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설계 및 제작 용역비 미지급 관련 분쟁 사건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로부터 디게싱라인 개발설비의 설계와 대면적 테이핑 설비 제작 용역을 의뢰받았습니다. 주식회사 A는 설계 계약과 제작 계약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하며 총 4억 3천 8백여만 원의 용역비 및 추가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B는 설계가 미완성이고 추가 비용 약정이 없었으며, 제작 설비도 불완전하여 자신이 직접 작업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며 용역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A의 협력업체에 대금을 대신 지급한 1억 8천 6백여만 원을 구상금으로 상계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설계 및 제작 의무를 완료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추가 비용 약정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식회사 B가 주장하는 구상금 채권으로 주식회사 A의 잔금 채권 전체가 상계되어 소멸했다고 판단하며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디게싱라인 개발설비 설계 및 대면적 테이핑 설비 제작을 맡은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디게싱라인 개발설비 설계 및 대면적 테이핑 설비 제작을 의뢰한 회사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20년 1월 13일 주식회사 B와 디게싱라인 개발설비 설계 계약을 3천만 원에 체결하고, 2020년 4월 19일 설계도면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2020년 2월 18일과 4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대면적 테이핑 설비 제작 계약(각 1억 8천만 원, 총 3억 6천만 원)을 체결하고 2020년 7월경 설비 제작을 완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설계 제작 기간이 연장되고, 설비 변경 및 수출 인증, 제작 장소 변경 등으로 인해 총 9,600만 원의 추가 설계비와 1억 7,343만 4,734원의 추가 제작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총 4억 3,827만 8,207원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B는 설계 도면이 미완성이고 추가 비용 약정이 없었으며, 제작 설비 또한 불완전하여 자신들이 직접 재조립하는 등 작업을 완료했으므로 추가 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더 나아가 주식회사 B는 2020년 10월경 원고의 협력업체들에 총 1억 8,667만 원의 대금을 대신 지급했으므로 이를 구상금 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잔금 채권과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가 설계 계약상의 의무 이행을 완료했는지 여부 및 계약서에 명시된 3,000만 원 외에 추가 비용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 2. 원고가 제작 계약상의 대면적 테이핑 설비 제작을 완료했는지 여부 및 계약서에 명시된 3억 6,000만 원 외에 추가 비용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 3. 피고가 원고의 협력업체에 대신 지급한 대금을 구상금 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잔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잔금 채권 전액이 피고의 구상금 채권과 상계되어 소멸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원고인 주식회사 A는 피고인 주식회사 B에게 청구한 총 4억 3천 8백여만 원의 용역비 및 지연손해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모든 소송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설계 및 제작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했지만, 추가 비용 지급 약정은 인정하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지급한 협력업체 대금에 대한 구상금으로 원고의 잔금 채권을 모두 상계 처리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계약의 이행 완료 판단, 추가 비용 약정의 유효성, 부당이득 반환 여부, 구상권 및 상계의 법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 계약 이행 완료 판단: 용역 계약에서 '일의 완성'은 사회통념상 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일의 주요 부분이 예정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로 완성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설계 도면을 제공하고 설비의 주요 부분을 제작한 것을 계약 이행 완료로 보았습니다.
2. 추가 비용 지급 약정: 계약 금액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며,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 중요합니다. 계약 체결 후 설계 변경이나 추가 작업으로 인해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서에 명시적인 추가 비용 지급 약정이 없거나, 설계 변경이 도면 승인 완료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추가 비용 청구가 어렵습니다. 이는 계약의 목적과 당초 예상되는 과정을 고려하여 계약금액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부당이득 반환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해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설비를 추가하거나 변경하여 제작한 것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피고가 이로 인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어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4. 구상권 (민법 제441조): 피고가 원고의 협력업체에 원고를 대신하여 대금을 지급한 경우, 피고는 원고의 채무를 변제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1억 8,667만 원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5. 상계 (민법 제492조): 당사자들이 서로 동종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경우, 일방이 그 채무와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채무는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합니다. 상계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효력이 발생하며, 그 효력은 상계적상(두 채권이 서로 상계할 수 있는 상태가 된 시점) 시점으로 소급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구상금 채권과 원고의 잔금 채권이 상계되어 원고의 잔금 채권이 모두 소멸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에 상세한 내용 명시: 설계나 제작 용역 계약 시, 최초 계약 금액 외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 (예: 설계 변경, 기간 연장, 사양 변경, 인증 절차, 작업 장소 변경 등)의 발생 조건과 정산 방법에 대해 계약서에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는 추후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2. 의사소통 기록 및 증빙 자료 확보: 설계 변경 요청, 추가 작업 지시, 보완 요구 등 모든 의사소통은 이메일, 메신저, 서면 공문 등으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특히 비용 발생의 근거가 되는 지시나 합의는 반드시 서면으로 확인받고, 관련 견적서나 지출 증빙 자료를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
3. 중간 검토 및 승인 절차 준수: 설계나 제작 과정에서 중간 단계별로 검토 및 승인 절차를 계약서에 포함하고, 해당 절차를 반드시 거치며 서면으로 승인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미비점이나 보완 사항은 발견 즉시 서면으로 통보하고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4. 하도급 및 협력업체 대금 관리: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의 협력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급할 경우, 구상권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법적 근거와 상계 처리 가능성 등을 사전에 인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계약 관계를 명확히 하고 대금 지급 방안을 미리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계약 이행 완료 판단 기준 확인: '사회통념상 완성' 여부는 분쟁 발생 시 법원이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므로, 계약서에 작업 완료의 구체적인 기준 (예: 최종 검수 완료, 특정 성능 테스트 통과 등)을 명시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