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행정
원고는 화성시 소유의 토지 위에 주택을 소유하며 장기간 토지를 점유해왔습니다. 화성시가 해당 토지를 공영주차장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 대부계약을 해지하고 원고의 사용허가를 거부하자, 원고는 무단 점유에 대한 변상금 부과 처분과 사용허가 거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점유취득시효 완성, 신뢰보호원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화성시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의 아버지 D은 1981년경 화성시 소유의 C 토지 위 주택을 매수했고, 원고는 2013년 이 주택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 후 증축했습니다. 원고의 어머니 E은 1991년경 화성시 소유 B 토지 위에 주택을 신축했고, 원고는 2014년 이 주택에 대해 사용승인 후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습니다. 원고는 2006년 화성시와 대부계약을 맺고 이 토지들을 사용해왔습니다. 2018년 화성시가 이 토지 일원에 공영주차장을 개설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고 대부계약을 해지 통보했습니다. 이후 원고가 토지 사용허가를 신청했으나, 화성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무단 점유에 대한 변상금 47,029,790원과 2022년분 변상금 19,459,750원을 부과하고, 사용허가 신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심에서도 기각되었습니다.
원고와 그 부모의 토지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자주점유에 해당하여 점유취득시효 요건을 충족했는지, 화성시가 장기간 토지 사용을 방치하다 뒤늦게 변상금을 부과하고 사용을 불허한 것이 신뢰보호원칙이나 실권의 법리에 위반되는지, 그리고 화성시의 변상금 부과 및 사용허가 거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화성시장이 원고에게 부과한 2022. 4. 21.자 변상금 47,029,790원과 2023. 2. 23.자 변상금 19,459,750원의 부과처분, 그리고 2022. 5. 30.자 행정재산 사용허가 신청 거부처분은 모두 유효하게 유지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부모가 토지 소유자가 타인임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상태에서 건물을 매수하거나 신축하여 토지를 점유한 것이므로, 이는 소유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에 해당하여 점유취득시효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대부계약의 해지 가능성 명시와 공유재산법 규정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계속 토지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했다고 볼 수 없어 신뢰보호원칙 및 실권의 법리 위반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영주차장 조성이라는 공익 목적과 대부계약 해지 가능성 예측, 손실 보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민법 제197조 제1항 (점유의 태양):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부모가 건물 매수 또는 신축 당시 토지의 소유자가 타인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객관적 사정이 인정되어 '소유의 의사'가 없었다고 보아 자주점유 추정이 깨졌습니다. 이는 토지 소유권이 타인에게 있음을 알면서 건물을 매수하거나 신축하여 그 부지를 점유하는 것은 단순한 '점용권'에 불과하며 '타주점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에 기반합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35조 제1항 제1호 (대부계약의 해지): 지방자치단체장은 대부계약을 체결한 후 대부재산이 공용, 공공용 또는 공익사업에 필요하게 된 경우 대부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영주차장 조성이라는 공익사업을 위해 대부계약을 해지한 것이 정당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20조 제1항, 제25조 제2항, 동법 시행령 제12조 (행정재산의 사용허가): 행정재산의 사용허가는 그 목적이나 용도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가능하며, 공용 또는 공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필요하게 된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피고 화성시장이 공영주차장 조성이라는 공익 목적을 위해 원고의 사용허가를 거부한 것은 해당 법령에 따른 정당한 재량권 행사로 판단되었습니다.
신뢰보호원칙 및 실권의 법리: 권리자가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장기간 행사하지 않아 상대방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정당한 사유가 생긴 경우, 뒤늦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대부계약의 해지 가능성 명시, 공유재산법 규정, 공익사업 추진 등의 사정을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계속 토지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는 '공적인 견해 표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국공유재산을 무단 점유·사용하는 자에 대한 변상금 부과는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인용되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에 건물을 짓거나 장기간 점유할 경우, 해당 토지에 대한 권원 즉 사용허가 또는 대부계약 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건물만 매수하거나 신축하고 그 부지인 토지의 소유자가 국가나 지자체인 경우, 해당 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고 인정받기 어려워 점유취득시효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습니다. 공유재산 대부계약 시, 공용이나 공익사업에 필요한 경우 계약이 언제든지 해지될 수 있다는 조항을 유의해야 하며, 지자체의 도시계획 변경 등으로 인해 토지 사용이 불가해질 수 있습니다. 장기간 토지 사용을 허용했더라도, 추후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을 제한하거나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지 않을 수 있으며, 대부계약이나 사용허가 없이 무단으로 점유하는 경우 변상금 부과는 정당한 행정처분으로 인정됩니다. 행정재산의 사용수익허가는 관리청의 재량행위이므로, 공익사업 추진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허가 거부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