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공장 추락 사망사고 손해배상 판결

중국 국적의 일용 근로자 C씨가 충북 진천군 공사현장에서 H빔 설치 작업 중 6~7m 높이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입니다. 망인 C씨의 어머니인 원고 A씨는 공사 도급인인 피고 주식회사 B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에게 안전조치 의무 위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망인의 과실을 40%로 보아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원고에게 1억 1,183만 7,489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망인이 외국국적동포(F-4 비자)였으므로 내국인과 동등한 기준으로 일실이익을 산정하고,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아닌 원고에게는 유족급여가 공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근로자 C의 어머니로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충북 진천군 공장 증축공사의 도급인으로, 근로자 C씨의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 회사입니다.
• 망인 C: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일용 근로자로, 피고의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한 피해자입니다.
• E 주식회사: 망인 C씨를 고용한 수급인 회사입니다.
• G: 망인 C씨의 배우자입니다.

분쟁 상황

2021년 7월 24일,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근로자 C씨는 충북 진천군 피고 회사 공장 증축현장에서 H빔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지상 6~7m 높이에서 추락하여 8일 후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어머니인 원고 A씨는 도급인인 피고 주식회사 B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추락 위험 장소에 안전난간, 안전모, 추락방호망 등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이미 수급인인 E 주식회사와의 합의를 통해 망인의 배우자 G씨와 원고의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산재보상 및 병원비를 지급했으므로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원고와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외에도 외국인 근로자의 일실이익 산정 기준과 유족급여 공제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사 도급인인 피고 주식회사 B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 C씨의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2. 사망한 근로자 C씨의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되는지 여부와 그 비율입니다.
3. 피고가 주장한 민사상 배상 합의가 원고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4. 외국국적동포(F-4 비자)인 망인의 일실이익을 국내 근로자와 동등한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5.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된 유족급여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111,837,48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24.부터 2024. 1. 2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1/2을, 피고가 나머지 1/2을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 및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 C씨의 사망에 이르게 한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망인 C씨에게도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내국인과 동등하게 일실이익을 산정하고, 유족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원고에게는 유족급여를 공제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1억 1,183만 7,489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및 제38조 제3항: 도급인(본 사례의 피고 주식회사 B)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관계수급인(본 사례의 E 주식회사)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및 보건 시설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의 작업 시에는 안전난간 설치, 안전모·안전대 지급, 추락방호망 설치 등의 조치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불법행위 책임이 발생하여 손해배상 의무를 지게 됩니다.
2.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조, 제32조, 제42조, 제43조, 제56조, 제63조: 이 규칙들은 추락 위험 장소에서의 구체적인 안전 조치 의무를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설치 의무와 안전모·안전대 지급 의무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3. 국제사법 제77조 제1항: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릅니다. 본 사건에서 망인 C씨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이므로 중국 민법 제1127조 및 제1130조에 따라 상속인이 결정되고 상속분이 정해졌습니다. 중국 민법상 제1순위 상속인은 배우자, 자녀, 부모이며, 동순위 상속인은 균분이 원칙이나 생활공동체를 이룬 상속인에게 더 많은 지분을 줄 수 있습니다.
4.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 이 법률은 외국국적동포에게 자유로운 국내 체류 및 취업 등 광범위한 혜택을 부여합니다. 본 사례에서 망인 C씨는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국내에서 근로하는 내국인과 동등한 기준으로 일실이익(사고로 인해 상실된 장래 수입)을 산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5. 민법 제752조: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망인의 어머니인 원고 A씨는 망인 본인의 위자료에 대한 상속분 외에, 원고 고유의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대해서도 피고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공사 현장 안전 관리의 중요성: 도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라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및 보건 시설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작업장 내 추락 위험 장소에는 반드시 안전난간, 추락방호망 등을 설치하고 안전모·안전대를 지급하는 등 안전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2. 근로자 개인의 안전 의무: 근로자 또한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사고 발생 시 본인의 과실로 인정되어 손해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3. 외국인 근로자의 손해배상: 외국인 근로자의 일실이익 산정 시, 재외동포법에 따른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이 있는 경우 국내 근로자와 동등한 기준으로 일실이익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국내 체류 및 경제활동 가능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체류 자격과 국내 취업 의사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4. 산재 유족급여와 손해배상 관계: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급여는 수급권자(예: 배우자, 자녀)가 받는 것이며, 유족급여를 받지 않은 공동상속인(예: 부모)의 손해배상 채권에서는 유족급여를 공제하지 않습니다. 즉, 산재보험 유족급여가 지급되었다고 해서 모든 유족의 손해배상액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