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노동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인 원고 A가 피고 기관의 매점 운영자 선정 업무를 담당하던 중, 자신의 동생과 장모가 입찰에 참여하자 직무 회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친인척에게 유리하도록 입찰 절차를 진행하여 최종 선정되도록 한 사건입니다. 피고 기관은 원고 A의 행위가 내부 복무규정과 윤리실천기준을 위반한 비위행위라고 판단하여 강등 징계를 내렸고, 원고 A는 이 징계가 절차적, 실체적으로 위법하며 양정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징계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피고 기관의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 C팀의 계약 담당자였던 원고 A는 2015년 청사 본관 매점 운영자 선정 입찰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 입찰에 원고 A의 동생 E과 장모 F(국가유공자 가족)가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원고 A는 통상적인 경쟁 입찰 방식과 달리 피고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입찰 공고를 게시하고, 이전에 없던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가점을 입찰 계획에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직근상급자에게 동생의 입찰 참여 사실을 보고했으나 이해관계 직무 회피 기준을 실질적으로 준수하지 않았고, 기술평가위원회에 참석하여 동생 측에 유리한 발언을 했습니다. 사전 협상 단계에서는 국가유공자 가족의 매점 직접 운영 의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동생 측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원고 A의 동생 가족이 매점 위탁 운영자로 선정되었고, 이 사실이 2017년 특별감사에서 드러나 원고 A는 복무규정 위반으로 강등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원고 A는 이 징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매점 운영자 선정 업무가 피고 기관의 업무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원고 A가 친인척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직무를 부당하게 수행한 비위행위가 인정되는지, 피고 기관의 노동조합에 대한 매점 운영권 인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강등 징계의 정도가 비례 원칙 및 평등 원칙에 위반하여 과도한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기관이 내린 강등의 징계 처분은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법원은 징계 절차상 원고에게 충분한 증인신문 및 의견 개진의 기회가 주어졌고, 변호사 대동 출석 권리가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에 명시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매점 운영자 선정 업무는 피고 노동조합의 위탁에 따른 피고 기관의 자체 업무로서 원고에게 내부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동생 가족에게 유리하도록 국가유공자 가점 제도를 계획적으로 이용하고 직무를 회피하지 않았으며 부적절한 협상을 진행하는 등 성실 의무를 위반한 비위행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노동조합에게 매점 운영권을 인계한 것은 근로자 복지·후생 지원으로서 노동조합법상 허용되는 행위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의 비위행위는 공공기관 계약 업무의 공정성을 해치고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고의적인 직무위반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높고 결과가 중대하므로, 강등 징계가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적 원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관의 복무규정 및 윤리실천기준: 피고 기관의 복무규정 제3조(성실의무),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제6조(성실의무), 제8조(법규준수), 제22조(이권개입 등 금지), 제30조(청렴한 계약의 체결 및 이행) 등은 공공기관 직원이 업무를 성실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며 이해관계 개입을 금지하는 의무를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는 친인척이 관련된 입찰 업무에서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여 징계 사유가 인정되었습니다. 특히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제17조(이해관계직무 회피)는 직무 관련자가 특정 이해관계와 연결될 경우 직근상급자와 상담하고 회피할 의무를 부여하며, 법원은 원고가 이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국가유공자법 제68조의2는 국가유공자 및 그 가족의 생활 안정을 위한 생업 지원을 규정하고, 제31조는 입찰 시 가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법원은 이 법의 취지 자체는 인정했으나, 원고가 동생 가족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이 가점 제도를 계획적으로 이용한 점을 부적절한 직무수행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제68조의2 제2항은 직접 사업에 종사해야 함을 명시하는데, 원고가 사전협상에서 이 부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지만, 그 단서에서 근로자의 후생자금 기부는 예외로 인정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노동조합에게 매점 운영권을 인계한 것은 전체 근로자의 복지 후생을 위한 것으로서, 노동조합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후생자금 기부에 해당하여 허용된다고 보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징계 재량권 남용에 관한 법리: 근로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며,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고 판단됩니다. 법원은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행위가 공공기관의 공정성을 해치고 국민들의 믿음을 훼손하는 고의적인 직무위반으로 중대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강등 징계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해충돌 회피 의무: 공공기관 직원은 자신의 친인척 등 사적인 이해관계자가 관련된 업무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직무 회피 의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것을 넘어 실제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되어야 하며, 형식적인 배제가 아닌 실질적인 개입 차단이 중요합니다. 내부 규정 준수: 기관의 복무규정, 임직원 윤리실천기준 등 내부 규정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므로, 이에 명시된 성실 의무, 법규 준수, 이권 개입 금지, 이해관계 직무 회피 등의 원칙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내부 규정 위반은 징계의 정당한 사유가 됩니다.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 특히 입찰이나 계약 등 공공의 자금이 사용되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한 업무에서는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특정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비위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상급자의 관리·감독 책임: 상급자 또한 소속 직원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인지했다면,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실질적으로 배제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상급자의 묵인이나 소극적인 대처 역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법령의 취지 활용: 국가유공자법과 같이 특정 집단을 우대하는 법령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이를 사적인 이득을 위해 계획적으로 악용하는 행위는 징계 사유가 됩니다. 법령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징계의 심각성 인식: 공공기관 직원의 비위행위는 기관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징계권자는 해당 행위의 고의성, 중대성, 비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 양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경미한 행위가 아닌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직무 위반은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