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자본금 미달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 정당 판결

오랜 역사를 가진 종합건설업체인 주식회사 A는 2018년말 기준으로 등록된 자본금이 미달되었다는 이유로 경기도지사로부터 5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처분 과정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고, 자본금을 계산할 때 리비아 관련 장기 매출채권을 실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실체적인 하자가 있으며, 또한 회사의 오랜 업력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 등을 고려할 때 영업정지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1968년에 설립되어 토목, 건축, 포장 등 종합건설업을 영위해 온 회사
• 경기도지사: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업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권한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위임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1968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종합건설업체입니다. 2019년 건설업 실태조사 결과, 2018년말 기준으로 자본금이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요구하는 12억 원에 미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원고는 리비아 공사현장과 관련된 약 500억 원 규모의 장기 매출채권(이른바 '리비아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이 채권을 실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본금을 '-260억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이에 경기도지사는 주식회사 A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3호에 따라 종합건설업 영업정지 5개월 처분을 내렸고,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영업정지 처분 통보 시 자본금 산정 근거와 내용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2. 주식회사 A가 주장하는 리비아 관련 장기 매출채권(약 339억 원)이 건설산업기본법상 실질자본금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3. 주식회사 A의 업력, 리비아 재건 프로젝트 참여 예정, 국내 관광단지 조성사업 시공 예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영업정지 5개월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가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정지 5개월 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인 주식회사 A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경기도지사의 영업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영업정지 처분 과정에서 원고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주식회사 A가 주장한 리비아 관련 장기 매출채권은 발생일로부터 2년이 지났고, 국가나 공공기관에 대한 채권으로 볼 수 없으며, 국제중재에서도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고 회계감사에서도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상 실질자산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설업 자본금 미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은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국민 안전을 확보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크며, 피고가 이미 감경 사유를 참작하여 1개월 감경된 5개월 처분을 내린 점 등을 고려할 때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번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 (건설업의 등록기준), 제83조 (건설업 등록말소 등) 및 동법 시행령 제79조의2, 제80조 (영업정지 및 과징금의 부과기준):

   • 건설산업기본법은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업체가 일정한 등록기준, 특히 자본금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사실이 확인되면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위임을 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원고의 자본금이 2018년말 기준으로 등록기준인 12억 원에 미달하여 영업정지 처분 사유가 발생했습니다.
   • 동법 시행령에 따라 자본금 기준 미달이 '일시적'인 경우(회생절차 진행, 금융채권자협의회 공동관리 등) 예외를 두지만, 원고의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영업정지 처분의 기준은 통상 6개월이나,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 1개월 감경이 가능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참작하여 5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2.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처분의 이유 제시) 및 동법 시행령 제14조의2:

   •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인 판단을 막고 당사자가 불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입니다. 다만, 처분서에 모든 세부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처분 전후의 과정(사전통지, 청문 등)을 통해 당사자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청문 과정에서 원고의 자본금 산정 내역과 부실자산 분류 근거를 상세히 설명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건설업체 기업진단지침 (행정기관 내부 준칙):

   • 이 지침은 건설업의 '자본금'을 단순히 재무제표상의 자본금이 아닌, 부실자산 등을 제외한 '실질자본금'으로 평가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통일적인 기준을 제시합니다. 대여금, 미수금, 발생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된 매출채권 등은 원칙적으로 부실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에 대한 채권은 예외적으로 실질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이 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가 아니라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이지만, 건설산업기본법상 자본금 개념을 합리적으로 해석한 기준이므로, 그 내용이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지 않거나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리비아 관련 채권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대한 채권으로 볼 수 없고, 국제중재 결과와 회계감사 의견 등을 종합할 때 실재성이나 회수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기업진단지침에 따라 부실자산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의 원칙 (비례의 원칙):

   • 행정청의 제재적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되었는지는 위반 행위의 내용과 정도,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판단합니다. 처분 기준이 행정 내부 준칙으로 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자본금 미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은 부실공사를 예방하고 국민 안전을 확보하려는 공익이 크고, 이미 처분 기준에 따라 감경이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어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건설업체나 관련 당사자들은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꼼꼼한 자본금 관리 및 기준 숙지: 건설업은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 기준인 자본금을 상시 유지해야 합니다. 자본금이 일시적으로 미달하더라도 법이 정하는 예외적인 상황(회생절차, 기업구조조정 등)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처분 대상이 됩니다. 회계연도 말 기준 자본금이 미달되지 않도록 재무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장기 매출채권의 실질자산 인정 기준 확인: 기업진단지침상 발생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된 매출채권이나 미수금은 원칙적으로 부실자산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에 대한 채권은 예외적으로 실질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채권의 실재성과 회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약 상대방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공적인 목적을 가진 기관이라고 해서 국가 기관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3. 정확하고 충분한 증빙 자료 확보: 자산의 실재성과 적정성, 회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계약서, 금융 자료, 회계감사 보고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철저히 구비해야 합니다. 특히 해외 채권이나 복잡한 채권의 경우 그 입증이 더욱 중요합니다.
4. 행정 절차상 소명 기회 적극 활용: 행정처분 전 사전통지 및 청문 절차가 진행될 때, 예정된 처분의 원인 사실과 근거 법규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상세히 제출하여 소명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처분서에 모든 내용이 자세히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전체적인 과정을 통해 처분 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절차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이해: 행정청의 처분은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한 재량권을 가지며, 처분으로 인한 개인의 불이익이 공익보다 현저히 크지 않은 한 위법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오랜 업력이나 경제적 어려움만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의 처분 기준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적용되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