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 기타 형사사건
스포츠마케팅 및 정보서비스 기업의 공동대표인 피고인 A과 B는 광고대행사 피해자 회사에게 40억원의 광고용역 대금을 확보하였고 충분히 광고비를 지급할 수 있으며 유명 배우를 섭외하여 광고하면 특정 시점까지 광고비를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여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당시 광고 대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투자도 확정되지 않았으며 회사는 재정적으로 어려워 광고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41억 원 상당의 광고용역을 제공받고 그 중 20억여 원을 미지급하여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C는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광고가 필요했습니다. 피해자 회사 E는 C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광고 대행 계약을 체불했으며,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광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외부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C는 피해자 회사에 약 41억 원 상당의 광고대금 중 절반가량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광고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기망하여 광고용역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며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재판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 광고용역 대금 40억 원을 확보했다고 거짓말했는지, 유명 배우를 섭외하면 특정 시점까지 광고비를 지급하겠다고 기망했는지, 그리고 광고비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광고용역을 제공받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기망 행위 자체가 없었고 광고비 지급 의사와 능력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제기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에게 '광고용역 대금 40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거나 '유명 배우를 섭외하여 광고해주면 2019년 2월 말까지 광고비를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여 기망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비록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웠고 광고비 미지급이라는 결과가 발생했지만, 피고인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며, 피해자 회사 역시 C를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으로 보고 대규모 광고 계약을 체결한 점, 그리고 광고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로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광고비를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상 사기죄의 성립 여부가 핵심인데,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기망'이란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재산상 처분행위를 유발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편취의 범의'는 처음부터 재물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를 말합니다. 대법원 판례(2016. 6. 9. 선고 2015도18555 판결 등)에 따르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신용 상태를 알고 있어 변제 불능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고, 피고인이 중요한 사항을 허위로 말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변제를 못 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기업 경영자가 사업 부진으로 파산 가능성을 예견했더라도, 이를 피할 수 있다고 믿고 계약 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면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고, 비록 회사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광고대금 지급 의사가 있었고 투자 유치 등 계약 이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아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피고 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무죄 선고 시에는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이 대규모 광고 계약을 체결할 때는 예상되는 투자 유치 계획과 실제 자금 확보 상황에 대해 투명하고 명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대규모 계약에서는 단순히 구두 설명보다는 서류나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재정 상태와 지급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스타트업 고객의 미래 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현재 재무 상태와 예상되는 자금 조달 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광고비 지급 조건과 불이행 시의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도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광고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이에 따른 자금 운용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예측 못한 상황 발생 시 즉각적으로 파트너사와 협의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