임을 일정 기간 이후에는 부담하게 하되, 이를 '재해'로 분류하는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약관 문구와 전반적인 체계를 통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