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안전관리계획 미제출 벌점 취소 사건

한 건설회사가 특정 공사의 안전관리계획 보완 사항을 발주청에 착공 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점의 벌점 부과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건설회사는 해당 안전관리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감리단에는 제출했지만, 행정 절차에 따라 발주청에 제출하여 승인받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건설회사는 실제로 부실공사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없었으므로 벌점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건설기술 진흥법상 벌점 부과는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았으며, 단순히 안전관리계획서 제출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만으로는 부실공사의 발생 또는 우려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벌점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주식회사 A (기존 시공사 C를 흡수합병한 건설회사)와 B (이 사건 공사의 현장대리인). 이들은 안전관리계획 미비로 벌점 부과 처분을 받았습니다.
• 피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원고들에게 벌점 부과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회사는 'E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참여했습니다. 2020년 11월, 용인시장은 원고 회사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2차 보완본)를 승인하면서, 굴착, 콘크리트, 타워크레인 공사 등 특정 공종에 대해서는 착공 전까지 반드시 별도의 안전관리계획 검토를 의뢰하여 승인을 받도록 통보했습니다. 원고 회사는 해당 공종들을 착공하기 전에 감리단에 관련 계획서를 제출하고 자체적인 안전관리 조치를 했으나, 용인시장에게는 다시 제출하여 승인받는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2022년 6월 피고의 특별점검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었고, 원고 회사는 뒤늦게 3차 보완본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피고는 2022년 11월 1일 건설기술 진흥법을 근거로 원고들에게 각 벌점 2점을 부과했으며, 이에 원고들은 벌점 부과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을 착공 전 발주청에 제출하여 승인받지 않은 행정 절차상 하자가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하여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벌점 부과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2022년 11월 1일 부과한 벌점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건설기술 진흥법상 벌점 부과 요건인 '부실공사 발생 또는 발생 우려'가 단순히 행정 절차상의 미비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계획을 실제로 수립하고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출 등의 행정 절차가 지연되거나 누락된 경우에 무조건 벌점 부과 처분을 받는 것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실질적인 안전 관리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법령이 정한 벌점 부과의 엄격한 요건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그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벌점의 부과 등)​

• 내용: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건설사업자 등이 공사 감리 또는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벌점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4항은 벌점 측정 기준, 불이익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합니다.
• 이 사건 적용: 이 조항은 벌점 부과의 기본적인 요건과 근거를 제시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단순히 안전관리계획을 행정기관에 제출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부실공사의 발생 또는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벌점 부과를 위해서는 이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구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5. 가. 11) 다) (건설공사 등의 벌점관리기준)​

• 내용: 이 규정은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했으나, 그 내용의 일부를 누락하거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내용의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 벌점 2점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피고는 이 규정을 근거로 원고들에게 벌점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이 안전관리계획을 실제로 수립하였고, 그 내용 자체가 미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이 규정에서 정한 '내용의 일부 누락 또는 기준 미충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이 규정도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의 '부실공사 발생 또는 우려'라는 전제 하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3. 건설기술 진흥법 제62조 (건설공사의 안전관리계획)​

• 내용: 제1항은 건설사업자와 주택건설등록업자가 건설공사의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착공 전에 이를 발주자에게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6항은 안전관리계획의 수립 기준, 제출·승인 방법 및 절차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합니다.
• 이 사건 적용: 원고 회사는 특정 공종에 대한 안전관리계획 보완본을 용인시장에 제출하여 승인받아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조항이 정한 절차적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절차 위반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이 위반이 곧바로 벌점 부과의 핵심 요건인 '부실공사의 발생 또는 우려'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4. 구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98조 (안전관리계획의 제출 등)​

• 내용: 제2항은 건설업자가 안전관리계획을 착공하기 전에 발주청 또는 인허가기관의 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규정합니다. 제3항과 제5항은 제출받은 기관이 20일 이내에 검토하여 '적정', '조건부 적정', '부적정'으로 판정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 이 사건 적용: 이 조항은 안전관리계획 제출 및 승인에 대한 구체적인 행정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 회사는 이 규정에 따른 제출 의무를 착공 전까지 이행하지 않았음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판결은 이러한 절차적 의무 위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안전관리계획이 수립되어 있었고 부실공사의 우려가 없었기 때문에 벌점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참고 사항

건설 공사 시 안전관리계획과 관련된 행정 절차는 매우 중요하며,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법정 기한 및 절차 준수: 안전관리계획서는 법령에 따라 공사 착공 전에 발주청 또는 인허가기관의 장에게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비록 이 사건에서 처분이 취소되었지만,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분쟁이나 행정처분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2. 보완 통보 내용 확인: 행정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계획 보완 통보를 받았다면, 그 내용에 따라 필요한 보완 조치를 이행하고 해당 기관에 다시 제출하여 승인을 받는 절차를 완료해야 합니다. 단순히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우거나 감리단에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실질적 안전 확보 노력: 법원은 단순히 행정 절차 미준수보다는 '부실공사 발생 또는 발생 우려'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이는 안전관리계획의 실질적인 수립과 현장 이행 노력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4. 현장대리인의 책임: 현장대리인은 공사의 전반적인 진행뿐만 아니라 안전 관련 행정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도 꼼꼼히 확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본 사건의 원고 B는 착공 이후에 부임했음에도 벌점 부과 대상에 포함되었음을 고려할 때, 책임 기간 동안의 관리 의무가 막중합니다.
5. 처분 취소 가능성: 만약 안전관리계획 제출 절차상의 하자가 있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안전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졌고 부실공사 발생 또는 발생 우려가 없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행정처분 취소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관련 서류와 증거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